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팝 데몬 헌터스〉 다음은 〈동궁〉이다! 오컬트, 사극, 미스터리, 판타지, 액션 등을 모두 뒤섞은 복합장르의, 복합적인 매력의 K-콘텐츠가 탄생했다. 올해 초, 넷플릭스가 공개한 ‘2026 글로벌 라인업’ 영상에 아시아 작품 중 유일하게 포함된 〈동궁〉이 지난 17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동궁〉은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남주혁)과 비밀을 간직한 궁녀 생강(노윤서)이 왕(조승우)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넷플릭스 시리즈다.
배우 남주혁은 〈동궁〉에서 현실 세계와 귀의 세계를 오가며 귀신들을 베어 죽이는 인물을 맡아, 초현실적인 존재들을 대적하며 검을 활용한 액션을 펼친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눈이 부시게〉 등에서 맑고 청량한 청춘의 얼굴을 해왔던 그는 군 전역 후 첫 복귀작이자 30대의 새로운 포문을 여는 첫 선택으로 사극 오컬트 액션 활극 〈동궁〉을 꺼내 들었다.
군 복무 시절 대본을 읽으며 “상상력이 폭발했다”던 그는, 귀의 세계를 실제로 구현한 세트장에서 마치 한 편의 콘솔 게임 속 ‘무비 컷’을 완성하듯 거침없이 몸을 던졌다. 마치 게임을 하는 듯 〈동궁〉에 신나게 임했다는 남주혁은 ‘구천’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갔을까.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배우 남주혁과 씨네플레이가 만나 〈동궁〉의 비하인드부터 연기에 임하는 태도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래에 대화의 전문을 옮긴다.

군 전역 후 공식적인 첫 인터뷰입니다. 마침내 시청자들에게 〈동궁〉을 선보이게 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재작년 대본을 받은 시점부터 시작하면 벌써 거의 한 3년이라는 시간이 된 것 같은데요. 오픈하기까지 긴 시간 속에서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품을 했다는 것에도 너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되게 떨리기도 하고 긴장도 되는 것 같아요.
군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동궁〉을 선택하셨습니다. 군대에서 이 작품의 대본을 읽고 선택했다고요. 왜 〈동궁〉을 선택했나요.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변함없는 건, 재미있는 대본을 보면 꼭 하고 싶어진다는 사실이에요. 〈동궁〉 속 ‘귀의 세계’, 그리고 귀매, 사연이 있는 귀신들, 왕족의 비밀스러운 스토리들이 재미있었고요. 또 궁과 전혀 맞지 않는 구천이라는 인물이 궁에 들어갔을 때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하는 궁금증들이 이 작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었던 것 같아요.

앞서 무서운 것을 잘 보지 못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동궁〉 역시 무서운 작품이라, 그런 부분에서 망설임은 없으셨나요. 〈동궁〉 작가님의 전작 〈불가살〉이나 〈손 the guest〉 등과 이번 작품이 어떻게 차별화되는 것 같나요.
사실 무서운 것을 잘 못 보는데, 대본을 읽었을 때는 무섭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동궁〉이라는 작품이 주는 여러 세계관들이 흥미롭게 느껴졌지, 너무 무섭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지금까지도요. 그런데 〈동궁〉 대본의 차별점이라면, 새로운 캐릭터들이었어요. 절에 있고 싶어 하지 않는 구천이라는 캐릭터, 그리고 꺼먹살이 같은 존재들이 궁 안의 인물들과 명확하게 대비가 될 만큼 통통 튀었어요. 다른 세계의 캐릭터들이 한 작품 안에 공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 새로웠어요.
앞서 구천이라는 캐릭터가 궁 안의 인물들과 명확하게 대비되는 캐릭터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궁과 ‘귀의 세계’라는 두 대립적인 공간 속에서 구천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할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나요?
저는 이 구천이라는 인물이 정말 궁 안과는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는 곳에 가서, 얼마나 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면서 궁과의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그리고 구천에게는 궁이라는 공간보다도 귀의 세계가 더 편하게 보였으면 좋겠었고요.
메이킹필름을 보니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 앞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 합을 맞추는 장면이 무척 많더라고요. 허공이나 특수 복장을 한 연기자들을 보며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상상력을 발휘하며 연기한 과정은 어땠나요?
