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번의 오디션. 영화 〈짱구〉의 영어 제목은 〈AUDITION 109〉이다. 즉 배우를 꿈꾸는 짱구(정우)가 수차례 오디션에 낙방하면서도 끝끝내 도전하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영화에서 장항준 감독이 오디션 심사위원을 깜짝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렇듯 어느 영화든 오디션 장면은 인상적일 수밖에 없다. 연기 중 연기하는 실제 배우의 모습, 오디션이라는 상황의 긴장감이 아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 속 오디션 장면 몇 가지를 함께 만나보자.
라라랜드 - 엠마 스톤의 독백 노래


아마 '영화 속 오디션'을 들으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떠올릴 장면이 아닐까. 영화 〈라라랜드〉에서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는 아르바이트를 겸하며 열심히 오디션에 도전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법. 변화무쌍한 그의 연기에도 아예 오디션 중간에 직원이 들어오는 등 썩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영화의 클라이맥스. 미아가 넘버 ‘Audition’을 부르는 이 장면은 오로지 본인에게 집중한, 그리고 본인의 이야기를 전하는 미아의 모습에서 영화 초반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읽힌다. 이 모습으로 엠마 스톤은 베니스영화제, 골든글로브,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모조리 휩쓸었다.
애니웨어 벗 히어 - 실패해야 하는 오디션


배우가 오디션을 보는 장면이라면 당연히 배우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담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애니웨어 벗 히어〉의 오디션 장면은 정반대다. 여기서 오디션에 도전하는 앤(나탈리 포트만)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연기로 미묘한 분위기를 만들고 만다. 이 모습을 몰래 지켜본 엄마 아델은 실망을 넘어 배신감에 젖어 집으로 돌아가는데, 왜냐하면 사실 앤이 배우가 되길 바라는 건 아델의 꿈이기 때문이다. 정작 앤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그럼에도 아델이 오디션장으로 보냈던 것. 앤은 엄마에게 즉흥연기를 하다보니 그랬다며 사과하지만 둘의 사이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다른 영화 속 오디션 장면이 ‘찰떡같은 연기‘ ‘사실적인 연기’가 인상적이라면 〈애니웨어 벗 히어〉는 반대로 엄마 등쌀에 못이긴 10대 소녀가 보여주는 굉장히 몸에 맞지 않는 연기여서 이상하리만큼 오래 남는다.
청춘기록 - 박보검의 성장기록
과장 좀 보태면, 박보검은 무명 시절 없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수려한 외모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가장 크겠지만, 그에 대한 일화들을 들어보면 ‘미운 털 박힐 일 없는’ 성격도 한몫했으리라. 때문에 드라마 〈청춘기록〉에서 그가 모델에서 배우로 전업하려는 사혜준 역을 연기했을 때 시청자들이 응원한 건, 사혜준이자 박보검이었을지도 모른다. 드라마는 사혜준의 이야기를 따락가면서 몇몇 오디션 장면을 보여주는데, 그중 인상적인 장면은 〈더 테러 라이브〉의 한 장면을 담은 오디션 테이프. 실제 영화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장면을 사혜준, 그러니까 박보검이 재연하는데 두 배우의 연기 스타일이나 이미지, 그리고 ‘사혜준을 연기하는 박보검’이 연기하는 만큼 원본과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그 외에도 사혜준이 드라마 내내 다양한 연기를 펼치는 장면이 이어지니, 박보검이 늦게 입덕한 시청자라면 지금이라도 챙겨보시길.
키스 키스 뱅뱅 -로다주의 인생 역전


배우가 스타가 되기 위해 보는 오디션, 이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장면이다. 〈키스 키스 뱅뱅〉에서 해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친구와 강도짓을 하다가 쫓기게 된다. 도망치려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숨어들었는데, 그곳은 오디션이 진행되는 사무실이었다. 쫓기는 상황이니 나가지도 못한 채 얼떨결에 지원자인 척 오디션을 보는데, 하필이면 상대방이 “파트너가 죽었다”는 대사를 꺼내면서 해리는 방금 전 상황이 떠올라 열연을 펼치게 된다. 〈키스 키스 뱅뱅〉의 해당 장면은 짧고 굵은 도입부인데, 훗날 〈아이언맨〉을 연출한 존 파브로가 이 영화를 보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아이언맨’으로 캐스팅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영화 속 해리처럼 로다주에게도 인생 역전의 계기가 된 장면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본인도 굉장히 아끼는 영화라고 언급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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