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체〉 전지현 배우 인터뷰는 1부에서 이어집니다.
또한 아래 내용은 영화 〈군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는 점을 명시합니다.
![영화 '군체' 속 장면 [쇼박스 제공]](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5-22/22fd6df3-a935-463f-8d94-c4cb969cbbd3.jpg)
피 칠갑한 레인코트를 입어도 비주얼이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다만 저는 조금 억울한 게 저는 상황에 충실했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과하게 좋은 반응이 나왔다. ‘청바지에 흰 티를 입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하시는데 정말 그것만 입었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사실 바로 전작 〈북극성〉에서도 (제 비주얼은) 좋았다.(웃음) 〈군체〉에서 이런 평이 더 많은 게 신기하다. 외모에 대한 평가에 부담이 있진 않다. ‘안되겠다’보단 나으니까,(웃음) 하지만 생각하시는 것처럼 의도하진 않았다.
체력이 좋기로 유명하시다. 하루에 4시간씩 러닝을 한다는 말이 있던데.
하루에 4시간은 절대 아니다. 그렇지만 운동은 매일 한다.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져야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몸도 노력하면 발전하고. 시간은 가니까 노환은 있겠지만, 그 시간이 천천히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추천해준다면?) 음, 본인에 맞는 운동을 하면 된다.(웃음) 이런 적이 있다. 어떤 60대 어르신이 있었는데, 80대 어르신이 “내가 60만 되도 뛰어다니겠다” 하시더라. 그때는 저도 놀랐지만 생각해보면 20년 젊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위로가 됐다. 지금부터 뭐 하나 해도 60대에 완성할 수 있다. 그래서 본인이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해'라고 말하겠다.(웃음)
여배우로서 나이가 든다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예전만큼 많은 기회가 있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어지는 건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일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근래 활동이 부쩍 늘었다.
의도한 건 아니다. 아무래도 좋은 작품에 인연이 많이 닿아서 그런 것 같다. 작업했을 때 반응이 좋으면 정말 좋다. 장르는 다양하게 들어온다. 은근히 골고루 들어온다.(웃음) 어떨 때는 작품이 많이 들어오지도 않는데, 제가 작품을 많이 안 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럼 어떤 종류의 작품에 특히 더 끌리는 편인가.
영화를 하는덴 책임감이 있다. 관객들이 시간 내고 돈 내고 극장에 오시는 거다. 그래서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작품에 출연해야 하지 않나, 그런 책임감과 생각이 조금 있다. 개인적으로는 장르에 특별히 국한되지 않는다. 재밌는 거면 다 좋아한다. 요즘은 구교환씨 나오는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를 재밌게 보고 있다.(웃음) 박해영 작가님 작품들 다 봤다. 지금은 연상호 감독님의 페르소나로서 차기작에 집중하고 싶다.(웃음)
〈군체〉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오랜만의 영화라서 작품 선택이 더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군체〉 시나리오 봤을 때 좀비의 새로운 매력들, 그리고 감독님이 담은 메시지 같은 것도 좋았다. 영화 본 관객들이 ‘긴박하게 흘러간다’는 후기를 많이 남기셨는데, 제가 첫날 첫씬 촬영에 좀비를 만났다.(웃음) 얼마나 영화가 스피디하고 긴박한지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관객들이 보고 싶겠다 생각할 수 있었다. 그 장면이 고수 배우와 있는데 좀비가 튀어나오는 장면이다. 촬영할 때는 ‘이게 맞나’ 생각하기도 했는데(웃음) 저 또한 관객 후기 같은 감정을 느꼈다.

고수 배우도 짧고 굵게 등장하는데 현장에서 같이 작업한 과정은 어땠나.
고수씨는 저와 마찬가지로 연상호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어서 특별출연하신 걸로 알고 있다. 제가 고수씨와 작업해보니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그런 점에서 작업할 시간이 길지 않은 게 아쉽다. 다음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고수씨가 특별출연이라 현장 외에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는데 회식, 인터뷰, 포스터 촬영 현장 등 정말 최선을 다해주시더라. 저런 모습은 본받아야겠다 생각했다.
