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얼의 만화책] 웃는 사이에 사람이 막 죽어나가는 기묘한 러브 코미디 「유치원WARS」

나는 서브컬처라면 환장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웹툰,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 참신한 이야기나 소재, 캐릭터를 다루는 건 일단 살펴본다. 만화책으로 '덕'의 세계를 연 나는 e북으로 만화책을 보고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읽는 ‘애어른’이 됐다. 그치만 혼자 보면 재미가 덜하다. 같이 보면 더 재밌을 것들을 잡덕인의 시선으로 담아 [성찬얼의 만화책]을 그린다.

누군가 이 만화에 관한 평을 묻는다면, 아마도 한참 고민하다가 “재밌어!”라고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이 만화는 재밌다. 그런데 설명하긴 쉽지 않다. 대강의 감상을 나열하면 웃기다, 달달하다, 무섭다, 잔인하다 같은 전혀 서로 호응하지 않는 단어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만화길래 싶을 테니 제목부터 밝히자면 「유치원WARS」다.

「유치원WARS」
「유치원WARS」

치바 요우(You Chiba) 작가가 2023년부터 연재 중인 「유치원WARS」는 제목에서 상상하는 어떤 천진난만한 내용은 아니다. 「유치원WARS」는 한때 ‘마녀’라고 불렸던 천재 킬러 리타가 유명 인사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블랙 유치원의 특수 교사로 지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 세계에선 위험한 범죄자들에게 수감을 대신해 블랙 유치원의 특수 교사로 아이들을 보호하는 업무를 맡긴다. 범죄자에게 유치원 교사라니, 꽤 위험한 전개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아이들을 노리는 수많은 외부세력이 쏟아지는 탓에 다행히도(?) 내분이나 배신 전개는 없다. 이 특수 교사들이 나름대로 순수한 사람들이기도 하고.

「유치원WARS」 미남이 아니면 가차없다.
「유치원WARS」 미남이 아니면 가차없다.

기본적으로 ‘유치원’과 ‘범죄자’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선택한 「유치원WARS」는 그래서인지 뻔뻔하다 싶을 정도로 코믹함을 꾸준히 강조한다. 예를 들어 리타는 평생의 사랑을 꿈꾸고 있기에 아이들을 노리는 상대조차도 잘생겼다면 일단 질문을 던진다. 얼마나 본인의 취향에 딱 맞는 상대인지 알기 위해. 리타가 겨냥한 총구를 눈앞에 둔 상대는 솔직한 대답을 했다가 리타의 취향과 정반대의 답변을 하곤 그대로 총을 맞고 사망한다. 글로만 보면 삭막한 상황이 「유치원WARS」에선 과장을 거쳐 무척 유쾌하게 그려진다. 죽는 놈이야 어차피 애들을 노리는 나쁜 놈 아닌가. 근데 생각해보면 리타도 나쁜 앤데…. 그런 미묘한 선과 악, 도덕과 비도덕의 경계조차 뭉개는 것 역시 「유치원WARS」의 매력이다.

「유치원WARS」 블랙 유치원 특수 교사들
「유치원WARS」 블랙 유치원 특수 교사들

그 첫 단계가 코미디라면 다음 단계는 나름의 로맨스다.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직장이라 흔들다리 효과라도 발휘되는 걸까. 평생의 이상형을 찾는 리타가 천하의 사기꾼 더그와 조금씩 선후배 관계를 벗어나는 것처럼 등장인물들은 각자 사랑의 서사를 가지고 있다. 경찰 출신 루크는 무뚝뚝한 표정 뒤로 순정만화를 즐기는 순애보고 요시테루와 실비아는 볼 때마다 고백하고 차는 사이이다. 이런 식으로 코미디, 러브 코미디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유치원WARS」는 어쩌면 끔찍하게 보일 설정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로 유도한다.

「유치원WARS」 코미디물이지만 결국 사람이 막 죽어나가는 세계.
「유치원WARS」 코미디물이지만 결국 사람이 막 죽어나가는 세계.

