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부터 아카데미 무대까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역들의 유쾌한 말말말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IDO 남희동, 이유한, 곽중규,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매기 강 감독, 이재 (출처=연합뉴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IDO 남희동, 이유한, 곽중규,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매기 강 감독, 이재 (출처=연합뉴스)

거품론에 시달리던 ‘K팝’, ‘K컬쳐’를 다시금 세계구급 체급으로 끌어올린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역들이 기자들 앞에 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그룹 ‘헌트릭스’(HUNTR/X)의 루미, 조이, 미라가 세상을 지키는 과정을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2025년 6월 공개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최초로 3억 뷰, 5억 시청시간을 돌파해 현재 공개된 역대 작품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월 15일(현지시간) 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고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꾸려진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기자간담회는 4월 1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총 연출을 맡은 매기 강 감독과 공동 연출자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Golden’의 작곡가이자 작중 루미의 보컬을 맡은 EJAE(이재), ‘How It’s Done’·‘Golden’·‘Your Idol’ 등 큰 사랑을 받은 OST들의 공동 작곡가이자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 IDO(이유한, 곽중규, 남희동)가 참석했다. 최근 제작을 확정한 속편부터 감격의 아카데미 현장까지, 이날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를 전한다.


“2편? 아직 정해진 것 없어…1편과 같이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만들 것”

매기 강(오른쪽)과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매기 강(오른쪽)과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화제의 작품답게 기자간담회 시작부터 속편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매기 강 감독은 “아이디어는 있는데 자세히는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비밀로 하고 싶다고 유쾌하게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이어 “첫 영화와 마찬가지로 크리스 감독과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 것이다”라고 2편에 대한 진지한 마음가짐을 표현했다. 크리스 감독 역시 “우리 영화와 팬들의 관계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우리 영화를 찾아서 전 세계에 소개해줬다고 생각하기에 팬들이 꼭 가족과 같다고 느낀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2편을 작업하면서도 1편에서 했던 것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다.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1편처럼 예상을 뒤엎고 규칙을 깨고 한계를 더 확장해나가고 싶다”며 2편을 향한 진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카데미에서의 수상 소감? 가위바위보로 정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IDO 남희동, 이유한, 곽중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IDO 남희동, 이유한, 곽중규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 수상 당시, 아카데미 진행 측이 IDO의 수상소감을 듣지 않은 채 음악을 틀어 논란이 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는 질문에 IDO 이유한은 “짧은 이야기인데 다 하지 못해서 아쉽다. 우리 가족들, 더블랙레이블, 테디 프로듀서님, 그리고 우리 멤버들 모두 수고했고 축하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당시 하지 못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IDO 남희동은 “이 수상소감이 우리가 상의해서 정한 내용이라 덧붙일 건 없다”며 “구경하는 입장에선 이런 예상치 못한 일을 포함해 그 순간 자체가 영광이었다. 그래서 그냥 즐거웠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이 이야기를 듣던 매기 강이 “누가 수상소감을 말할지 가위바위보로 정했다고 들었다”고 밝혔고, 이에 IDO 곽중규는 “우리는 모든 걸 가위바위보로 정한다”고 수긍해 현장을 웃음으로 채웠다. 이유한이 “아카데미 소감도 그렇고 골든 글로브도 그렇고 내가 이겨서 간 것”이라고 밝히자 매기 강이 “자주 이긴다고 들었다”고 신빙성을 더하기도.


“판소리 들리자 자신감이 차올라”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이재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이재

