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8일 개봉하는 영화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가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립을 만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완성되기까지, 10년에 걸친 좌충우돌 제작기를 공개한다. 한 배우를 향한 팬심에서 출발해 섭외를 위한 끈질긴 시도와 현실의 장벽을 거치며 창작자의 생존과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로 확장된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박효선 감독이 처음 프로젝트를 구상한 것은 15살 때다. 메릴 스트립을 직접 만나고 싶었던 감독은 친구들과 함께 영상을 만들고, 이를 들고 미국으로 건너가 배우에게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MSP(Meryl Streep Project)’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도전은 좋아하는 배우를 향한 동경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는 점에서 대담했지만, 현실은 예상보다 만만치 않았다. 프로젝트가 영화로 완성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할 줄은 당시 누구도 알지 못했다.

가장 큰 난관은 메릴 스트립을 만날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박 감독은 에이전시에 연락하며 몇 달 동안 답을 기다렸고, 연락이 이어질 수 있는 창구를 어렵게 확보한 뒤에는 영어로 작성한 시나리오와 손편지, 영상을 담은 소포까지 보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모호한 답변과 무응답, 만남이 어렵다는 안내였다. 연락 방법을 바꾸고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는 회의가 반복됐지만, 원하는 결과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프로젝트의 의미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메릴 스트립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그 과정에서 박 감독은 자신처럼 무언가를 만들고 꿈을 좇는 동료 창작자들을 만났다. 혼자서 감당하기 버거웠던 제작의 어려움은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도전을 응원하는 경험으로 바뀌었다. 한 배우를 만나기 위한 계획은 어느새 창작을 계속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서로의 꿈을 어떻게 지지할 수 있는지를 묻는 여정이 됐다.

메릴 스트립의 작품을 들여다보는 일은 박 감독이 여성의 삶과 창작 환경을 돌아보는 계기로도 이어졌다. 여성 배우에게 나이와 외모에 따라 제한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시선에 주목하면서, 스크린 안팎에서 여성 창작자들이 마주하는 현실과 편견을 함께 살펴보게 된 것이다. 좋아하는 배우를 만나고 싶다는 개인적인 열망은 여성들의 경험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창작을 둘러싼 사회적 조건을 생각하는 영화적 시선으로 넓어졌다.
결국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가 기록한 것은 한 배우와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작전만이 아니다. 처음 세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계획이 흔들리고 질문이 바뀌는 과정, 그 안에서 자신만의 시선을 발견하고 영화를 완성하기까지의 시간을 담았다. 메릴 스트립에게 닿기 위해 시작한 카메라는 마침내 감독 자신과 동료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비추게 됐다.

한 사람을 향한 동경이 어떻게 창작의 동력이 되고, 예상치 못한 만남과 경험을 거쳐 자신만의 작품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10년간의 도전을 기록한 성장 다큐멘터리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는 오는 10월 28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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