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유중혁,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캐릭터”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민호 배우가 10년 만에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압도적인 실력과 냉정한 판단력, 강인함으로 모든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는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 역을 맡았다. 유중혁은 정해진 시나리오의 결말을 바꾸기 위해 동료들과 힘을 합치는 작품의 주인공 김독자(안효섭)와 대조적인 삶의 태도를 지닌 인물로 팽팽한 가치관 충돌을 긴장감 있게 보여준다. 원작의 주제와 세계관을 꼼꼼히 파악한 이민호의 베테랑 연기는 원작의 방대한 분량을 117분의 시간으로 압축한 〈전지적 독자 시점〉의 빈틈을 톡톡히 메워주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이민호 배우를 만나 작품과 인물, 그의 삶에 여러 생각들을 들어 보았다. 진심 어린 답변 하나하나에서 치열하게 고민했을 그의 시간이 엿보인다.


〈전지적 독자 시점〉
〈전지적 독자 시점〉

기자 간담회에서도 10년 만에 영화로 돌아오셨다고 하셨는데,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을 만나게 된 소감이 궁금해요.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근데 긴장이 좀 되고요. 이어질 수 있는 작품이다 보니까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좀 큽니다.

김병우 감독님은 “이민호 배우는 얼굴이 장르고 판타지”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번에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어떠셨는지도 궁금해요.

감독님의 언어 세계가 장르이자 판타지인 것 같아요. (웃음) 말씀을 굉장히 잘하세요. 일단 제가 가장 만족스러웠던 지점은 어떤 고민의 끝이 물음표인 분이었던 게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작업을 하는 내내 마침표로 저에게 전달했던 건 없는 것 같고, 늘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물음표로 질문이 왔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물음표의 정답은 없잖아요. 그렇게 정답이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여지가 많았어요.

유중혁이라는 캐릭터의 어떤 점에 끌려서 선택하셨어요?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좀 닮고 싶은 지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 유중혁이라는 인물은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라 살아내고 있는 캐릭터라고 느꼈거든요. 그 끝이 희극이 아니라 비극일지언정 자신의 주어진 상황 속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면서 그냥 가고 있는 모습, 그런 모습에 저의 삶을 대입했을 때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 점이 가장 유중혁에게 끌렸던 포인트인 것 같아요.

〈전지적 독자 시점〉
〈전지적 독자 시점〉

주연이지만 상대적으로 영화에서 분량이 적잖아요. 그 점이 답답했는지 오히려 편했는지도 궁금해요.

사실 따지고 보면 주인공의 주인공인 역할이에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주인공이라고 하면 그 작품 안에서 주인공의 서사나 어떤 감정선들을 쌓아 올리잖아요. 근데 유중혁이라는 인물은 지금의 이 영화 안에서는 그런 과정들이 생략돼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 생략된 지점들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채울 것인가가 저한테는 큰 숙제였고, 그걸 해내야만 하는 포지션이었던 것 같아요.

유중혁은 회귀 스킬을 반복하면서 삶에 염증을 느끼고, 어떻게 보면 회의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캐릭터인데, 그런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게 영화 안에서만 보면 그렇게 느끼실 수 있는데, 사실 더 깊이 파고들면 유중혁은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굳이 미션을 클리어해야 할 이유도 없어요. 어차피 클리어해도 다시 초기화되는, 뭔가 정해져 있지 않은 정답을 희망인 것처럼 기다리면서 묵묵히 순간순간을 헤쳐 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그런 사람이고 싶어요. 그러니까 나의 끝은 정해져 있지만 삶에 주어진 시간이라는 게 존재하니까 그 시간 안에서 끝만 바라본다면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냥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살 수도 있는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 속에서 늘 최선을 다하면서 어떤 기억을 남기는 그 과정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전지적 독자 시점〉
〈전지적 독자 시점〉

유중혁이 정해진 시나리오의 수순을 따르려 하고, 독자는 이를 깨려고 하는 인물이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중혁과 독자는 다르게 행동하는데, 두 인물이 어떻게 다르게 나아간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유중혁은 많은 경험을 통해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합리적인 방식을 택하는 사람이라고 봤고요. 그에 반해 김독자는 아직 희망은 있고 함께 해도 된다는 걸 고집하는 인물인데, 이 가치관의 충돌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리고 유중혁도 김독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나 김독자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모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유중혁이 그런 스탠스를 고집하는 건 독자를 시험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유중혁이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계속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닮고 싶은 지점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예컨대 충무로역의 그린존 장면에선 김독자에게 아이를 버리고 “네가 들어와라”라고 얘기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배우님의 실제 가치관과도 충돌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 유중혁의 대사들이나 여러 가지가 더 입혀졌을 때, 그의 가장 큰 매력은 언행 불일치라고 생각해요. 진짜 아이를 버리고 네가 살라는 것보다는 “너 어떡할래?”라는 속뜻을 담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계속해서 물음을 던져주는 거죠. 그리고 독자가 그 물음을 어떻게 타개하는가를 지켜보는 게 유중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유중혁이 독자에게 물음을 던져주는 인물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런 지점에서는 작품 속에서 소설을 만든 작가의 역할을 유중혁이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보면 작가의 대리인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그것도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원작과 어떤 식으로 다르게 각색이 될지 이런 부분은 저도 얘기하기가 조심스러우니까… 분명히 그 안에서 보이는 부분 외에도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더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연기하긴 했는데, 그게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님께서 이민호 배우에게 처음 시나리오를 줄 때, 민호 씨가 분량에 대해 푸념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줬다고 하셨거든요. 근데 전혀 그런 게 없어서 정말 고마웠대요. 이 사례로 배우님은 작품을 선택할 때 분량보다는 작품의 의미를 훨씬 더 중시하는 걸로 생각해도 될까요?

