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과 사는 남자〉 박지훈 배우 인터뷰는 1부에서 이어집니다.

유해진 배우는 박지훈 배우와 연기하면서 에너지에 정말 많이 놀랐다고 했어요. 유해진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제가 선배님의 연기를 이렇게 평가할 그런 거는 아닌 것 같고요. 선배님이랑 촬영하면서 매 순간순간 놀랐었어요. 선배님이 주시는 에너지 너무 놀랐어서 ‘선배님이 주신 에너지를 정말 받아서 잘 드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나중에 촬영이 끝나고 선배님이 “연기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돌이켜보면 그거를 잘 지켜내 왔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과 저의 그런 에너지가 터지는 그런 순간순간들이 잘 묶여져 오지 않았나... 참 다행이면서도 선배님께 너무 감사한 그런 마음입니다.
유해진 배우와의 코믹한 장면이 꽤 있어요. 특히 왕 앞에서 얼떨결에 욕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촬영 에피소드는?
저는 코믹적으로 가면 안 되는 캐릭터고 선배님은 연기를 워낙 잘 하시는 선배님이시니까. 근데 촬영 현장에서 너무 웃긴 거예요. 그렇게 막 호탕하게 웃으면 안 되는데 너무 웃겨 가지고 여러 테이크 갔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사실 그 왕 앞에서 면전에 대고 이렇게 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되게 힘들 것 같은데 그게 순간적으로 나온 거니까... 그 순간이 너무 웃겼고 재미있게 촬영했었어요. 여러 번 NG가 났던 걸로 기억해요.

한명회 역 유지태 배우와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한명회와 이홍위가 대면하는 첫 장면 있잖아요. 그게 기억이 나요. 그게 제 첫 촬영 날이었는데 밖에서 신하들이 소리를 지르고 그런 소리들 사이에서 홍위가 가만히 앉아있잖아요. 이제 슛을 들어가고 유지태 선배님이 터벅터벅 걸어오시는데 누군지 알잖아요. 사실은 누가 오는지 알잖아요. 저도, 이홍위도. 근데 정말 눈을 못 마주치겠더라고요.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데도 선배님의 그런 위압감, 아우라 같은 게 보였어요. 그래서 장항준 감독님께 ‘정말 못 마주치겠다, 눈을. 무서워서. 제가 너무 집중을 한 상태여서인지 모르겠는데 제 감정은 선배님의 눈을 못 마주치겠다’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그럼 너 편한 대로 해. 너 마음 가는 대로 해”라고 해주셔서 뭐 정말 그 위압감에 눌려서 제가 선배님을 쳐다보지 못했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후반부에서는 두 인물이 기싸움을 펼치기도 하는데요, 그때 당시의 케미스트리는 어땠어요?
유지태 선배님이 주시는 에너지도 무서울 정도로 강렬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네놈이 감히 왕족을 능멸하는가” 하니까 “저것이 아직 왕인 줄 아는구나” 하고 대면하게 되는데 사실은 (홍위도 한명회가) 너무 무서운 거죠. 아직 그 무서운 감정이 남아 있음에도 이제 내가 원하는 것들, 내가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호통을 쳤겠지만... 사실은 아직도 너무 무서운 존재로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네, 그런데도 그걸 숨기면서 극을 이끌어 가야 했었던 거고... 사실 선배님이 주신 에너지가 낮은데도 그 주시는 에너지가 너무 무서울 정도로 강렬했었던 것 같아요.

장항준 감독이나 유해진 배우나 박지훈 배우는 20대지만 20대 답지 않은 진중함이 있다고 했는데, 이런 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배님이랑 감독님이 해 주신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렇게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닌 것 같고요. 그러니까 매사에 저는 조금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런 게 선배님과 감독님께서 예쁘게 봐주신 것 같은데… 제가 딱히 무언가를 ‘이렇게 잘 보여야지’, ‘오늘은 뭔가 이렇게 해서 이렇게 다가가 봐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런 부분을 보시고 너무 예쁘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살갑게, 사람처럼 다가오는 모습이 정말 저를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근데 생각해 보니까는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다 비슷비슷하네요. 저랑 그런 비슷한 면들이 있네요.
이홍위에게 엄흥도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시나요.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보자면 결국은 아버지 같은 존재이지 않았을까... 이 사람의 진심을 알고 그 사람이 하는 행동들을 보며 엄흥도라는 분은 이홍위를 아들처럼 바라봤을 것 같고요. 저는 아버지처럼 바라봤을 것 같아요. 저희가 그린 역사가 혹여나 사실이면... 네, 저는 아버지처럼 바라봤을 것 같아요.

