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장수 인기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서바이버(Survivor)’의 상징적인 호스트 제프 프로브스트(Jeff Probst·64)가 생방송 파이널 무대에서 우승 길목의 핵심 탈락자를 미리 공개해 버리는 초유의 방송 사고를 냈다.
■ 생방송의 묘미? 치명적인 실수… 불도 안 붙였는데 탈락자 스튜디오 소환
21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데드라인과 워싱턴 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밤 방송된 CBS ‘서바이버 50: 팬들의 손에(In the Hands of the Fans)’의 3시간짜리 라이브 파이널 무대에서 제프 프로브스트가 진행 도중 대형 스포일러 실수를 저질렀다.
사고는 최종 3인(Final 3)에 합류할 마지막 생존자를 가리는 운명의 ‘불 피우기 챌린지(Fire-making challenge)’ 직전에 발생했다. 이번 시즌 마지막 면역(Immunity)을 획득해 최종 3인 진출을 확정 지은 오브리 브라코(Aubry Bracco)가 조 헌터(Joe Hunter)를 구제하면서, 남은 두 명의 출연자 리조 벨로빅(Rizo Velovic)과 조나단 영(Jonathan Young)이 단 하나의 결승 티켓을 두고 불 피우기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제프 프로브스트는 방송상에서 이 숨 막히는 결투 영상이 송출되기 직전, 스튜디오에서 대기 중이던 리조를 무대 앞으로 불러내 그의 불 피우기 기술에 대해 인터뷰를 시도했다. 문제는 그가 중간 광고로 넘어가기 직전, 리조를 향해 “이번 시즌 배심원단(Jury)에 합류하게 된 마지막 탈락자”라고 소개해 버린 것이다. 아직 시청자들은 두 사람 중 누가 불 피우기 대결에서 패배했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 “아직 불 안 피웠는데요?”… 얼어붙은 스튜디오와 프로브스트의 동공지진
순간 스튜디오의 공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현장에 있던 방청객과 스태프 중 누구도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지 않자, 상황 파악이 안 된 프로브스트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라며 어리둥절해했다.
이에 배심원석에 앉아 있던 레전드 출연자 시리 필즈(Cirie Fields)가 황당하다는 듯 “아직 불 피우기 대결 방송이 안 나갔어요”라고 지적했다. 그제야 자신이 방송 편집 순서를 착각해 결과를 스포일러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프로브스트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라이브 스튜디오 안은 관객들의 비명과 웅성거림으로 가득 찼다.
■ “이것은 서바이버의 마지막 반전”… 위기를 기회로 바꾼 베테랑의 재치
광고가 끝난 후 무대로 돌아온 프로브스트는 베테랑 방송인답게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그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이번 방송 사고를 ‘서바이버의 공식 트위스트(반전 장치)’로 포장했다.
프로브스트는 “저는 생방송을 참 사랑한다”고 웃어넘기며, “혹시 혼란스러우실 분들을 위해 설명해 드리자면, 이건 이번 시즌의 마지막 트위스트다. 우리는 이것을 ‘미래 엿보기(A peek into the future)’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선언해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 이어 그는 “자, 그럼 이제 리조가 불 피우기 대결에서 조나단에게 처참하게 패배하는 ‘과거의 장면’을 다 함께 감상하시겠다”며 자연스럽게 VCR 영상으로 화면을 넘겼다.
■ 역대급 해프닝 속 최종 승자는 ‘삼수생’ 오브리 브라코
비록 호스트의 대형 실수로 인해 긴장감은 다소 김이 빠졌지만, 이번 ‘서바이버 50’ 기념비적 시즌의 최종 우승은 치열한 두뇌 싸움 끝에 오브리 브라코가 차지했다. 2016년 ‘서바이버: 카오롱’ 당시 압도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녀는, 세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최종 생존자(Sole Survivor)의 타이틀과 함께 미스터비스트(MrBeast)의 후원으로 두 배 증액된 200만 달러(한화 약 27억 원)의 역대급 상금을 거머쥐었다.
한편, 이번 파이널 방송에서는 화제의 출연자인 찰리 데이비스와 카밀라 카르티게수가 유명 화제작 ‘화이트 로투스(The White Lotus)’ 시즌 4에 카메오로 캐스팅되었다는 깜짝 소식도 함께 전해져 생방송 사고의 충격을 유쾌한 축제의 분위기로 전환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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