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만에 돌아온 ‘런웨이’는 어떨까. 20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등장인물들은 그대로다. 이토록 감동적인 일이 또 있을까. 주요 배우들이 모두 현역으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어 성사된, 특별한 팬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오는 4월 29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이번 영화에는 1편의 주역인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 등의 배우들이 귀환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원년의 제작진이 총출동했다는 점도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포인트다.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1편에 이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고, 엘린 브로쉬 멕켄나가 각본을, 카렌 로젠펠트가 제작을 맡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20년 만에 기획 에디터로 돌아온 앤디(앤 해서웨이)가 럭셔리 브랜드의 임원이 된 에밀리(에밀리 블런트)와 재회하고,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다시 한번 패션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모든 커리어를 거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렇다면, 새로운 ‘런웨이’는 정말 20년 전의 영광을 다시 소환할 법할까. 지난 7일 오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속 약 20분가량의 장면을 담은 푸티지 시사회가 진행됐다. 푸티지 영상은 ‘왜 앤디는 다시 런웨이로 돌아가게 됐는지’를 말하는데, 영상에 담긴 내용은 이렇다.
20년 전, 저널리스트를 꿈꾸며 어쩌다 패션지 ‘런웨이’에서 미란다의 조수로 일했던 앤디는 20년 후, 어엿한 프로 기자가 되었다. 그는 우수한 기자에게 수여하는 ‘골드 키보드’ 시상식 자리에서, 돌연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는다. 사유는, 다름 아닌 그가 재직 중인 매체 ‘뉴욕 뱅가드’의 재정난. 해고 통보를 받은 앤디는 ‘골드 키보드’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분노에 찬 채 ‘저널리즘의 필요성’에 대해 피 토하며 역설하고, 그의 연설 영상은 알고리즘을 탄다.

한편, 패션지 ‘런웨이’에는 여전히 압도적인 아우라를 풍기는 미란다가 편집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나이젤(스탠리 투치) 역시, 현역 디렉터로 미란다의 곁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런웨이는 모종의 실수로 인해 광고주들이 모두 등을 돌릴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에 본사에서는 앤디가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역설한 수상소감 영상을 보고, 앤디를 ‘런웨이’의 기획 에디터로 스카우트한다.
미란다를 다시 만난 앤디는 그를 보고 더없이 반가워하지만, 정작 미란다는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웃음 포인트다. 나이젤이 앤디를 두곤 ‘에밀리 중 하나’였다고 말했음에도, 미란다에게 앤디는 그저 그런 비서 중 한 명이었을 터. 어쨌거나, ‘런웨이’의 기획 에디터가 된 앤디와 편집장 미란다는 광고주들을 설득하려 디올을 방문하는데, 하필 미팅에 나온 디올의 임원이 에밀리였다.

20년 전, 미란다에게 쩔쩔매던 에밀리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관계는 역전됐다. 에밀리는 이제는 주님보다 더욱 고귀한 ‘광고주님’이 되어 직업인 대 직업인으로 미란다를 만난다. 에밀리의 무리한 요구 역시, 군말없이 들어주는 미란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런웨이’ 역시, 돈 앞에 장사 없구나 싶은 씁쓸함을 맛보게 된다. 다만, 한결같은 것은 바로 에밀리의 성격이다. 다시 런웨이로 돌아온 앤디를 보고 에밀리는 특유의 콧대 높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여전히 차갑고 날 선 독설을 날려 1편의 팬들에게 더없이 반가움을 안긴다.
1편의 팬들에게 선사하는 이스터 에그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매년 봄이면 소환되는 ‘밈’인 “Florals? For spring? Groundbreaking”(“꽃? 봄에? 정말 참신하네”)라는 대사를 기억한다면, 잠깐 스쳐 가는 ‘Spring Florals’ 문구에 더없이 반가움을 느낄 터다. 더불어, 1편에서 미란다가 역설하던 ‘세룰리안 블루’ 장면을 기억한다면, 2편에서 앤디가 세룰리안 블루 컬러의 착장을 입은 장면을 보고 감동을 금치 못할 터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관객들과 함께 살아 숨 쉬며 세월을 지나온 캐릭터들이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통해 다다른 현재의 삶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영화는 변화하는 매체 환경과 저널리즘의 쇠퇴라는 묵직한 현실을 꼬집어내는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리와 위상을 지키기 위한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4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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