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국내에서도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의 전설적인 시트콤 ‘알프(ALF)’에서 외계인을 가족으로 맞아들인 다정하고 현명한 어머니 ‘케이트 태너’를 연기했던 베테랑 배우 앤 셰딘(Anne Schedeen)이 세상을 떠났다.

■ 미드 황금기의 아이콘, 77세로 하늘 별이 되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와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앤 셰딘은 향년 7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유족과 동료들의 슬픔 속에 전해진 비보에 할리우드 방송가는 물론, 80년대 추억을 공유하는 전 세계 미드 팬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 ‘알프’의 영원한 어머니… 수줍은 소녀가 이뤄낸 할리우드 기적
1949년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농가에서 주 하원의원의 딸로 태어난 고인의 본명은 루앤 루스 셰딘(Luanne Ruth Schedeen)이었다. 어린 시절 그녀는 식탁보 밑에 숨어 어른들의 이야기를 훔쳐볼 정도로 극도로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딸의 심각한 대인기포증을 걱정한 어머니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포틀랜드 시민 극장의 청소년 연극 반에 등록시킨 것이 그녀의 위대한 연기 인생의 시작이었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녀는 1974년 ‘식스 밀리언 달러 맨(소머즈·육백만불의 사나이 시리즈)’의 단역을 시작으로 할리우드에 발을 들였다. 이후 70~80년대 미국 TV 드라마의 전성기를 이끌며 ‘에머전시!’, 명작 시트콤 ‘치어스(Cheers)’, ‘세 남매(Three's Company)’ 등 수많은 인텐폴 작품에 단골 게이머이자 감초 캐릭터로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을 다졌다.
그녀의 인생을 바꾼 일생일대의 대표작은 1986년부터 1990년까지 NBC에서 방영된 시트콤 ‘알프(ALF)’였다. 멜막 행성에서 지구로 불시착한 털보 외계인 ‘알프’를 비밀리에 거두어 키우는 태너 가문의 중심축 ‘케이트 태너(Kate Tanner)’ 역을 맡은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사고를 치는 외계인을 따뜻하게 타이르고 때로는 따끔하게 혼내는 현실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알프는 상업적으로 엄청난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안방극장에 가족 시트콤의 바이블로 자리 잡았다.
■ 카메라 뒤에서도 빛났던 따뜻한 품성… 은막 뒤 자선가로의 삶
알프 종영 이후 영화 ‘헤븐스 프리즈너(1996)’, 드라마 ‘저징 에이미(2001)’ 등을 끝으로 사실상 연기 일선에서 물러난 앤 셰딘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삶을 선택했다.
특히 2015년부터는 비영리 자선 단체인 ‘홀리데이 히어로즈(Holiday Heroes)’의 공식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결손 가정과 빈곤층 아동들을 지원하는 자선 사업에 헌신, 드라마 속 ‘케이트’처럼 현실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어머니 같은 따뜻한 온기를 나누어 주었다.
1972년 연극 무대에서 만나 10년 열애 끝에 결혼한 남편이자 유명 재능 에이전트인 크리스토퍼 바렛(Christopher Barrett)과의 사이에 외동딸 테일러(Taylor)를 두고 있던 고인은, 가족들의 배웅 속에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앤 셰딘은 한 세대의 안방극장에 가장 포근한 안식처를 선물했던 배우”라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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