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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계엄 극복한 국민 자랑스럽다…남은 건 법적, 형식적 절차"

질문에 답하는 봉준호 감독(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20
질문에 답하는 봉준호 감독(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20

봉준호 감독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이미 극복했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것은 "법적, 형식적 절차"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봉 감독은 "우리의 일상은 거침없이 계속되고 있다"며 "영화 기자회견과 시사회를 즐겁게 치렀다. 이것이 계엄을 극복한 시민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의 여덟 번째 장편 영화 〈미키 17〉은 얼음으로 뒤덮인 우주 행성에서 복제인간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며 반복적으로 죽음을 경험하는 여정을 다룬다. 영화는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삼았다.

전작 <기생충>이 자본주의 모순을 조명했던 것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특정 사회적 메시지를 의도했는지 묻자, 그는 "영화를 만들 때 목표나 깃발을 들고 시작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과학적 분석은 학문에 맡기고, 영화는 그 틈바구니 속 인간의 감정을 탐구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봉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를 강조하며 "〈미키 17〉을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이 보여주는 섬세한 뉘앙스와 얼굴 자체가 스펙터클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배우들이 기대 이상의 연기를 선보였다고 평가하며 감사함을 표했다.

포즈 취하는 '미키17' 출연진과 제작진(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왼쪽부터), 배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최두호 프로듀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20
포즈 취하는 '미키17' 출연진과 제작진(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왼쪽부터), 배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최두호 프로듀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20

간담회에는 출연 배우 마크 러팔로,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도 함께 참석했다. 특히 러팔로는 독재자 마셜 역으로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하며 봉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한국 방문이 10년 만이라며 대본에 매료돼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를 회상하며 "이 배역이 나에게 주어진 게 맞는지 대본을 주의 깊게 봤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봉 감독에게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러팔로는 영화 속 캐릭터인 마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특정 정치인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에 대해 "특정인을 연상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인물들이 의도적으로 포함되었음을 언급하며 "(영화 내에서) 말할 때 인물의 악센트나 말하는 방식을 바꿨다. 관객들이 더 많은 해석을 하고 여러 인물을 발견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손가락 하트 만드는 마크 러팔로(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마크 러팔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20
손가락 하트 만드는 마크 러팔로(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마크 러팔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20

봉준호 감독은 이와 관련해 "역사 속 존재했던 다양한 정치적 악몽들, 여러 독재자 모습이 녹아 있어서 나라마다 자기들 역사를 투사시켜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베를린영화제에서 이탈리아 기자가 독재자 무솔리니를 떠올렸다는 질문을 받은 일화를 소개하며 이러한 해석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한편, 러팔로를 악역으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봉 감독은 "그 사람의 흔히 알려진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면 거기에 집착이 생긴다"며 "제가 성격이 이상하다 보니 사람을 볼 때도 자꾸 이상한 면만 보는 것 같다"고 농담 섞인 답변을 전했다.

극 중 마셜이 휘두르는 폭력과 위협에 대해서도 러팔로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국가 폭력이 압도적이고 극단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고 언급하며, 이에 맞설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람들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 힘의 근원에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일어나면 강력한 힘을 가진다는 점을 영화는 보여준다. 폭력은 와해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휘트니 휴스턴 전기 영화 <휘트니 휴스턴: 댄스 위드 섬바디>(2022)의 나오미 애키는 〈미키 17〉에서 미키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나샤 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영화 홍보를 위해 처음 내한했다.

인사말하는 나오미 애키(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나오미 애키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2.20
인사말하는 나오미 애키(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나오미 애키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2.20

 

애키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다"며, 영화의 이야기가 평범함 속에서도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점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세심하고 계획적인 연출 스타일로 유명하다. 촬영 전부터 스토리보드를 철저히 준비하며 디테일에 신경 쓰는 그의 방식은 현장에서 '봉테일'(봉준호와 디테일의 합성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러한 디테일에 대해 애키는 "봉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며 예상치 못했던 방식으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초기에는 긴장이 많았지만, 대화를 통해 그의 독특한 연출 방식에 점차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마크 러팔로 역시 봉 감독의 디테일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캐릭터들의 특징을 그림으로 명확히 보여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줬다"며, 봉 감독의 겸손함과 친절함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계속 친구로 남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는 봉준호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배우 스티븐 연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는 "봉 감독은 배우와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지원해준다"며, 그의 시각이 정말 아름답다고 언급했다. 특히, 봉 감독만의 독창적인 관점에서 찾아낸 매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사말하는 스티븐 연(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스티븐 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2.20
인사말하는 스티븐 연(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스티븐 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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