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유정수, 박창진 등 각계 인사 총출동, ‘제6회 프라이드 갈라’ 성료!

신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아이다호(IDAHO: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를 기념하여 열린 행사다.

사단법인 신나는센터(이사장 김조광수)가 주최한 제6회 프라이드 갈라가 지난 5월 22일(금)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대연회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신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아이다호(IDAHO: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를 기념하여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정계·재계·외교계·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포럼부터 시상, 축하공연, 만찬까지 이어진 풍성한 프로그램이 차별 없는 사회를 향한 연대의 밤을 수놓았다.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

 

이날 행사의 축사는 정치·외교, 경제산업, 시민사회학계를 아우르는 세 명의 인사가 맡았다. 1791년 프랑스 혁명의 격동 속에서 세계 최초로 동성애를 비범죄화하고, 2013년 동성결혼을 법제화하며 평등의 가치를 세계에 증명해 보인 프랑스를 대표해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가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 그의 참석은 이날 행사에 각별한 의미를 더했다.

 

HP 문지원 상무
HP 문지원 상무

올해로 4년째 프라이드 갈라와 함께하고 있는 HP 프린팅 코리아를 대표해서는 문지원 상무가 김광석 대표의 축사를 대독했다. HP가 오랫동안 실천해온 핵심 가치 '포용(Inclusion)'이란 누군가를 특별히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사람이 자신의 고유성으로 존중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한에이즈학회 손장욱 회장
대한에이즈학회 손장욱 회장

마지막으로 내년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생존을 넘어 존엄으로’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대한에이즈학회의 손장욱 회장이 단상에 섰다. 바이러스와 싸우던 학회의 시선이 이제 그 뒤에 가려진 사람의 삶을 향하고 있다는 그의 축사는, 의과학적 진실이 어떻게 인권의 방패가 될 수 있는지를 이 자리에서 직접 증언하는 시간이 됐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제6회 프라이드 어워드 수상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제6회 프라이드 어워드 수상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프라이드 어워드 시상식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영예의 수상 단체로 선정됐다. 2007년 반차별공동행동 결성 이후 20여 년간 평등행진, 전국순회 평등버스, 국민동의청원 '10만행동', 국회 앞 단식투쟁 등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일관된 활동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수상을 위해 이날 행사장을 찾은 것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장예정 상임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장애여성공감 진은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이종걸 공동대표, 인권운동사랑방 대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장길완 집행위원, 무지개행동 박한희 전 집행위원 등 연대체를 함께 일궈온 이들이었다. 이들은 173개 회원 단체를 대신해 무대에 올랐다. 이날 시상자로는 제5회 프라이드 어워드 수상자인 방송인 홍석천이 나서, 수상의 바통을 직접 건네며 자리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제6회 프라이드 어워드 수상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제6회 프라이드 어워드 수상

수상 소감에서 장예정 상임집행위원장은 올해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 권고가 있은 지 꼭 20년이 되는 해임을 상기시키며, 법무부가 성적 지향을 비롯한 7개 차별금지 사유를 삭제한 채 법안을 냈던 그 절박함에서 이 운동이 시작됐고, 그것이 성소수자 운동과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 소감 말미에 먼저 떠난 동료들을 기억했다. 제2회 프라이드 어워드 수상팀의 구성원이었던 故임보라 목사, 그리고 올해 마침내 설립 허가가 난 변희수재단의 주인공인 故변희수 하사와 함께 받는 상이라고 했다.

 

"전국을 걸어보고, 곡기도 끊어보고, 100만 명이 넘게 모인 광장에서도 외쳐보았지만 차별금지법 제정은 여전히 '나중에'를 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광장에서 끊이지 않았던 목소리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커밍아웃에서 희망을 발견하며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그날까지 함께해 달라"는 그의 마지막 말에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질병관리청 에이즈관리과 유정희 과장 감사패 수여
질병관리청 에이즈관리과 유정희 과장 감사패 수여

 

 

시상식에 이어서는 특별한 순서가 마련됐다. 신나는센터는 지난 수년간 질병관리청과 함께 HIV/AIDS 예방과 감염인에 대한 편견 종식, PrEP 지원사업 확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지난해 세계 에이즈의 날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질병관리청장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은 그 감사의 마음을 돌려드리는 자리로, 김조광수 신나는센터 이사장이 질병관리청 에이즈관리과 유정희 과장에게 직접 감사패를 전달했다.

