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변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조금 젊어지고 있다고 할까. 2026년을 흔든 영화, 그리고 그 감독들이 ‘나이값’(p)을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현재 한국에서도 흥행을 새로 쓰고 있는 〈백룸〉을 비롯해 영화제 공개를 앞둔 〈옵세션〉, 그리고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적지만 감독 본인이 적극 추진 중이라는 〈아이언 렁〉까지. 2026년 호러 장르와 할리우드의 새로운 지반을 마련하고 있는 젊은 세 감독을 소개한다.
케인 파슨스
〈백룸〉 1,000만 달러 =〉 2억 7,000만 달러

난다 긴다 하는 재능러들이 즐비한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현시점 가장 ‘천재’라는 단어가 적합한 사람은 〈백룸〉의 케인 파슨스(Kane Parsons) 감독이다. 〈백룸〉으로 영화계에 정식 데뷔한 그의 나이는 올해로 20살. 본인의 유튜브 채널 ‘케인 픽셀스’로 ‘백룸’ 시리즈를 공개하던 때에는 10대 청소년이었다. 그런 그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제임스 완의 영화사 ‘아토믹 몬스터 프로덕션’,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배급사 ‘A24’ 등은 이 젊은 재능러의 〈백룸〉을 장편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출권까지 쥐여줬다. ‘백룸’은 일상적인 공간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리미널 스페이스(Liminal Space) 장르를 토대로 했는데 장편 영화 〈백룸〉은 그런 백룸을 발견한 클락과 그의 정신과 주치의 메리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동안 유튜브로 연재한 영상의 복선들을 좀 더 구체화하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정립했다. 〈백룸〉의 제작비는 알려진 바에 따르며 1천만 달러인데, 이미 전 세계 2억 7천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대박을 거뒀다. 거의 개봉과 동시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면서 일찌감치 속편 제작이 확정돼 케인 파슨스는 현재 속편을 준비하고 있다.

커리 바커
〈옵세션〉 75만 달러 =〉 3억 3,400만 달러

만일 케인 파슨스가 올해 데뷔하지 않았다면, 올해 모든 부러움의 시선은 커리 바커(Curry Barker)에게 향했을 것이다. 올해 장편 〈옵세션〉을 선보인 커리 바커는 배우 겸 감독으로 꾸준히 단편영화를 연출해왔고, 2024년 첫 장편 〈우유와 시리얼〉(Milk & Serial)을 유튜브로 공개했다. 호러계의 명품 레이블 ‘블룸하우스 프로덕션’과 예리한 선구안으로 최근 할리우드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배급사 ‘네온’은 그에게 가능성을 보고 신작 〈옵세션〉으로 할리우드 입문을 도왔다. 〈옵세션〉은 짝사랑하는 여성이 자신만 바라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 남자가 겪게 되는 일을 그린다. 한국은 개봉 전이지만 북미에선 〈백룸〉보다 2주 먼저 개봉했는데, 단연코 올해의 성공이라고 불러도 될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박스오피스 3억 달러를 돌파한 〈옵세션〉의 제작비는 고작 75만 달러. 제작비 대비 400배가 넘는 수익을 남기며 단연 2026년 최고의 언더독 신화를 썼다. 이 기세를 타고 블룸하우스는 그와 함께 차기작과 차차기작까지 함께 할 예정이며 그다음 타자로 A24가 등판해 〈텍사스 전기톱 학살〉 리메이크를 맡길 예정이다. 현재 그의 나이는 26세로, 앞으로의 작품 활동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커리 바커 역시 ‘that's a bad idea’라는 구독자 141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이다.

마크 피슈바크
〈아이언 렁〉 300만 달러 =〉 5,000만 달러

마크 피슈바크(Mark Fischbach), 이름이 낯설다. 그가 2026년 선보인 〈아이언 렁〉도 낯설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 정식 소개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몇몇 사람들에겐 〈아이언 렁〉이란 이름도, 그리고 마크 피슈바크 대신 마키플라이어(Markiplier)라는 이름은 낯익을지 모르겠다. 유튜버 ‘마키플라이어’로 활동 중인 마크 피슈바크가 첫 영화로 선택한 〈아이언 렁〉은 2022년 발매해 인기를 끈 동명의 인디 호러 게임을 원작으로 한다. ‘피의 바다’를 탐사하게 된 한 죄수의 여정을 그린 〈아이언 렁〉은 300만 달러의 저예산 영화로 잠수정의 한정적인 공간과 심리적인 공포를 최대한 활용했다. 사실상 어떤 스튜디오의 지원을 받지 않고 마크 피슈바크가 연출, 제작, 주연, 배급까지 모두 담당했기에 진정한 독립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 개봉 이후 북미에서만 3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까지 성공했다. 현재까지의 성적은 전 세계 5천만 달러. 마크 피슈바크의 나이는 1989년생으로 만 37세로 앞선 두 감독처럼 젊은 감독이라 보기 어렵다. 하지만 영화 전반에 필요한 업무를 홀로 담당해 개봉까지 완주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자수성가형 감독으로 박수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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