액션이 아쉬워질 즈음에 나오는 카 체이싱 장면도 인상적이다.
빌딩에서 나올 때 쾌감이 있다는 말을 관객들이 많이 하시더라. 영화의 떡밥 회수들이 순조롭게 되는 모습에 통쾌함, 이런 걸 〈군체〉의 재밌는 요소로 많이 말씀하셨다. 그 카 체이싱 장면은 스턴트액터가 직접 운행하시고 저는 하는 척만 한 거였다. 그렇지만 진짜 재밌었다.(웃음) 평생 살면서 범퍼카 수준의 운전만 하다가 그 자동차에 타서 사람들을 칠까 말까 하는 스릴을 느끼면서 촬영할 때 스트레스 해소가 됐다. 막판 앤트밀 장면은 시나리오에서도 기대가 됐다. 영화에서 가장 크게 주는 메시지이자 사람들이 좋아할 장면이 아닐까 싶었다. 많은 배우들이 나와서 연기를 할 때 전율하는 순간이 있었다.
100억 원대 영화에서 원톱을 맡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성배우다. 그렇지만 스스로 톱스타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요즘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는 반응도 있다.
연상호 감독님이 옆에서 자꾸 “톱스타”라고 하셔서 아니라고 한 거다.(웃음) 영화는 오랜만에 했지만 그동안 꾸준히 작품을 했다. 배우가 작품 홍보할 때 기회가 많이 없다. 오랜만에 영화를 하다보니 홍보수단이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노출이 적었던 거지, 어떤 작품을 했을 때 홍보를 소홀히 한다거나 이런 건 없었다. 그런 게 시기가 안맞은 것 아닌가 싶다. 대작에 어울리는 배우라고 말씀해주시는 것도 감사하다. 그냥 어렸을 때부터 활동하면서 배우가 연기를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대신 다른 점이 있을 때 나는 뭘 해야 할까, 배우로서 마켓이 넓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다보니 해외에서 러브콜이 있을 때 주저 없이 선택했고, 그러다보니 이런 액션이나 장르에 상관없이 많은 것들을 소화해냈어야 했던 경험들이 쌓여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을 자연스럽게 넓어지지 않았나 싶다. 이런 좀비라는 장르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배우가 되지 않았나 싶다.

2편을 한다면 좀비들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상상한 적이 있나?
AI가 얼마나 발전하느냐에 따라?(웃음) 좀비가 가진 형태가 〈군체〉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자 소재라서 그 영감을 받은 AI의 발전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고보니 전지현 배우는 평소에 AI를 얼마나 사용하는지도 궁금하다.
〈군체〉 촬영할 때만 해도 사람들이 AI를 실시간으로 사용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때는 챗지피티한테 사주 보고 애니메이션 스타일 프로필 사진을 만드는 그런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다 물어보고 그러지 않나. 지금은 완전 달라졌다. 저도 모르는 거 궁금한 거 있으면 다 물어본다. 아, 저는 사주 안 믿는다.(웃음)
AI로 배우 없이 영화를 만드는 세상이 실제로 왔다.
영화배우들이 나오지 않아도 AI로 실제 배우처럼 만들어내고 적은 자본으로 영화를 뚝딱 만든다. 그런 얘기가 있고 실제 사례도 있으니 다가올 미래인 건 확실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공부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모르겠다. 〈군체〉에서 좀비가 발전하는 속도를 보면 위협할 수도 있다? 〈군체〉 홍보로선 그렇게 말하고 싶다.(웃음)
출연 배우로서 〈군체〉의 최고 셀링 포인트를 뽑는다면?
감독님께서 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미 담겨 있다. 저는 좀비라는 장르의 재미를 충분히 느끼셨으면 좋겠다. 저는 한국영화에서 〈군체〉라는 영화가 회자될 것 같다. 변화하는 사회에서 〈군체〉가 주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좀비라는 장르를 즐기고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