 

유정희 과장은 "2019년부터 지금까지 편견과 차별에 맞서며 우리 사회에 '존엄'이라는 화두를 던져온 프라이드 갈라의 활동에 깊은 감동과 경의를 표한다"며 "질병관리청은 모든 개인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존중받으며 차별 없이 예방과 치료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민간의 유연함과 전문성을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삼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

스페셜 토크에서는 서울 익선동 '청수당', 창신동 '우물집' 등의 프로젝트로 도시의 풍경을 바꿔온 유정수 글로우서울(GLOW SEOUL)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단순한 인테리어를 넘어 낙후된 골목에 고유한 서사를 불어넣어 상권 전체를 살려내는 '도시 재생'의 전문가로 불리는 그는, 이날 공간 기획의 언어로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풀어냈다.

 

이날 유정수 대표는 “익선동을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의 사례를 통해, 공간이 살아나는 핵심은 화려한 외형이 아니라 그 공간이 품는 이야기와 환영의 태도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포용적인 공간을 설계한다는 것이 결국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허락하는 일이라고 설명하며, “프라이드 갈라와 같이 특정한 누군가를 환영하는 자리를 사회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지속적이고 강력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참석자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제6회 프라이드 갈라 사전 포럼 현장
제6회 프라이드 갈라 사전 포럼 현장

또한, 본행사에 앞서 열린 포럼은 올해 ‘이태원과 종로, 데이팅 앱을 가로지르는 HIV와 PrEP 이야기’를 주제로, HIV 예방과 PrEP 확산을 위한 현장 중심의 심층 대화를 이어갔다. 사회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감염내과 김태형 교수가 맡았다. HIV 감염 취약군을 오랜 시간 진료해온 임상 전문가로서 의료 현장과 커뮤니티 양쪽을 깊이 이해하는 그의 진행 아래, 이날 포럼은 정책, 현장, 커뮤니티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입체적인 대화의 장으로 꾸려졌다.

 

서울 이태원에서 글램 라운지, 프로스트, 비스트로 멕시를 운영하는 박정근 대표, 종로에서 대표적인 퀴어바 '프렌즈'를 이어온 천정남 대표, 글로벌 LGBTQ+ 데이팅 앱 '히세이'를 운영하는 백문성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각자의 현장에서 바라본 HIV와 PrEP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피아니스트 조재혁,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오프닝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이 17세기 프랑스 바로크 음악가 륄리와 라모의 작품을 연주하며 행사의 서막을 장식했다. '궁정의 가면 아래, 사랑과 정체성이 춤추던 순간들'이라는 주제 아래, 억압된 시대에도 지워지지 않았던 사랑과 정체성의 흔적을 음악으로 표현해 큰 호응을 받았다.

 

만찬 중에는 시티 파크 트리오가 올해 사후 35주기를 맞은 밴드 퀸(Queen)의 리더 프레디 머큐리를 추모하는 재즈 공연을 선보였다. 재즈 보컬 ASH AHN, 피아니스트 김무원, 재즈 뮤지션 Simon, 기타리스트 김재윤, 베이시스트 주지호, 드러머 강정혜가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 'Another One Bites the Dust' 등 퀸의 대표곡을 재즈로 재해석한 무대가 이어지며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환영사하는 사단법인 신나는센터 김조광수 이사장
환영사하는 사단법인 신나는센터 김조광수 이사장

김조광수 이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프라이드 갈라는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더 넓어지고, 더 많은 이야기들을 품어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가 아니라, 어디까지 갈 것인가"라며, "차별이 없는 사회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우리의 선택과 행동,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쌓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누구도 자신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함께 기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프라이드"라는 말에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한편, 신나는센터는 2013년 9월 7일, 우리나라 최초의 공개 동성결혼식인 '김조광수·김승환의 당연한 결혼식'에서 모인 축의금으로 시작된 성소수자 문화예술 비영리법인이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와 프라이드 엑스포 등 매년 1만여 명이 참여하는 주요 성소수자 문화예술 행사를 주관하며 성소수자 인권 향상과 HIV/AIDS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프라이드 갈라는 한 해 동안 성소수자의 권익 증진 및 HIV/AIDS에 대한 편견 타파에 기여한 인물 및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고, 이를 축하하는 공연과 디너 리셉션으로 구성되는 연례 행사다.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프랑스 파리·칸, 홍콩, 캐나다 토론토, 독일 뒤셀도르프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매년 열리는 갈라 행사의 형식을 국내에 도입한 것으로,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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