금성대군 역의 이준혁 배우와 한 화면에 담기지 않아서 아쉽다는 반응도 있던데.
진짜 너무 아쉬워요. 스케줄이 있어서 제가 이준혁 선배님 촬영 있는 날 못 갔거든요. 선배님 뵙고 인사를 너무 드리고 싶었는데 그날 못 간 게 아직까지도 한이고요. 인터뷰 끝나고 그 VIP 시사회 때 선배님께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너무 죄송하지만 지금이라도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돼서… 사실 한 번도 겹치지를 못해요. (두 사람이) 유배지가 달랐기 때문에 만나는 장면은 없었지만, 그 한마음 한 목표를 향해서 달려갔다라는 그 에너지가 너무 선배님이랑 저랑 잘 맞았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설 연휴를 겨냥해서 개봉하는 영화입니다. 한국영화계가 힘들다는 시기에 이렇게 개봉하는데,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제가 필모가 많은 편도 아니고 사실 거진 스크린 데뷔작이거든요. 그래서 한국 영화가 지금 너무 어렵다고 하는 거는 맞아요. 실감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로 인해서, 저희가 했던 작품으로 인해서 다시 영화가 살아난다면 너무 좋겠지만 제가 그거를 바꿀 수 있거나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사실 부담이랄 것도 아직 가질 수가 없는 위치인 것 같아요. 이것도 많이 영화를 해보고 막 이것저것도 해보고 그랬으면, 유해진 선배님이나 유지태 선배님처럼 작품이 많고 쌓아온 게 많으면 뭔가 느낄 법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저는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와 정말 잘 돼야겠다’라든지 그런 생각 같은 부담감을 가질 정도의 위치는 아닌 것 같아요.
장항준 감독이 이런 팔로워 수를 가지고 있으면 사진이라도 하나 SNS에 올리라고 했다던데요.(웃음)
맞아요. 제가 인스타 활동을 사실 너무 안 해서… 사실 너무 좀 조심스러운 말인데요, SNS의 중요성을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너무 어려워요. 일단 뭐 하나 올리기도 사실 되게 조심스럽고요. 그것 때문에 안 하는 것도 있지만… SNS에 이렇게 빠지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을 계속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막 주변에서도 그래요. ‘좀 사진이라도 좀 올려라’, ‘글이라도 좀 올려라’, ‘게시물이라도 좀 올려라’ 그러는데 사실 그렇게 올리는 게 제 본모습 같지도 않고요. 그냥 모르겠어요. 올리는 게 되게 부끄러워요. ‘저 봐주세요’ 하는 것 같고(웃음) 되게 낯섭니다. 그런 걸 하나하나 올리는 게 낯섭니다.
원래 아역 배우를 하다가 아이돌로 전향을 했잖아요. 아역 배우 활동을 접고 아이돌로 데뷔하기까지의 공백기는 어떻게 보냈나요?
사실 중학교 때까지는 연기에 미쳐 있었었어요. 실제로도 예술중학교에서 연기를 계속 배우고 있었고, 소소하게 저희 과 친구들이랑 작품들을 준비해서 무대에 올리기도 했었고요. 시험을 보기도 했었고 그때까지는 막 연기에 되게 갈망이 있었고 ‘어떻게 하면 이 무대 연기에 대한 자유로움, 좀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공백기라고 해서 놀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공부랑은 사실 조금 거리가 좀 떨어져 있었고요.(웃음) 연기에 대한 그런 갈망이 있다가 이제 춤, 팝핑이라는 춤 장르에 너무 빠져버려서 그때부터 ‘그럼 춤이랑 연기도 하는 아이돌을 해보자’ 해서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연기를 살짝 내려놓고 가수 활동에 집중을 했었던 것 같아요.

