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브컬처라면 환장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웹툰,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 참신한 이야기나 소재, 캐릭터를 다루는 건 일단 살펴본다. 만화책으로 '덕'의 세계를 연 나는 e북으로 만화책을 보고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읽는 ‘애어른’이 됐다. 그치만 혼자 보면 재미가 덜하다. 같이 보면 더 재밌을 것들을 잡덕인의 시선으로 담아 [성찬얼의 만화책]을 그린다.
나는 서브컬처라면 환장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웹툰,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 참신한 이야기나 소재, 캐릭터를 다루는 건 일단 살펴본다. 만화책으로 '덕'의 세계를 연 나는 e북으로 만화책을 보고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읽는 ‘애어른’이 됐다. 그치만 혼자 보면 재미가 덜하다. 같이 보면 더 재밌을 것들을 잡덕인의 시선으로 담아 [성찬얼의 만화책]을 그린다.창작물에서 거짓말은 빠질 수 없는 도구이다. 거짓말은 갈등을 불러오고 등장인물 간의 정보 격차를 만들며 감정을 속일뿐더러 작품 밖 독자까지도 혼란스럽게 한다. 우리 삶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거짓말이 창작물에서도 매력적인 도구인 건 이런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거짓말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많은가 하면 또 그렇지는 않다. 거짓말은 이야기의 물꼬를 틀기엔 좋아도 누적되다 보면 작품의 세계가 불필요하게 복잡해지고 인물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거짓말을 전면으로 내세운 만화 「거짓말쟁이 유리코의 영광」은 그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을 상쇄하며 짧고 굵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타나카 우츠토 작가의 「거짓말쟁이 유리코의 영광」은 제목처럼 평생을 거짓말쟁이로 산 여중생 유리코가 학교의 인기인 이에야스를 자신의 약혼자라고 속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자라면서 거짓말을 일삼게 된 유리코는 흔히 말하는 ‘관심종자‘다. 평범한 외모, 평범한 환경, 평범한 것보다는 관심을 갈구하는 유리코는 거짓말로 자신을 꾸미다가 중학생이 돼서야 다시 꾸밈없이 자신을 드러내자 다짐한다. 그러나 다짐도 잠시, 하필이면 잘나가는 사업가 집안의 이에야스와 같은 반이 돼 그에게 모든 관심을 다 빼앗기자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대로 거짓말로 폭탄선언을 한다. 이에야스의 약혼자라고.

이를 기점으로 이에야스 역시 유리코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언뜻 거짓말로 연애를 시작하는 로맨티코미디물인가 싶지만, 이에야스가 유리코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며 만화는 미스터리물로 선회한다. 웬만한 사람은 모두 속아넘어갈 만큼 뻔뻔한 유리코의 거짓말로 이에야스는 어떤 진실에 다가가려고 하고, 유리코는 선의나 궁금함이 아닌 주목 받는 인간이 되기 위해 협조하게 된다.
「거짓말쟁이 유리코의 영광」은 유리코의 뻔뻔한 거짓말처럼, 다소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이끈다. 두 중학생이 감당하기 힘들 만한 사건을 거짓말과 절묘한 전략으로 추적하는 과정은 유리코의 거짓말이란 초능력스러운 구석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허무맹랑하게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 지점만 수용할 수 있다면 「거짓말쟁이 유리코의 영광」은 사건의 미스터리와 배후에 맞서는 두 사람의 담대함을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작품은 처음부터 주인공을 선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당연히 거짓말이 나쁜 것이라고 강조하듯, 작품의 끝 무렵까지도 유리코의 동기가 이기심이란 점을 거듭 강조한다. 유리코 본인도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며 거듭 언급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진심인 상대에게 최선의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나를 위한 이기심과 타인을 위한 이타심. 주인공을 착한 사람을 포장하지 않기에 이 ‘이기심‘과 ‘이타심’의 교집합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총 4권으로 막을 내린 「거짓말쟁이 유리코의 영광」은 짧다면 짧은 이야기에서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 대부분은 역시 가장 중요한 소재인 ‘거짓말’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떤 거짓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꽤 많지만 거짓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는 또 그렇게 많지 않다. 거짓말은 결국 남을 속이겠다는 의도가 다분한 행위이기에 결국은 진실이 승리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되곤 한다. 「거짓말쟁이 유리코의 영광」은 그렇게 거짓과 진실의 가치 판단을 하지 않는다. 물론 유리코가 주변에서 받는 대우를 보면 거짓말은 좋지 않다는 통념이 기반이 되지만, 그럼에도 주인공들이 거짓말로 사건을 알아내고 추적하는 과정이 비겁하다거나 추하다는 이미지를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유리코의 모습에 응원을 하게끔 한다. 작품 속 사건이 비현실적이어서 그럴지도, 거짓말이란 능력이 허무맹랑해서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보단 유리코란 인물의 성격에 걸맞은 장점이자 특징으로 적확하게 묘사한 덕분이 아닐까 싶다.
마치 하이틴 코미디의 풋풋함과 두뇌배틀물, 암투극과 성장물을 조금씩 떼어가다 혼합한 듯 「거짓말쟁이 유리코의 영광」. 딱 4권으로 끝나는 굵고 짧은 이야기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해볼 만하다.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 페이지 등 e북 플랫폼에도 구비돼있다. 타나카 우츠토는 현재 「사후출판」과 「시바즈케」란 만화를 연재 중에 있다. 아직 국내에 정식 발간 전이지만, 언젠가 그의 신작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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