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있대니께요!” '호프' 속 기괴한 목수, 당신이 몰랐을 음문석에 대한 사실들

〈호프〉
〈호프〉

“4885, 너지?”(〈추격자〉), “뭣이 중한디”(〈곡성〉)를 잇는 또 하나의 나홍진표 명대사를 꼽자면, 〈호프〉 속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기괴한 목수 양배(음문석)에게서 나온 “우리 집에 있대니께요!”를 언급하고 싶다. 배우 음문석은 얼빠진 표정과 어눌한 말투, 그리고 기괴한 몸짓으로 외계인보다 더 외계인 같은 인물 양배를 완성했다.

양배가 냉동고에 보관 중이던 어린 외계인을 범석에게 보여주는 장면은 나홍진 감독이 〈호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신이기도 하다. 나홍진 감독은 음문석을 오디션을 통해 발탁했는데, 입과 턱의 움직임, 안면 근육을 활용하는 방식이 굉장히 기묘하면서도 독창적이었다며 음문석의 안면 표현력과 리듬감을 극찬한 바 있다. 스크린을 압도하는 신스틸러, 음문석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들을 정리했다.


〈댄싱9〉 음문석 출연 장면
〈댄싱9〉 음문석 출연 장면

god 백댄서에서 가수 ‘SIC’, 그리고 〈댄싱9〉 크럼퍼까지

〈호프〉 속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던 양배의 ‘본체’, 배우 음문석 역시 충청도 아산 출신이다. 음문석은 춤에 빠져 16살에 무작정 상경했는데, god, 량현량하, 스페이스 A 등의 백댄서로 활동한 그는 가수 더원을 만나 첫 번째 프로듀싱 제자로 발탁, 2005년 솔로 가수 ‘SIC’로 데뷔했다. 이후 음문석은 예능 프로그램 〈상상플러스〉 MC를 맡기도 했고, 그룹 ‘몬스터즈’를 결성하기도 했다. 그러다 음문석은 Mnet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에 출전해 화려하고 폭발적인 크럼프 댄스 실력을 선보여 대중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전지적 참견 시점〉
〈전지적 참견 시점〉

중학교 때까지 필드하키 선수, 현재는 무에타이 고수

음문석의 남다른 신체 연기는 댄스 실력을 비롯한 운동 능력에서부터 비롯된 듯하다. 음문석은 중학교때까지 필드하키 선수로 활약했다. 포지션은 ‘윙’. 그러다 춤에 매력을 느껴 하키를 그만두고 16세 때 서울로 상경했다. 음문석은 20대 초부터 무에타이를 수련해, 현재는 공인 5단의 사범급 실력을 보유했다. 〈호프〉에서 얼굴 근육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만들어낸 양배의 독특한 표정과 말투도, 오랜 댄서 경력과 무술 경력에서 다져진 신체 감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열혈사제2〉 장룡 역 음문석
〈범죄도시2〉 장기철 역 음문석
〈열혈사제〉(왼쪽), 〈범죄도시2〉

〈열혈사제〉 장룡으로 터진 연기 포텐, 집념으로 따낸 〈범죄도시2〉

음문석은 가수 시절, 가수 활동에 도움이 될까 싶어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의 매력에 빠진 그는 배우 김준한 등과 연기 스터디를 하며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을 만큼 치열하게 연기를 공부했다고 한다. 2017년 드라마 〈귓속말〉로 연기자의 길에 정식으로 들어선 그는 이명우 감독의 눈에 띄었고, 2019년 이명우 감독의 〈열혈사제〉 속 ‘장룡’ 역을 통해 대중의 기억에 확실히 각인되었다. 음문석은 극 중 트레이드마크인 단발머리와 충청도 사투리로 파격 변신해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한편, 음문석을 ‘천만 배우’로 만들어 준 영화 〈범죄도시2〉 캐스팅 비화도 남다르다. 1편 당시 막내 형사 역할 최종 오디션까지 갔다가 탈락했던 그는 직접 영상 촬영과 편집까지 마친 연기 영상을 제작진에게 보냈다. 결국 음문석은 〈범죄도시2〉의 강해상(손석구) 파트너 장기철 역으로 당당히 러브콜을 받게 되었다.


2017년 칸 영화제에 간 음문석(사진=음문석 인스타그램)
2017년 칸 영화제에 간 음문석(사진=음문석 인스타그램)

불러주는 곳 없어서 시작한 연출, 단편 영화로 칸 영화제까지

배우 음문석은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연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불러주는 곳이 없어서”, 그리고 “샷을 이해하고 싶어서”.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찾아주지 않으니 직접 찍어보자는 마음에 신인 배우들과 모임 ‘7097 액터스’를 결성, 시나리오부터 촬영, 조명, 사운드까지 도맡아 단편 영화 〈미행〉을 만들었다. 음문석은 그가 연출한 단편 〈미행〉과 그가 주연한 〈아와어〉를 “가장 빨리 접수할 수 있는 영화제”라며 무심코 칸 영화제에 출품했는데, 결과는 두 작품 모두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는 경사를 맞게 된다. 다만 비경쟁 부문이라 ‘내돈내산’해야 했기에, 1박 3만 5천 원짜리 좁은 하인용 다락방 에어비앤비에 묵으며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영화 〈파이프라인〉 촬영장에서는 대기 시간 1시간 반 만에 핸드폰 하나로 배우들과 쿠키 영상을 연출해 실제 엔딩 크레딧에 수록하기도 했다.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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