네. 배우로서만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저라는 사람 자체가 가장 중요한 본질을 우선시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다음에 그 안에서의 어떤 역할, 내가 지금 해야 하는 것들을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도 유중혁이라는 인물에 대해 얘기하기보다는 김독자 얘기만 80% 정도로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독자라는 인물이 설득돼야 유중혁까지 넘어올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죠. 그러면서도 유중혁은 명확하게 이 세계관을 대변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다음 순서에서는 이 세계관을 어떻게 유중혁 안에 담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했죠.

유중혁의 성격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요. 유중혁의 삶의 태도를 변화시킨 것 중의 하나가 불멸의 삶이라고 생각해요. 그도 초창기에는 김독자처럼 어떤 인간적인 면이 좀 있었을 수도 있는 거죠. 근데 불사의 삶을 거치면서 인간성을 상실한다든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연기를 하셨는지 궁금해요.

영화 초반부에 독자가 그 소설을 설명할 때 ‘처음에는 유중혁도 동료가 있었다’라고 말하면서 그런 지점들이 짧게 설명되는데요. 저는 질문해 주신 부분을 과연 경험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꼭 도움만 되는가에 관해 묻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높은 확률로 불멸의 삶을 꿈꾸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그랬을 때 ‘과연 진짜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를 이 작품을 통해서 던져본 거죠.

제가 살아가면서 가장 경계하는 게 저의 경험을 기준으로 삼는 거거든요. 경험이 기준이 되는 순간 내가 내 안의 세계에 갇힐 수 있다는 것을 가장 경계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유중혁은 경험하고 싶지 않아도 너무 많은 경험을 강제적으로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잖아요. 그랬을 때 그는 가장 효율적으로 사고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본인에게 불멸의 삶이 주어진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너무 불행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슨 능력을 갖고 싶냐고 질문해 왔을 때, 유중혁의 회귀 능력은 정말 갖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던 것 같아요. 결국 내가 지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모든 순간들을 기적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끝이 정해져 있기 때문인 것 같거든요.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10년 만에 영화에 출연했잖아요. 오랜 시간 영화를 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해요.

20대 때는 사실 극장에 간다고 하면 뭔가 어떤 정서적인 해소나 아니면 깊은 걸 느끼고 싶을때 그런 영화들을 찾아봤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때는 20대에 말고 서른이 넘어서 영화라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조금 더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영화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10년이 지나서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지기도 했잖아요. 이제는 2시간 이내에 압축된, 힘 있는 이야기들을 개인적으로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그런 작업을 할 때 더 큰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물론 다음 작품까지 고려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는 유중혁이라는 캐릭터의 분량이 적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 아쉬운 점은 없으세요?

이 작품 하나로 끝나면 그때는 아쉽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질문을 받았어요. ‘이 작품이 이민호라는 배우한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였는데, 이 작품의 다음 작품뿐만 아니라 더 넓게 보면 제가 앞으로 만들어갈 필모그래피의 다섯 번째 작품, 여섯 번째 작품까지 완성되면 왜 이 시기에 〈전독시〉라는 작품을 했는지를 알 수 있겠죠. 그래서 다음 작품들이 나온다면 왜 제가 이 작품을 했는지를 더 명확히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고, 많은 분도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
〈전지적 독자 시점〉

원작의 세계관이 되게 방대하잖아요. 성좌, 배후성 이런 특수한 설정들도 많이 들어가는데 촬영하시면서 그런 설정을 어디까지 염두에 두고 임하셨어요?

제가 이 작품을 해석한 것 중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몇 가지 있는데요. 그중의 하나는 점점 개인화되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면에서 결국 사람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빛이 날 수 있다, 더 큰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 갈 수 있다가 원작의 중요한 주제였고요.