물론 표현이 그렇지, 「유치원WARS」는 굉장히 냉담한 세계의 일면이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린아이들이라도 손대려는 세력이나 그런 애들을 지키는 특수 교사들이나 범죄자인 건 매한가지다. 꺄르르 거리며 티카타카를 주고받는 특수 교사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신의 과거나 악연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을 맞는다. 그때부터 분위기가 반전되는데, 싸움이 호각으로 펼쳐지면서 나와 동료, 아이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능력배틀물에 버금가는 초현실적 액션 장면이 연이어져 액션물의 쾌감을 주는 동시에 인물들의 서사로 이 만화가 단순한 코미디물에서 그치지 않도록 깊은 여운을 남긴다.

어떤 면에선 이런 다양한 장르적 과시가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아예 처음부터 진지해야 한다고, 아니면 더 막 나가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난잡하게 보일 수도 있고. 그렇지만 이렇게 적당한 장르 줄타리가 「유치원WARS」의 매력이다. 잔인한 상황을 코믹하게 소화하고, 가슴 저린 과거를 과장된 액션으로 승화하는 것은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 비현실적 표현 속 현실성을 정확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보인다.

「유치원WARS」
「유치원WARS」

현재 16권까지 정식 발간된 「유치원WARS」는 이야기의 막바지에 거의 도달했다(작가 역시 SNS로 최종장이라고 언급했다). 지금 즈음에 봐두면 좋은 것이, 2027년 4월에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기 때문이다. 만화계를 장악하고 있는 시리어스한 소년만화, 이세계물 등에 지쳤다면 러브, 코미디, 액션, 누아르를 적당히 배합한 「유치원WARS」을 보며 즐겨보길 권한다. 더불어 외전 「유치원WARS LUKE」도 있으니 본편이 마음에 든다면 잊지 말고 챙겨보자. (참고로 실물 만화책으로 본다면 꼭 커버를 벗겨서 속표지도 보길 추천한다.)

영화인

[성찬얼의 만화책] 웃는 사이에 사람이 막 죽어나가는 기묘한 러브 코미디 「유치원WARS」
NEWS
2026. 6. 5.

[성찬얼의 만화책] 웃는 사이에 사람이 막 죽어나가는 기묘한 러브 코미디 「유치원WARS」

누군가 이 만화에 관한 평을 묻는다면, 아마도 한참 고민하다가 “재밌어. ”라고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이 만화는 재밌다. 그런데 설명하긴 쉽지 않다. 대강의 감상을 나열하면 웃기다, 달달하다, 무섭다, 잔인하다 같은 전혀 서로 호응하지 않는 단어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만화길래 싶을 테니 제목부터 밝히자면 「유치원WARS」다. 치바 요우 작가가 2023년부터 연재 중인 「유치원WARS」는 제목에서 상상하는 어떤 천진난만한 내용은 아니다. 「유치원WARS」는 한때 ‘마녀’라고 불렸던 천재 킬러 리타가 유명 인사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블랙 유치원의 특수 교사로 지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 세계에선 위험한 범죄자들에게 수감을 대신해 블랙 유치원의 특수 교사로 아이들을 보호하는 업무를 맡긴다.

[인터뷰] 단종에서 취사병까지, 초급에서 중급 배우가 되기까지,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박지훈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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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5.

[인터뷰] 단종에서 취사병까지, 초급에서 중급 배우가 되기까지,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박지훈②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배우 박지훈 인터뷰는 1부에서 이어집니다. 〈취사병〉에는 코미디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특히나 극 중 윤동현 병장 역을 맡은 이홍내 배우와의 케미가 돋보였는데요. 이홍내 배우를 비롯한 윤경호 배우 등,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홍내 형이랑 정말 빠르게 친해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쨌든 제 직속 선임이고 많이 붙어 있다 보니까요. 그리고 일적으로도, 제가 하는 것을 선배님께서 다 너무 재미있게 받아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언제 봐도 친한 형으로 정말 빨리 친해졌고요. 윤경호 선배님이랑은 처음 면담하는 신에서, “야, 너는 정말 순발력이 참 빠르다. 어떻게 내가 이렇게 주는 대로 다 받지. ”라고 얘기해 주셔서 그때부터 빠르게 친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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