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영화관 횡단하는 홍진훤의 첫 극장 개봉 영화 ‘오, 발렌타인’ 3월 11일 개봉

2004년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박일수 열사와 함께했던 두 사람의 역사적 증언을 통해 포기할 수 없는 투쟁과 혁명을 이야기한다.

2004년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박일수 열사와 함께했던 두 사람의 역사적 증언을 통해 포기할 수 없는 투쟁과 혁명의 가능성을 감각하는 영화 〈오, 발렌타인〉이 다가오는 3월 11일 개봉한다.

 

지난해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프런티어 섹션에서 첫 공개된 〈오, 발렌타인〉은 〈멜팅 아이스크림〉으로 한국 영화의 새로운 작품 세계를 선보였던 홍진훤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2004년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였던 박일수 열사의 투쟁을 출발점으로, 그를 기억하는 두 주인공의 인터뷰, 시, 노래를 통해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진실한 노동의 대가가 보장되는 일터를 향한 이야기를 전한다. [2024 부산비엔날레], [2025 타이틀 매치] 등을 통해 전시 버전으로 선보인 바 있는 작품으로, 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양분할된 화면과 중첩되는 사운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노동과 삶을 비롯해 코뮤니즘, 에코페미니즘, 생태 운동, 퀴어링 등 동시대의 여러 의제를 따라가는 작품이다.

 

홍진훤 감독은 사진과 이미지를 둘러싼 권력관계를 관찰하고 개입하는 작업을 통해 독창적인 미학을 창출해 왔다. 특히 전작 〈멜팅 아이스크림〉은 이미지 포럼 페스티벌에서 테라야마 슈지상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미학 형식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지표성이 희박하기 그지없는 홍진훤의 현장 사진은 종종 사진의 지시성을 극단으로까지 밀어붙인다”(유운성 영화평론가), “이미지를 매개로 특권적인 역사의 복원에 의문을 던지고 균열을 내고자 한다”(김예솔비 영화평론가), “영화는 사진과 영상 매체를 대위적으로 두고 역사와 매체 그 자체의 아이러니를 보려 한다”(정지혜 영화평론가) 등의 호평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오, 발렌타인〉은 영상과 사진이라는 매체의 이질이 만드는 긴장과 불협을 영화의 주요한 언어로 끌어오며 전작에서 이어져 온 한국의 노동 운동사를 더 깊고 넓게 탐구할 작품이다.

 

전작에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지회장으로 출연했던 조성웅이 화천의 깊은 산으로 들어가 땅을 일구며 시를 쓰고, 경남 지역에서 활동하던 민중 가수 우창수는 창녕의 우포늪에서 아이들과 동요를 만들고 함께 부른다. 홍진훤 감독이 구축한 미학 속에서 공장과 도시를 떠난 두 사람이 회고하는 패배의 기억과 깊은 산의 외로움, 자본주의 바깥을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고민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두 주인공의 현재와 동료의 죽음을 통해 포기할 수 없는 새로운 혁명의 가능성을 감각해보실 수 있을 것이다. 화면 구성과 전환이 어떻게 영화의 주요한 언어가 되는지, 어떻게 두 주인공의 일상과 새로운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풍경이 만날 수 있는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감각으로 느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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