또 하나는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방송하잖아요. 그것도 어떻게 보면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은 거죠. 더 자극적인 것만 찾게 되고, 더 관심을 끌기 위해서 자극적인 것을 보여주는 시대로 가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사실 주체만 성좌로 바뀌었을 뿐이지 지금 시대의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공감했던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사가 “인간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인데, 앞으로는 그 질문을 하게 될 지점들이 더 많아지는 시대로 가고 있지 않는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 동호대교 장면
〈전지적 독자 시점〉 동호대교 장면

대부분의 장면이 VFX 작업을 거치고 만들어졌잖아요. 실제로 봤을 때 가장 감흥이 일었던 장면이 있으세요?

동호대교 풀샷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어쩔 수가 없는 게 제가 제일 관심 있는 건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그 순간이 저한테는 되게 크게 느껴지거든요. 그게 극적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그러니까 아무리 잘 만든 CGI 장면을 봐도 그냥 저는 그 동호대교에서 둘이 마주하는 순간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니.

사람에 관한 관심이 생겨난 건 원래부터 그렇게 생각하신 거예요. 아니면 어느 기점에서 변화하신 거예요?

20대 때 사랑을 받아보는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의 순환이라고 해야 될까요? 받는 사랑만큼 또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알아야 내가 건강하게 되지. 너무 받는 사랑만 하다 보면 병이 나는 것 같고, 또 너무 주기만 해도 병이 나는 것 같아요. 결국 살아가다 보면 많은 것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중요한 건 사랑의 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꽃보다 남자〉(2009)가 방영한 지 벌써 16년 째예요. 그때부터 이민호 배우는 계속 스타의 위치에 있었잖아요. 그게 축복이면서도 고민이 많았던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어떤 지점에서는 그 시간 동안 획일화된 캐릭터를 오래 이어왔다는 느낌도 받았었는데요. 근데 〈파친코〉를 보고 나서는 배우님에게서 변화가 좀 크게 느껴졌거든요. 그런 전환점의 시기에 느낀 것들이 있었을까요?

저에게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는 경험하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정말 큰 사랑을 경험하면서 그 사랑에 부응하고자 책임감을 원동력 삼아서 살았던 것 같고요. 그거를 이제 한 10년 넘게 하다 보니까 또 앞으로의 10년을 도모해 봤을 때는 좀 지금 지쳐 있다고 느꼈어요. 이제껏 내가 해온 방식으로는 나를 채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경험을 정의하는 데만 한 5년에서 6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던 것 같고요. 지금은 오히려 다시 뭔가 경험의 시기로 돌아가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느끼고 싶다는 욕망이 커지고 있어요. 근데 감사하게도 또 운명처럼 그런 저의 고민의 깊이가 깊어지던 찰나에 〈파친코〉라는 작품을 만나서 완전히 전환하고 왔던 것 같아요. 새로운 에너지로 제가 찾던 방식이 이런 거구나 완전히 느끼고 왔던 작업이었고요. 이렇게 가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드니까 저의 삶에서도 많은 것들이, 또 제가 사고하는 것들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개인 인스타그램을 보니까 요즘 자전거에 푹 빠지신 것 같던데, 일상을 보낼 때는 뭘 하면서 보내시는지 관심사나 취미도 궁금해요.

저는 명확하게 자연 속에 있을 때 힐링이 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자전거는 저한테 너무 좋은 수단 중의 하나인 거죠. 사실 술도 막 즐겨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밖에 나올 일이 많지 않거든요. 근데 이제 자전거를 통해서 자주 나오게 되고, 그러면서 편하게 한강을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요. 훨씬 더 편해진 것 같아요. 그냥 쫄쫄이 차림으로 다녀요. 그런 것들이 많이 편해지는 것 같고요. 그리고 저는 이제 유튜브로 세상을 바라보는데요. 쉬는 날은 5시간, 6시간씩 유튜브로 아주 다양한 주제들을 다 봐요. 경제도 보고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보고요.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로서 기쁨을 느끼는 포인트는 어떤 게 있어요? 현장에서 얻는지 아니면 관객의 반응을 보고 얻는지 궁금해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가까이서 만나서 그 눈빛들을 제가 느낄 때 그때 가장 성취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오랜 시간 일하다 보니까 아주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팬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난 되게 의미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낄 때 제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 생겨나요.

이민호 배우는 궁극적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연기하세요?

이제 서른 중후반쯤 되니까 이 직업이 갖고 있는 의미와 소중함에 대해서 진짜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AI 시대에 점점 더 돌입할수록 결국 ‘인간이 인간다운 게 무엇인가’가 가장 중요한 물음이 되는 시대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 직업을 가졌다는 게 너무 소중해요. 제가 정의하는 좋은 배우란 좋은 인간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더 많은 이야기를 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저를 만들고 싶고요.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를 제가 포용할 수 있는 인간이 됐을 때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다 열린 상태로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그런 상태라고 자신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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