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전설적인 쌍둥이 스타, 케슬러 자매 89세로 동반 안락사

앨리스 & 엘렌 케슬러, 11월 17일 뮌헨 자택에서 같은 날 생 마감... "함께 떠나고 싶었다"

앨리스 케슬러(Alice Kessler)와 엘렌 케슬러(Ellen Kessler)
앨리스 케슬러(Alice Kessler)와 엘렌 케슬러(Ellen Kessler)

1950~60년대 유럽 엔터테인먼트계를 풍미했던 독일의 전설적인 쌍둥이 엔터테이너 앨리스 케슬러(Alice Kessler)엘렌 케슬러(Ellen Kessler)가 지난 11월 1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근교 그룬발트의 자택에서 안락사를 통해 89세의 나이로 함께 세상을 떠났다.

두 자매의 죽음은 "같은 날 함께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그들의 오랜 소망에 따른 것이었으며, 독일의 안락사 합법화 법에 따라 이루어졌다.

1년 전부터 신중하게 준비된 동반 안락사

독일 인도적 죽음 협회(DGHS)는 케슬러 자매가 1년 이상 전부터 협회 회원으로 등록했으며, 특정 날짜에 함께 세상을 떠나고자 하는 소망이 그들의 결정을 이끈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협회 대변인 베가 베첼은 "두 자매의 죽음에 대한 소망은 신중하게 고려되었고 오랜 기간 지속되었으며 정신적 위기와는 무관했다"고 설명하며, 자매의 자기결정권에 따른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케슬러 자매는 2024년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 중 한 명이 먼저 가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매우 견디기 어렵다"며 "같은 날 함께 떠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밝힌 바 있다.

앨리스 케슬러(Alice Kessler)와 엘렌 케슬러(Ellen Kessler)
앨리스 케슬러(Alice Kessler)와 엘렌 케슬러(Ellen Kessler)

동독 탈출부터 글로벌 스타로

1936년 나치 독일에서 태어난 케슬러 자매는 어린 시절 무용을 시작했다가 1952년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하며 전문 엔터테이너로서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들은 파리의 유명 카바레 리도(Lido)에서 공연하며 이름을 알렸으며, 프랭크 시나트라, 프레드 아스테어, 해리 벨라폰테 등 당대 최고 스타들과 함께 무대에 섰다. 1959년에는 서독 대표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출전했으며, 에드 설리번 쇼에 여러 차례 출연하며 미국 대중에게도 익숙한 얼굴이 되었다.

특히 1963년에는 라이프 매거진 표지를 장식하며 "독일에서 온 센세이션: 케슬러 쌍둥이"라는 타이틀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탈리아의 '국민 쌍둥이'

케슬러 자매는 특히 이탈리아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그들의 사망 소식에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가 출연했던 옛 텔레비전 쇼를 재방송하기로 하는 등 현지에서의 사랑이 매우 깊었음을 보여준다.

두 자매는 그룬발트의 인접한 두 아파트에 거울처럼 연결된 공간에 살며 매일 정오 함께 점심을 먹는 등 평생을 함께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뮤지컬에 출연하는 등 만년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두 자매는 자신들의 유골을 어머니 엘자와 반려견 옐로의 유골과 함께 하나의 항아리에 안치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으며, 국경 없는 의사회에 유산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은 2020년 연방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따른 안락사를 특정 조건 하에서 합법화했으며, 케슬러 자매의 동반 안락사는 이 법에 따라 존엄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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