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스크린 악당 전락… '소셜 레코닝' 74억 흥행 참패
12월 개봉 '아티피셜' 아마존 540억 배급 포기, 외압 논란 속 초라한 성적표
미국 실리콘밸리를 주도하는 '빅테크' 거물과 '인공지능(AI)' 억만장자들이 할리우드 영화계의 새로운 악당으로 묘사되며 대중문화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기술 및 영화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겨냥한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거나 출격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다룬 작품들은 배급 포기와 광고 거부 등 '외압 논란'에 휩싸였으며,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흥행 성적은 참담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소셜 레코닝'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역을 맡은 제러미 스트롱 [소니 픽처스 제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10-11/19068cff-e730-428d-82ee-a673ceb04e43.jpg)
권력형 사이코패스로 그려진 IT 제왕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소셜 레코닝'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2010년 작 '소셜 네트워크' 이후 16년 만에 제작된 저커버그 CEO 소재의 속편격 작품이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위험성을 폭로한 프랜시스 하우건의 '내부고발 사건'을 조명하며, 저커버그를 전작보다 한층 더 냉혹한 인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가오는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을 앞둔 '아티피셜'에서는 올트먼 CEO가 철저한 악역으로 등장한다. 2023년 불거진 오픈AI 내부 축출 사태를 다룬 이 영화에 대해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올트먼을 "원하는 바를 쟁취하기 위해 숨 쉬듯 거짓말을 일삼는 권력 지향적 사이코패스"로 묘사했다고 혹평했다.
동시에 개봉한 앨릭스 깁니 감독의 다큐멘터리 '머스크' 역시 그를 "극도로 위험한 인물"로 규정하며, "어두운 코미디로 시작해 공포 영화로 끝맺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사기 혐의로 수감 중인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의 이야기를 담은 '유 캔 시 에브리싱'도 오는 16일 관객을 찾는다.
![영화 '머스크', '소셜 레코닝', '아티피셜'의 포스터 [블리커 스트리트·소니 픽처스·네온 홈페이지 캡처]](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10-11/ff762ca6-0695-49de-88e8-a12754ca7662.jpg)
거대 자본의 배급 차단과 싸늘한 관객 반응
이러한 작품들은 '거대 기술기업'의 막강한 자본력과 영향력에 부딪혀 제작 및 홍보 단계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머스크 CEO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는 다큐멘터리 '머스크'의 유료 예고편 광고 게재를 전면 거부했다. 또한 아마존 산하 MGM 스튜디오는 무려 4천만 달러(약 54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아티피셜'의 배급을 돌연 포기해 파장을 일으켰다. 할리우드 안팎에서는 아마존이 '오픈AI'에 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사실과 올트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간의 밀접한 관계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해당 영화의 판권은 '기생충'을 북미 시장에 배급했던 독립업체 네온이 인수했다.
할리우드가 IT 수장들을 부정적으로 소비하는 현상은 'AI 기술'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과 기술 업계를 향한 대중의 싸늘한 시선이 투영된 결과다. 마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교수는 "대중과 기술의 관계는 한때 열렬했지만, 그 사랑이 식는 속도 또한 무섭게 빠르다"고 진단했다. J. M. 타이리 필름 쿼털리 편집장 역시 "다수의 희생을 담보로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적 모순에 대한 대중의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스크린 밖의 현실 흥행은 초라하다. 미국 영화 흥행 집계 사이트 더 넘버스에 따르면, '소셜 레코닝'은 개봉 첫 주말(9∼11일) 북미 2천606개 상영관에서 550만 달러(약 74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작 '소셜 네트워크'가 개봉 첫 주말 2천200만 달러를 기록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다큐멘터리 '머스크' 또한 상영관 4곳에서 단 6만 8천900달러(약 9천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흥행 참패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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