〈프로듀스 101〉에서 센터에도 서고 그래서 원래 끼가 많은 성격인 줄 알았는데 MBTI가 INFP시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카메라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카메라가 보이면 순간순간 나오는 저도 모르는 그런 끼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이제 그걸 지금 보니 ‘왜 저렇게 했지?’(일동 웃음) 약간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아하니 순간순간 나오는 그런 끼들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원래는 ENFP였다가 이제 INFP로 바뀌었는데, 워너원 초반 때부터 20살 한 중반까지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걸 되게 좋아했었고 혼자 있는 걸 잘 못하고 주변에 누가 있어줘야 되고 의지하는 경향이 컸는데... 이제 솔로 활동을 하다 보니 조금 더 혼자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되고 혼자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더 많이 알아갔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저조차도 조금 변한 것 같습니다.
워너원 재결합이 발표됐는데, 멤버들은 〈왕과 사는 남자〉에 무슨 얘기를 해주던가요?
응원 진짜 너무 많이 해줬고요. 안 그래도 오늘 VIP 시사회 때 멤버들이 오기로 해줬어요. 본인들이 먼저 오겠다고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고요. 사실은 저희를 아직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기다리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뭐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제가 주도하진 않았어요. 이제 형들이 ‘한번 모여서 해보자’라고 했을 때 정말 흔쾌히 수락을 했었고요.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하)성운이 형이나 (황)민현이 형한테도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아역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시나요?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면서 스쳐 지나가는 생각 중에 ‘아 정말 연기라는 것을 그래도 오랫동안 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도 그런 아역 경험이 주가 돼서 제가 연기를 또 했던 건은 아닌 것 같고요.
장항준 감독은 박지훈 배우를 굉장히 집중하는 학생 느낌이라고 하시던데, 이번 영화를 함께하면서 발전한 부분이 있으신지.
감독님이랑 리딩 정말 많이 했고요. 발전한 부분은 작품 안에, 캐릭터 안에 어떤 디테일들을 만들어가는 과정들을 되게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이 대사에 힘을 더 실어줄 수 있을지, 무게를 더 실어 줄 수 있을지… 장항준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많이 해 주셨어요. 대사의 어미나 이런 것들에 힘을 주면 조금 더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 이런 말들을 실제로 많이 해 주셔서 그런 것들을 많이 배웠고요. 사실 디렉션이 워낙 너무 정확하시고 너무 이해가 잘 되게끔, 배우가 이해가 잘 되게끔 디렉션을 주셔서 그래서 그렇게 집중해서 수업 듣는 학생처럼 들었던 것 같습니다.
호랑이에게 호통치는 장면, 실제 촬영 현장도 궁금해요. 비하인드가 있을까요?
제가 기억하는 그날은 되게 기분 좋은 날이었어요. 바람도 날씨도 너무 완벽했었고... 그 에너지를 폭발하는 장면에서도 여러 방면, 여러 가지로 찍어봤던 것 같아요. "나에게 와라, 네 상대는 나다"를 그렇게 좀 소리를 치면서 할 건지, 아니면 그냥 혼자 읊조리듯 대사를 할 건지 뭐 이런 식으로 되게 많이 다양하게 찍었던 것 같은데 그런 장면들이 기억나네요.

장항준 감독이 기자간담회에서 ‘월드 스타’라고 박지훈 배우를 소개했는데, 그 수식어에 동의하시나요? 그리고 이렇게 주연작 개봉을 앞두고 연기에 대한 자신감은 생기셨는지요?
일단 동의는 안 하고요. (웃음)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셨는지 물어보셨는데, 아직 자신감이 들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도... 확신이라든지 자신감은 아직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너무 조심스럽고요.
어떻게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됐는지, 그리고 다시 연기 활동에 박차를 가하면서 연기의 재미는 무엇인지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정말 어렸을 때 TV에 나오는 분들을 보고서, 그게 무슨 작품인지도 기억이 안 나요. 그 TV에 나오는 분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TV에 나오고 싶다”라고 해서 “나도 저렇게 될래”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이제 그 당시 조금 유명했었던 어떤 연기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어요. 너무 어렸어서 뭘 배웠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긴 하는데 그런 것들을 배우고 졸업을 했죠. 그러고 아역 생활을 시작하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지금 딱 느끼는 거는 ‘아 카메라랑 너무 친하다’라는 게 사실 느껴져요. 그런 건 참 다행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카메라 보면 이렇게 좀 울렁증이 생기거나 긴장돼서 울거나 하는 친구들도 있잖아요.
근데 어렸을 때부터 카메라랑 계속 컨택을 해서 그런지 카메라에 대한 거부나 긴장하는 거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작품을 매번 찍어가면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새로운 호흡들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을 보고 배우는 게 연기의 재미인 것 같아요. 내가 이 캐릭터로서 연기를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 캐릭터에 빠져서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 어떻게 대사를 치시는지, 어떻게 기브 앤 테이크가 되는지 이런 궁금증을 가지면서 현장에서 만들어내고 이런 과정들이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배우 박지훈으로서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지 도전을 다 해보고 싶고요. 근데 그런 생각도 있어요. ‘아, 얘는 되게 슬프고 혼자 동떨어져 있는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어? 내가 진짜 이런 캐릭터만 잘 어울릴까?’라는 생각도 들긴 들었었어요. 그래서 다양하게 작품들을 일단 도전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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