작곡가이자 보컬로 참여한 이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Golden’을 열창한 무대를 회상했다. 당시 무대는 한국의 전통 복식과 판소리, 전통 무용 등이 아우러진 연출로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재는 “리허설을 했기에 무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다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리허설 때 많이 울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뒤에 숨어 있는데, 판소리가 나오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같이 무대에 선 레이 아미(조이 보컬)나 오드리 누나(미라 보컬)는 미국에서 자랐기에 한국문화를 그만큼 잘 알지 못한다. 미국에서 이렇게 큰 자리에서 이런 무대를 꾸민 것이 한국사람으로서 자랑스러웠다. 정말 만족스러웠고 감동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또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 현장에 참석한 영화인들이 응원봉을 흔드는 모습을 공연 당시엔 차마 못 봤다고 전했다. 그는 “(공연 중 보면) 목소리가 나갈까봐 너무 떨려서 못 봤다"라며 “끝나고 나서 봤는데 너무 신기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응원봉을 들 줄이야. 이게 ‘K’의 힘이구나 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크리스 애플한스 “한국인, 엄청난 것을 겪어내며 강인해진 사람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은 2편에 대해 설명하며 “그 모든 것은 코리안네스(Korean-ness, 한국적인 것)를 기반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인 부인을 두었지만 오늘 참석자 중 유일한 외국인으로서 느끼는 코리안네스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한국인 아내가 있는 가족의 일원으로 산 지 20년이 됐다. 그것을 알기 위해 공부하거나 관찰한 건 아니다. 그것의 일부가 돼서 함께 살아가면서 한국인이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는지, 혹은 고통을 감내하는지 많이 지켜봤고 놀라운 부분을 많이 겪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삶의 절반 이상을 아내를 포함해 한국인들의 표현방식 등과 함께 해왔기에 한국됨을 배웠다. 사실 그런 (작품에 녹아든) 코리안네스는 옆에 앉아있는 이들에게서 온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루미의 이야기를 보면 루미는 굉장한 고통을 감내하는데 그럼으로써 강인함을 얻는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한국, 한국문화, 한국인들은 엄청난 것을 겪어냈고 그러면서 강인해졌으며 그것에 대해 큰 자부심이 있다.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 그런 부분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예시로 한국적인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매기 강 & 이재가 전하는 ‘한국인’의 진심

매기 강 감독(왼쪽)과 가수 겸 작곡가 이재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매기 강 감독(왼쪽)과 가수 겸 작곡가 이재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매기 강과 이재는 무대에서 전한 수상소감으로 당시 화제를 모았다. 매기 강은 당시 “이 상을 전 세계 모든 한국인에게 바칩니다”라는 마무리 인삿말로 큰 인상을 남겼다. 매기 강은 당시를 떠올리며 “어렸을 때 〈뮬란〉 같은 중국 문화, 아니면 일본에서 제작한 아니메를 보면서 ‘저렇게 문화를 쇼케이스하는 영화가 많은데 한국 문화는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렇게 문화를 소개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많은 한국인들이 필요하다고 느끼셨을 것이다”라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첫걸음을 언급했다. 그는 “또 교포라고 부르는 이들에게 오해 같은 것이 있지 않나 생각했다.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그렇지 않은, 다양한 부류가 있겠지만 많은 교포들이 ‘나는 온전히 한국인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며 사는 것 같다. 이제 한국이 진정한 글로벌한 시장까지 왔다. 나나 이재처럼 양쪽 문화권에 다 몸담고 있고, 섞여있는 사람으로서 그 사이에서 진정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나 이재와 같은 상황의 모든 사람들을 대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어떤 환경이나 과정을 겪었더라도 우리의 한국인됨을 감소시키지 않고, 또 그런 성장 배경이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는지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표현했다.

이재 역시 수상소감으로 “어린 시절 K팝을 좋아한다고 놀림도 받았는데 이제는 모두가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른다. 자랑스럽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가수가 꿈이었다. 당시엔 TV에 아시아인이 많이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K팝을 많이 봤다”며 “어렸을 때 god(지오디)와 H.O.T.(에이치오티)를 정말 좋아했다”며 어린 시절의 기억을 털어놨다. 그런 이재는 주변에서 놀림을 받았다며 “한국에 와서 연습생 생활을 하고 노래 작업도 많이 했지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퍼질 줄은 몰랐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모든 분들이 응원봉을 들고 한국어 가사를 부르는데 정말 눈물이 나고 자랑스러웠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사실 우리도 잘 몰라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작곡가 남희동, 이유한, 곽중규, 크리스 애플한스, 매기 강 감독, 가수 겸 작곡가 이재.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작곡가 남희동, 이유한, 곽중규, 크리스 애플한스, 매기 강 감독, 가수 겸 작곡가 이재.

이렇게 주역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다양한 질문이 나왔는데, 특히 2편에 관한 얘기가 많았다. 대부분은 “우리도 아직 잘 모른다”는 답변이 많았는데, 그래도 매기 강은 지난번에 얘기한 ‘헤비메탈’과 ‘트로트’ 사용은 여전히 고민 중이라며 “스토리에 맞으면 사용할 것이다”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음악 작업에 공이 큰 IDO 역시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다고 전하며 남희동은 “뽕짝을 좋아해서 트로트도 좋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또 2025년 최고의 유행을 만든 곡들이 정산됐는지 묻는 질문에 이재는 “시간이 좀 더 걸려서 우리도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답변하면서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이날 “진우가 다시 돌아올 순 없느냐”라는 질문에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은 “진우는 살아있다, 우리 마음속에”라고 대답해 진우의 복귀를 원하는 기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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