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얼의 만화책] 하루아침에 비둘기가 된 내가 동창과의 동거를 하게 됐다고?!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

나는 서브컬처라면 환장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웹툰,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 참신한 이야기나 소재, 캐릭터를 다루는 건 일단 살펴본다. 만화책으로 '덕'의 세계를 연 나는 e북으로 만화책을 보고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읽는 ‘애어른’이 됐다. 그치만 혼자 보면 재미가 덜하다. 같이 보면 더 재밌을 것들을 잡덕인의 시선으로 담아 [성찬얼의 만화책]을 그린다.

※ 아래 인용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네이버 웹툰에게 있음을 명시한다.

한 해의 가장 큰 명절인 설날이 코앞이다.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게 필수가 아닌 선택에 가까운 요즘 시대라지만, 그래도 설날 정도 되는 명절은 하루라도 집에 들러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명절다운 푸근함이겠지만, 누군가에겐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잔소리, 눈칫밥 등에 휘둘릴 바엔 차라리 멀리 훨훨 떠날 수 있는 다른 것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터. 그런 이들의 상상력을 채워줄 웹툰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를 소개한다.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인 허새보 작가의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는 흔히 말하는 바디 스왑 코미디를 골자로 한다. 흔하디흔한 대학생 이헌서('현'이 아니고 '헌'이다)가 열심히 살아보자 결심하는 순간 차에 치이고, 하필 곁에 있던 비둘기에게 영혼이 들어가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다. 보통 바디 스왑 코미디는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를 성립한다. 나와 너, 저 사람과 이 사람이 몸이 바뀌면서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그러면서 서로의 고충을 깨닫고 조금씩 발전하는 것. 그게 이 장르의 클래식이다. 그러나 이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는 비둘기 몸에 사람의 영혼이 들어가게 돼 그보다 더 독창적인 전개와 개그 코드로 작품을 채워간다.

비둘기가 된 이헌서는 동창 반휘혈의 도움을 받게 된다.
비둘기가 된 이헌서는 동창 반휘혈의 도움을 받게 된다.

사실 동물의 몸에 들어간 인간이란 소재는 그렇게 드물지 않다. 당장 3월에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호퍼스〉도 있고, 반려견주들의 눈물을 쏙 빼는 〈베일리 어게인〉이란 영화도 있다. 그러나 이런 작품들은 주로 인간과 친숙한 반려동물을 소재로 삼는데,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는 매우 친숙하면서도 기피 대상인 비둘기를 소재로 한 것이 특징이다. 아무래도 비둘기다 보니 곧바로 인간에게 보호받기 어려울뿐더러 조류의 특성에서 오는 '확연히 다른 신체 조건'이 기존 보디 스왑 코미디와는 차별화된다. 비둘기가 된 헌서는 얼떨결에 동창 반휘혈과 같이 살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비둘기'였기에 가능한 코미디가 연이어진다.

반휘혈에게 스스로를 알리려는 이헌서, 하지만 누가 봐도 티배깅 같은.
반휘혈에게 스스로를 알리려는 이헌서, 하지만 누가 봐도 티배깅 같은.

또한 이 웹툰의 특징은 공간적 배경을 확실하게 제시한다는 것이다. 제목처럼 '성북구'라는 대한민국 서울의 특정 공간을 내세움으로써 현실성을 챙긴다. 단순히 지명만 제시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나 각 계층의 특징을 절묘하게 포착한 허새보 작가의 관찰력이 돋보이는데, 동네 공원이나 산책로에 어쩐지 그룹화돼있는 어르신들이나 서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강변 산책로와 야외 운동기구의 디테일 등이 초현실적인 이야기에 몰입하기 쉽게 디딤돌이 돼준다.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
갑작스러운 3D 변화구가 웃지 않을 수 없다.

디테일에서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 속 허새보 작가의 꼼꼼한 묘사는 그 자체로도 재밌다. 야생과 인간 사회 그 교집합에 있는 생태계를 짚고 넘어가는 것부터 비둘기의 몸으로 인간 사회에 적응하는 헌서의 고군분투는 많은 독자들이 ‘작가님의 실화 아니냐’는 댓글이 이어질 정도로 정교하고 독특한 재미를 준다. 또 요즘 사회에 정착한 여러 가지 기술(TTS나 A.I. 등)을 통해 동물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고 더 다양한 전개로 이끄는 과정은 꽤 그럴싸하게 설득력을 주며 코믹함까지 겸비한다. 캐릭터들의 독백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엉뚱한 대사들은 거부감 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또 불쑥불쑥 발생하는 '작화 변화' 또한 이 작품만의 매력 중 하나.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
“와, 너 정말 핵심을 찔렀어”

그럼에도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의 가장 큰 재미라면 바로 종횡무진하는 장르적 재미다. 새가 된 인간이란 소재로 바디 스왑 코미디를 유발하면서도 어느 순간 인간이 아닌 인간의 쓰린 속내를 짚어낸다. 최근 전개에선 새 신체에 인간의 이성이라면 과연 인간이라 할 수 있는지를 꽤 진지하게 묻기도 한다.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는 실존적 결단, 철학적인 화두와 과학적인 상상을 결합한 전개 양상은 헌서가 다시 인간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를 떠나 헌서와 주변 인물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용기마저 샘솟게 한다. 그 와중 오랜 시간 '그저 아는 사이'였던 두 대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모습에서 비둘기 모습을 한 인간-그냥 인간의 로맨스가 은근슬쩍 더해져 기묘한 설렘을 안겨주기까지 하니, 장르적 팔방미인의 면모를 타고난 만화다.

이런 N적 상상력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이런 N적 상상력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새가 돼서 훨훨 떠나고 싶어'라는 인류의 오래된 소망에 세밀한 묘사로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성북구 비둘기 이헌서」는 시즌 2를 연재 중이다. 시즌 2라고 하지만 현재 72화로 그렇게 길지 않은 분량이다. 앞서 말한 대로 다른 것이 돼 명절의 무게에서 도망치고 싶다면,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웃음으로 삶의 무게를 덜 수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현실을 걸어갈 용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속 물건들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 ‘주성철의 사물함’을 시작으로 떡상을 기대하는 배우 사용 설명서 ‘김지연의 보석함’, 내 마음을 움직인 영화음악 감상실 ‘추아영의 오르골’, 서브컬처 잡상인의 구매일지 ‘성찬얼의 만화책’까지 씨네플레이 기자들이 저마다의 취향과 시선으로 격주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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