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천만 감독에 등극한 장항준 감독이 가장 아끼는 이야기 〈리바운드〉가 4월 3일 재개봉해 올봄 극장가를 다시 찾았다. 〈리바운드〉는 관객수 1,600만을 돌파한 〈왕과 사는 남자〉로 제대로 ‘리바운드’한 감독 장항준의 전작으로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다. 장항준 감독이 한국 영화의 신화를 새로이 쓰면서 영화의 감동적인 재도약 서사가 현실로 이뤄진 지금 영화 〈리바운드〉를 다시 살펴보았다. 〈리바운드〉에서는 〈왕과 사는 남자〉에 출연한 안재홍, 김민, 정진운 등의 반가운 얼굴도 다시 만나 볼 수 있다.


‘리바운드’는 농구에서 슈팅한 공이 골인되지 않고 림이나 백보드에 맞고 튀어나올 때 재빨리 낚아채 다시 기회를 만들어내는 농구 기술이다. 실수와 실패를 만회하고 경기의 흐름을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이 농구 기술의 이름을 딴 영화 〈리바운드〉는 우여곡절 끝에 준우승을 거머쥔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눈부신 ‘리바운드’를 그려낸다. 2부 리그 출신의 25세 공익 근무 요원 강양현(안재홍)은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강 코치는 슬럼프에 빠진 에이스 기범(이신영), 부상을 당하고 농구를 접은 규혁(정진운), 점프력은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순규(김택), 길거리 농구를 전전한 강호(정건주),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안지호)과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를 했지만 만년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재윤(김민)까지 모아 어렵게 팀을 결성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최약체 팀이었던 그들은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8일간의 기적을 써 내려간다.
감동 실화의 충실한 재현

장항준 감독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 내뱉은 말은 “이게 실화냐?”였다.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선수들은 8일 동안 단 한 번의 교체 없이 모든 경기를 뛰고, 전승 통과로 본선 진출을 해냈다. 해체 위기에 놓여 있던 부산 중앙고 농구부를 기사회생시키고 신화를 새로 쓴 주역은 공익 근무 요원 강양현 신임 코치다. 당시 그는 지도자로서는 어린 25살의 나이에 코치 경험도 전무했지만, 부산을 넘어 다른 지역까지 오가며 좋은 선수를 찾아내기 위해 분투했다. 선수들의 기량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대한 생각과 태도, 영양 섭취까지 꼼꼼히 챙긴 그의 남다른 노력은 선수들의 신뢰를 얻어냈다. 그 덕분에 강 코치를 믿고 따르며 열심히 훈련에 임한 6명의 선수는 마지막 결승까지 제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었다. 비록 그들은 결승전에서 고교 농구 최강자 용산고에 63-89로 패했지만, 1등보다 더 값진 준우승을 이뤄내며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투혼은 고교농구의 역사에 남았다.

장항준 감독은 이 뜨거운 감동의 순간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재현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관객들이 실화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도록 “더욱더 실화에 가깝게, 이미지나 상황을 실제와 같게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안재홍 배우는 수장의 목표에 발맞춰 일주일 만에 10kg를 증량해 강양현 코치의 외적인 이미지를 구현했고, 이에 더해 당시의 모든 경기 영상과 인터뷰, 기사 자료를 샅샅이 분석해 강 코치의 눈빛과 제스처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영화는 경기 장면의 현장감까지 살려낸다. 매 경기 장면은 문용군 촬영감독의 철저한 사전 준비로 동선을 완벽하게 맞춰 호흡을 끊지 않는 롱테이크로 화면에 담아냈다. 동시에 슬로우와 정속, 고속을 넘나드는 장면을 통해 스포츠 영화의 매력을 여실히 드러내며 박진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실제 스포츠 해설가로 활약 중인 해설위원의 극 중 해설 중계까지 더해져 경기 장면의 생동감을 더했다.
재도약의 순간을 그린 청춘 영화

장항준은 실화의 충실한 재현을 기본으로 삼되, 영화만의 독자적인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감동 실화는 오합지졸의 군단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힘을 합친 끝에 의미 있는 결과를 이뤄내는 언더독 서사로 완벽하게 거듭난다. 또 영화 초반에 서로에게 패스를 하지 않는 기범과 규혁의 갈등 관계는 「슬램덩크」의 영원한 라이벌 강백호와 서태웅을 떠올리게 한다. 이들은 크고 작은 갈등을 반복한 끝에 차츰 서로를 인정하고 둘도 없는 콤비가 된다. 〈리바운드〉의 언더독 서사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영화는 시종일관 실수와 실패는 끝이 아니라 개인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재도약의 순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극 중 강 코치의 말처럼 한 번의 실패는 가짜 실패일 뿐이다. 실패와 성공을 판가름하는 이분법을 통쾌하게 부수는 〈리바운드〉의 메시지는 경기장을 넘어서서 우리의 삶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말한다. 수많은 노력의 시간과 흘린 땀방울이 응축된 그들의 경기처럼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도 도약의 순간은 반드시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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