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을 떠났던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어디선가 본 듯한 이 이야기에 동화풍의 설정을 더해 독창적인 영화로 완성된 〈그림자 아이〉가 7월 1일 개봉했다. 〈그림자 아이〉는 금옥(임수정)의 첫째 딸이자 수안(박소이)의 언니 수련(유나)이 세상을 떠나고 3년 후, 두 사람 앞에 수련과 똑같은 얼굴을 한 재인(유나, 1인 2역)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밤의 문이 열린다〉로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 선 유령과 한 소녀의 조우를 그렸던 유은정 감독이 7년 만에 꺼내든 신작으로 한층 더 몽환적인 미스터리를 선사한다. 2025년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후반작업으로 단장을 마친 〈그림자 아이〉, 장편영화 두 편만으로도 본인의 인장을 뚜렷하게 남기고 있는 유은정 감독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림자 아이〉가 개봉합니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관객분들이 영화 어떻게 봐주실까 좀 떨리고 한편으로는 또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는 것이 기쁘기도 합니다.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첫 공개 후 VFX 작업을 더 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수정했나요?
저희가 시나리오상 검은 공간이라고 부르는, 그 시간이 흐르지 않는 다른 세계가 당시에는 약간 우주 콘셉트로 그림을 그렸었어요. 그러다가 수정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그 세계를 동화의 세계로 가져오기 위해서 그림 작업을 더 했어요. 그 공간을 그 이야기의 세계로 바꾸는 작업이 그 사이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림자 아이〉는 동화적인 설정과 자살 유족에 대한 얘기가 같이 이렇게 혼합이 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아이디어가 어디서 시작됐을지 궁금하더라고요.
이야기의 시작점은 수안(박소이), 수련(유나), 금옥(임수정)의 가족이 있는데 거기서 만약에 수련이라는 친구가 어떻게 보면 이유를 모른 채로 먼저 떠나버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었어요. 사실은 자조모임(질병, 심리적 문제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이야기에 들어오게 된 거는 금옥이라는 캐릭터가 이 상실을 어떻게 품어내려고 할까라고 했을 때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들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 기획하거나 시나리오를 쓴 초반에는 자조모임은 없었어요.
그렇게 방향이 잡히면서 금옥이 심리상담가로 설정이 된 거겠군요. 실제로 취재 같은 것도 병행하셨나요?
오픈된 이야기들, 그러니까 이미 방송이나 유튜브 등에서 유족분들께서 오픈해 주신 이야기들을 많이 참고했던 것 같고요. 그런 곳에서 그분들이 하신 말씀들이 사람들한테 뭔가 도움이 된다, 연결감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해주신 얘기라고 생각했어요. 따로 인터뷰 취재도 생각은 했는데 시도하진 않았어요. 너무 조심스러웠고, 그분들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 오픈된 자료들을 중심으로 자료 조사를 했던 것 같아요. 책이랑 유튜브, 관련 논문들에서 조사했습니다

원래 〈두 번째 아이〉로 공개하셨다가 개봉 전에 〈그림자 아이〉로 제목을 바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나리오를 쓸 당시에 재인이처럼, 이 집안의 저주가 ‘두 번째 아이’가 태어나는 것과 ‘블랙 웰’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적었어요. 또 수안이라는 아이가 둘째 아이라서 수안이를 뜻하는 제목이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두 번째 아이라는 제목이 영화를 본 관객은 이해가 가지만 제목으로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 어떤 이야기인지 장르인지 궁금증을 생길 수 있는 제목이 필요했어요. 두 번째 아이라는 제목은 좀 명확하지 않을 수 있겠다 싶어서 제목을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느낄 수 있는 〈그림자 아이〉로 바꾸게 됐어요. 다른 후보들은 엄청 많았는데요. 그림자 아이를 뚫고 올라올 만큼의 후보는 없었던 것 같아요.

