봄바람이 불기도 전에 4월이 와버렸다. 4월 1일은 영화계만 따지면 꽤 슬픈 날이지만, 장난과 거짓말이 향연하는 ‘만우절’이라 웃는 일도 많은 날이다. 대체로 아시아권보다 ‘쎈’ 장난을 즐기는 할리우드도 만우절을 가볍게 넘어가지 않는다. 애초에 서구권에서 시작한 기념일인 만큼 각 잡고 장난을 치는 경우도 많다. 그동안 서구권 영화나 영화사가 선보인 만우절 장난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데드풀은 ** 당연히 18세지”

2015년 4월 2일(한국기준)에 유튜브 ‘조블로 무비 네트워크’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마리오 페레즈의 인터뷰 장면인데, 처음엔 벤쿠버 방문 소감이나 데드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마리오 페레즈가 “제작사에서 PG-13를 겨냥해서 제작한다고 들었다”고 하자 라이언 레이놀즈는 머뭇거리며 그렇다고 수긍한다. 그러자 마리오 페레즈가 “가족친화적으로 만들면 속편이나 장난감도 나오기 쉽고”라고 설명하는 동안 데드풀이 나타나 조명기기로 마리오 페레를 후려친다(!). 그러고는 “만우절이잖아, 〈데드풀〉은 당연히 R등급이라고”라고 대사로 호기롭게 R등급 영화임을 확실히 보여준다. 원작 코믹스부터 제4의 벽을 넘나들며 기발한 모습을 보여준 데드풀이지만,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 등장한 모습에 실망한 팬들이 이번 영화에 기우를 보이자 이렇게 ‘데드풀다운 데드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1편이 대성공을 거두며 R등급인 2편에서 성인을 겨냥한 장면을 통째로 들어내고 새로운 장면을 추가한 〈데드풀2: 순한 맛〉을 개봉하긴 했다.
“MI6가 섭외하려는 배우!”

2015년 4월 1일에 올라온 한 뉴스. “제라드 버틀러가 〈런던 해즈 폴른〉을 위해 3개월간 훈련을 받은 후 MI6(영국 비밀정보국)의 입사 제안을 받음”. 이게 무슨 소리람 하고 뉴스를 올린 게시자를 보면, 라이온스게이트다. 바로 〈런던 해즈 폴른〉의 배급사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 영화배우가 이렇게 훌륭한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를 만우절 장난으로 승화시킨 건데, 그 참신함이나 사무적인 어투, 그리고 이미 변호사에서 배우로 넘어온 제라드 버틀러의 과거까지 미묘하게 아우러져 꽤 성공적인 농담으로 인정받은 듯하다.
훌루 “작품 취향이 맞는 짝을 찾아드립니다!”

훌루, 그러니까 현재 디즈니+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월트 디즈니의 OTT 플랫폼은 한때 참신한 서비스를 한(다고 뻥친) 적 있다. 바로 커플 매칭 시스템. 2016년 훌루는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소개합니다: 훌루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훌루 데이터(Hulu Datr)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내용은 이렇다. 데이트에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훌루의 시청 데이터를 통해 가장 시청 취향이 비슷한 상대와 맺어준다는 내용. 돌이켜보면 참 선구안적인 기획인데, 어쨌든 영상에서 사이좋은 장기 부부를 대상으로 과학적으로 분석했다는 둥 여러 허풍을 곁들여 훌루의 시청 취향으로 만난 커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영상 하나만 올린 것이 아니라 각 커플들의 영상을 따로 올리는 등 만우절을 꽤 열심히 준비한 모양새다.
넷플릭스 "우리가 세스 로건 몸과 영혼 삼ㅇㅇ"

그런가 하면 ‘빅 딜’을 발표한 넷플릭스도 있다. 넷플릭스는 2018년 4월 1일, 플랫폼 대문에 “넷플릭스가 세스 로건을 획득하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를 게시했다. 무슨 말인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보도자료의 일부를 인용하자면 “세스 로건이 자신의 개인적 자율권을 넷플릭스에 평생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 당연히 이 모든 건 4월 1일 만우절 장난이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이렇게까지 공들인 장난을 친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당시 세스 로건은 4월 6일 ‘Hilarity for Charity’라는 자선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고, 넷플릭스가 해당 행사를 생중계하며 힘을 보탰던 것. 이렇게 마음이 모인 김에 이런 식의 장난을 쳐서 대중의 관심을 좀 더 모아보려고 했던 심산이다. 장난의 의도가 좋은 건 둘째치고 “세스 로건이 촬영 파티에서 ‘엔칠라다(멕시코 전통요리) 하나만 더 먹을 수 있으면 영혼이라도 팔겠어’라고 하길래 아이디어를 얻었다”라고 쓴 보도자료나 SNS에 올린 세스 로건의 계약서 서명 순간 등을 봤을 때 넷플릭스 본인들이 제일 즐기면서 준비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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