오히려 저는 CG와 함께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제 상상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힘들지만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또 현장에서는 그것을 극복해 줄 수 있는 장치들이 너무 많았었고요. 그래서 되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공개하신 사진을 보니, 마지막 8회 하이라이트 액션 신에서 초록색 쫄쫄이를 입은 배우들과 합을 맞추셨던데요. 배우로서 몰입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전혀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 장면 같은 경우, 마지막 회차이다 보니까 그동안 쌓아왔던 캐릭터의 감정이 풍부하게 잘 완성이 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또한 초록색 옷을 입은 분들조차, 인간의 형태를 숨긴 상황이잖아요. 그런 식으로 접근을 하니까 좀 더 쉽게 적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한 분이 쫄쫄이를 벗고, 저에게 “형!” 이러는 거예요. 봤는데 군대에서 2주간 같이 훈련받았던 친구였어요. 그 친구가 무용수를 하는데, 거기 있었던 거죠. 제가 그 친구에게 “네가 여기 왜 있어?”라고 하고, 그 친구는 “형은 여기 왜 있어요?”라고 하고.(웃음)
〈안시성〉의 전쟁 액션이나 〈비질란테〉의 현대물 액션과 달리, 이번 〈동궁〉에서는 귀신을 상대로 한 검술 액션이 주를 이룹니다. 준비 과정은 어떠셨나요?
아무래도 액션스쿨을 자주 갔어요. 〈안시성〉은 전쟁 속에서 살기 위한 처절한 액션이었다면, 〈동궁〉 같은 경우에는 접근 방법 자체를 다르게 했어요. 귀의 세계에서 귀신들과 본의 아니게 다투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원한이 있는 귀신들을 좋은 곳으로 잘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액션에 대한 연구를 했어요. 그래서 귀신들을 공격한다는 마음보다는, 어떻게 하면 서로 안 다치고 안전하게, 각자 원하는 바를 이루면서 그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액션스쿨도 자주 가고, 현장에서도 많이 연습하고, 집에서도 액션스쿨에서 찍어온 영상들을 보면서 연습하기도 했어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양기를 빼앗긴 피폐한 상태의 구천이가 훨씬 매력적이라는 반응도 나옵니다.(웃음) 양기가 있을 때와 완벽히 빼앗겼을 때, 연기적 차별점은 어떻게 두셨나요?
일단 구천이의 시작점부터가, 양기가 없다고 설정이 된 상태예요. 그래서 현실 세계의 구천은 이미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태이고요. 마치 ‘아 이러다가는 내가 조만간 정말 가고 싶지 않았던 귀의 세계에서 악귀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요. 그래서 현실의 구천이는 안 그래도 없는 양기를 어떻게든 지키려고 했어요. 그래서 구천이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 몸을 정말 최소한으로 움직이면서 귀신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좁은 공간 안에서 잠을 청하고 있죠. 그러다가 본의 아니게 궁으로 가게 되는데요. 그곳에서 구천이는 내가 이렇게 해도 죽고, 저렇게 해도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얼마 남지 않은 양기를 지키려고 했을 거예요. 그러다 극이 진행되면서 점점 구천이는 안 그래도 없는 양기를 더욱 잃어 가죠. 그래서 양기를 잃으면서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까 했을 때, ‘애초에도 피폐한데 그냥 더 피폐해지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액션도 힘 있는 액션이라기보다는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액션으로 흐름을 변환하는 게 맞는 것 같았고요. 또, 구천이가 현실 세계에서는 세상과 단절한 상태로 있고, 뭐든 ‘싫다’ 하며 투정을 부리는 상태였다면, 구천이가 귀의 세계에서 존재했던 모습이 오히려 편안한 상태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6화에서 구천은 갇히게 되잖아요. 그 장면에서 남주혁 배우가 양기가 없어지는 모습이 실제로 보였는데요. 살도 빠진 것 같았고요.
6화에서는 갇혀서 누워 있는데, 정말 이상하게 힘이 없어지는 거예요. 정말 큰 소리도 안 나오고, 잠기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해야 하나. 일부러 물도 안 마셨거든요. 몇 시간 동안만 그런 디테일을 살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살은 의도적으로 뺀 것도 있지만, 자연스레 빠지기도 했어요. 신체적으로 움직이는 신들이 많다 보니까, 하루에 12시간을 액션 신만 소화하는데, 중간에는 갑자기 밥 먹을 힘이 없는 경우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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