박소이 배우와 유나 배우가 자매로 출연했잖아요. 자매니까 닮은 것을 중점으로 캐스팅했나 싶었는데, 기자간담회 때 얘기하신 걸론 캐스팅에서 닮은꼴인 건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았고요. 저는 두 사람이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았다고 느꼈거든요. 두 배우를 어떻게 캐스팅하게 되셨나요?
처음 수안 역으로 박소이 배우님을 캐스팅했고 유나 배우님을 그다음에 캐스팅하게 됐어요. 제가 한 고민은 이거였어요. (수련, 재인 역으로) 박소이 배우와 닮은 배우를 찾을지, 아니면 연기를 정말 잘하는 유나 배우와 함께 할지. 당시에 저는 유나 배우와 소이 배우가 닮았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거든요. 유나 배우는 〈유괴의 날〉(2023, ENA)이나 〈굿 파트너〉(2024, SBS) 같은 전작에서 어른스러운 아역으로 많이 나왔고, 소이 배우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어떤 귀여움과 순수함이 막 뿜어져나오는 배우였으니까요. 그래서 되게 다른 분위기를 가졌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수안에게 수련은 언니고 재인이는 친구니까 이 다른 캐릭터를 어떤 배우가 해주실 수 있을까… 이미지가 먼저냐, 이 다름을 표현할 수 있는 연기가 먼저냐 했을 때 연기가 맞다는 생각을 하고 유나 배우를 만나게 됐어요.
두 배우 다 이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잖아요. 어떤 식으로 디렉팅을 주셨나요?
유나 배우에게 각 캐릭터마다 어떤 전사를 가졌는지 알려줬어요. 재인이는 이런 전사를 가졌고 이럴 때 이렇게 하는 사람이고 수련이는 이런 집안에서 이렇게 자랐고 이럴 때는 이런 행동을 하는 친구예요,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크게 재인과 수련을 나눠서 얘기했는데, 사실 유나 배우는 처음 미팅 자리에서 가볍게 리딩을 할 때도 두 캐릭터에 뭔가 차이를 주면서 연기해줬어요. 그래서 나중에 저희가 나눈 캐릭터 얘기는 그것에서 디벨롭된 얘기들이었고, 제가 시나리오에 다 표현하지 못한 전사 이런 걸 얘기드리게 됐어요. 예를 들면 재인이 같은 경우에는 할머니랑 사이가 어땠고 할머니는 어떤 사람이었고 뭐 이런 얘기를 드리고 수련이 같은 경우에도 수련이는 수안과 금옥과 있을 때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고 어땠고 이런 것들을 좀 더 디벨롭해서 얘기를 나눴어요.

임수정 배우는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는데, 처음 합류한 계기는 배우로서였잖아요. 시나리오의 어떤 점에 출연하게 됐는지 얘기했나요?
임수정 선배님은 일단은 이 시나리오가 가진 세계관을 좋아하셨어요. 선배님이 과학이나 어떤 물리 같은 거에 되게 관심이 많으세요. 그래서 양자역학 같은 책을 읽는 걸 좋아하세요. 양자역학에서는 사실은 시간이 흐른다는 개념이 아니라 개별 존재들의 시간이 있다거나 분산돼있다는 식으로 말하잖아요. 선배님은 〈그림자 아이〉 시나리오가 약간 그런 걸 품고 있는 걸 되게 재미있어하시면서 세계관을 재미있어하셨어요. 둘째로는 이 금옥이라는 캐릭터를 한번 연기해 보고 싶으시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했고요. 세 번째로는 저희가 프리 프로덕션을 하던 시기에 〈장화, 홍련〉이 20주년으로 상영회가 열렸어요. 김지운 감독님하고 GV를 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그때 〈장화, 홍련〉을 보니까 이 영화 생각이 나셨대요. 그런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어요.
※ 〈그림자 아이〉 유은정 감독 인터뷰는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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