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 배우 남주혁 인터뷰는 1부로부터 이어집니다.

현실 세계에서와 귀의 세계에서 구천의 외형의 차이도 눈에 띄더라고요. 스타일링은 어떻게 차이를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현실 세계는 상투를 틀고 있고 풍수사로서의 복장을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쉽게 표현하자면 현실 세계는 공부를 좀 하는 쪽, 귀의 세계는 예체능 쪽으로 스타일링을 했어요.(웃음) 귀의 세계 같은 경우에는 활발한 움직임이 많은 곳이라 더욱 풀어헤친다거나, 현실 세계 같은 경우에는 사건 해결에 대한 작전을 짜고 수사를 해야 하는 모습으로 외형을 완성했어요.
특히 8회의 하이라이트 액션 장면에서는 애니메이션 〈이누야샤〉를 연상케 한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았어요. 귀의 세계 속 구천을 만들며, 특별히 참고하신 레퍼런스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하는데, 그 게임들 속에 ‘무비 컷’이라는 것이 있어요. 게임 중간중간, 게임 속 장면들을 몇 분씩 영화처럼 만들어놓은 건데요. 요즘은 그 ‘무비 컷’을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기도 해요. 저는 게임을 그 무비 컷을 보는 재미로 즐겨 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장르 게임을 많이 하고, 무비 컷들을 접하다 보니까, 그런 것에서 도움을 받았어요. 액션 장면의 움직임이라거나 태도 등을 상상할 수 있었고요. 〈동궁〉과 장르는 다르지만 ‘갓 오브 워’, ‘콜 오브 듀티’, ‘라스트 오브 어스’, ‘엘든 링’ 등의 수많은 게임에서의 경험치들이 〈동궁〉 속 귀의 세계에서 액션을 하는 데에 도움을 줬어요.
게임과 무비 컷을 워낙 좋아하시니, 〈동궁〉을 찍고자 했을 때, 마치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아 내심 신났을 것 같아요.
제가 게임을 하면서 무비 컷을 영화나 드라마라고 느끼는 것처럼, 반대로 저는 〈동궁〉이라는 작품 자체가 게임처럼 느껴졌거든요. 물론 CG도 많았지만, 현장에는 귀의 세계가 실제로 80% 이상 구현이 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정말 귀의 세계에 들어온 것 같았죠. 날씨와 같은 디테일만 CG고, 모든 것은 다 현장에서 미술로 완성이 되어 있었어요. 배우 입장에서는 정말 귀의 세계 그곳 자체에서 연기를 했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예요. 색감까지도요.

귀의 세계 세트장의 미장센과 더불어, 구천이와 ‘꺼먹살이’와의 호흡도 화제입니다. 형체 없는 존재와 연기하기 위해 현장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이 친구가 좀 복병이었는데요.(웃음) 연기를 할 때 실제 크기의 모형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형이 움직일 수는 없으니까, 슛이 들어가면 꺼먹살이 모형은 빠져야 해요. 그래서 리허설할 때, 저는 꺼먹살이만 보고 있었습니다. 계속 보고 있다 보면 잔상이 남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랑 곧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오래 봤죠. 그리고 제가 어떻게 움직이고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꺼먹살이가 더욱 귀엽고 매력 있게 구현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독님과 함께 상상하고 얘기하면서 연기했어요.

구천과 생강과의 케미스트리에 대해서도 궁금해요. 시청자들 사이에서 생강과 구천의 관계가 과연 로맨스일지, 아닐지에 대한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남주혁 배우가 정의한 두 사람의 관계는 무엇인가요?
애초에 저희 대본에서는 로맨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웃음) 구천과 생강은 전우애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어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보니까, ‘전우애가 생겼으면 좋겠다’가 첫 번째였고요. 그리고 그 이후에 파생되는 감정들은 시청자들이 만들 수 있게끔 어느 정도의 장치만 던져주자 싶었어요. 오픈이 되고 난 상태에서 시청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잘 됐다, 원하던 방향대로 그려졌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승우, 장영남 등 베테랑 선배들과 함께하셨습니다. 현장에서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소회가 궁금합니다.
저는 귀신과 귀매, 생강, 물, 불, 그리고 공간들과 호흡을 더 많이 하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사실 조승우 선배님, 장영남 선배님과 같이 붙는 신이 열 신도 안 될 거예요. 그래서 더 많은 호흡을 함께하고, 더 디테일하고 다양한 감정적인 신들을 선배님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다른 배우들이 부러웠어요.

1회부터 8회까지, 매 화 구천의 액션 시퀀스가 나오는 작품이잖아요. 결과물을 본 후, 가장 만족스러운 액션 시퀀스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사실 1부부터 8부까지 나오는 모든 신이 마음에 들어서, 매번 질문받을 때마다 다른 신을 말씀드릴 수 있어요. 오늘 또 얘기하자면, 저는 첫 화에서 구천이가 연못에 들어가서 귀의 세계로 가는 시작점의 장면이 마음에 듭니다. 또 3부에 나오는 별감 액션 장면은 제가 찍은 첫 번째 액션 장면이었는데요. 로봇 암, 트리니티라는 특수 장비로 촬영해서 신선하고 새로웠어요. 그 장면에서 CG는 배경에만 사용됐고, 나머지는 다 실제로 찍은 거예요.
결말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어요. 엔딩에서 구천이는 쇠사슬에 묶인 채 다시 돌아옵니다. 태초의 귀매와 싸우러 뛰어들었는데, 어떻게 살아 돌아온 걸까요. 시즌 2를 암시하는 걸까요?
저도 그게 궁금했어요.(웃음) 분명히 저 태초의 귀매에게 ‘차라리 이대로 그냥 악귀가 될 바에는 한 번 붙어보겠다’라는 마음으로 귀의 세계에 다시 뛰어들잖아요. 그런데 여쭤보니 꺼먹살이와 함께 태초의 귀매와 싸웠대요. 그런데 실패로 끝났고, 다시 어떻게든 살기 위해 도망쳐 나왔고. 아니면 태초의 귀매와 또 다른 계약을 했을 수도 있죠. 저도 만약에 시즌 2가 나온다면 그 태초의 귀매와 꺼먹살이와 구천이가 어떻게 액션을 하면서 도망쳐 나올 수 있는지부터 시퀀스가 풀리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동궁〉은 전역 후 복귀작이자, 30대 배우 남주혁의 포문을 여는 작품입니다. 20대의 ‘청춘스타’ 타이틀을 지나 30대의 남주혁은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20대 때는 ‘청춘 하면 떠오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저의 꿈이자 오랜 목표였는데요. 30대 때는 조금 더 다양한 장르와 모습으로 각인이 되고 싶어요. 〈동궁〉의 구천은 30대의 새로운 시작점에 있는 첫 번째 인물이고요. 그동안 제 작품을 보셨던 분들께는, 그 청춘 배우가 마구 구르면서 액션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배우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항상 임할 테니, 앞으로를 더욱 궁금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배우 남주혁의 차기작은 무엇인가요.
유수민 감독님의 〈코드〉라는 작품을 촬영하고 있어요. 어디까지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는데, 남주혁이라는 배우의 정말 또 다른 모습을 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안정형 배우보다는, 여러 장르를 시도하는 배우가 되는 게 저의 또 다른 목표이기 때문에, 그동안 익숙하게 봐오셨던 모습은 당분간은 못 보시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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