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백'과 '클라이맥스'의 확장, 영화 '비광' 시사회·기자간담회 현장

〈비광〉 포스터
〈비광〉 포스터

마치 장마철과 같은 영화. 눅눅하고 끈적한 공기와, 퀴퀴한 냄새까지 4D로 생생하게 전해지는 것만 같은 가족 누아르가 찾아왔다. 류승룡, 하지원, 김시아가 주연을 맡은 영화 〈비광〉이 오는 9월 2일 극장가를 찾는다. 영화는 톱스타 부부 중구(류승룡)와 남미(하지원)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김시아)로 인해 파경을 맞은 뒤,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파헤치는 진한 가족 연대기다.

영화 〈미쓰백〉(2018)으로 장편 데뷔해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지원 감독이 ENA 드라마 〈클라이맥스〉에 이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비광〉은 이지원 감독의 전작 〈미쓰백〉과 〈클라이맥스〉의 주제와 소재를 한데 엮어 확장한 작품이다. 〈미쓰백〉의 유사가족 이야기, 그리고 〈클라이맥스〉 속 정재계와 연예계의 악연까지, 신작 〈비광〉에 모두 담겼다.

〈비광〉
〈비광〉
〈비광〉

〈미쓰백〉을 통해 소외된 이들을 조명했던 이지원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뚝심 있게 펼쳐낸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이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은 꽤나 처절하고 묵직하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듯한 얼굴로 극의 중심을 잡는 류승룡, 하지원, 김시아의 연기와 극에 맛깔스러움을 더하는 김해숙, 김신영, 김영민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다.

〈비광〉
〈비광〉

야구에서 아무리 1루, 2루를 밟으며 출루를 거듭해도 결국 홈(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점수가 나지 않듯, 위태로운 세상 속에서 이들이 치열하게 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다름 아닌 가족이라는 울타리다. 다만, 유사가족의 연대라는 테마가 극의 중심인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 그리고 극의 짙고 거친 정서와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다소 겉도는 듯한 인상을 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24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비광〉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비광〉의 이지원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류승룡, 하지원, 김시아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광〉
〈비광〉

“명절 고스톱판의 ‘비광’에서 출발한 가족 누아르” 이지원 감독

이지원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비광〉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 감독은 “명절 때 가족들이 모여 고스톱을 칠 때 유독 ‘비광’ 패를 좋아하지 않더라. 유일하게 사람이 나오는 패인데 왜 안 좋아할까 궁금증이 들었고, 그 안에 담긴 사연을 알게 되면서 구상 중이던 가족 이야기에 제목으로 붙이게 됐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특히 이 영화를 ‘가족 누아르’라 명명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 영화에서 가족 소재는 보통 휴먼 드라마로 흐르지만, 우리 영화는 가족을 구해내는 과정에서 추리 요소와 유재명 배우(곽창기 역)가 펼치는 기싸움 등, 누아르적인 궤적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의 주 무대이자 사망 사건이 펼쳐지는 장소인 신림동과 우림천은 감독 자신이 6년간 골방에서 시나리오를 썼던 치열한 흔적이자, 굽이치는 물결이 굴곡진 인생을 닮아 의도적으로 선택한 장소라고 밝혔다.

〈비광〉
〈비광〉

“깍두기 국물이 눈에 들어가 사경을 헤맸다” 류승룡

류승룡은 최고의 야구 선수였지만, 지금은 딸 동주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아빠 ‘중구’ 역을 맡았다. 류승룡은 극 중 유재명과 대립하며 깍두기 국물을 뒤집어쓰는 강렬한 신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진짜 리얼 깍두기 국물로 촬영했는데, 매운 고춧가루와 까나리 액젓이 눈을 타고 들어가 물파스가 들어간 것처럼 사경을 헤맸다”며 “눈을 뜨지 못하는데도 감독님은 절대 다시 할 수 없는 신이라며 오케이를 외치셨다”고 폭로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작품에 대해 류승룡은 “밀도 있는 클래식한 영화”라고 〈비광〉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며, “함께 극장가에 걸린 영화 〈오디세이〉가 집으로 가는 여정이듯, 〈비광〉 역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상과 가족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가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비광〉
〈비광〉

“욕 연기 20점? 테라스에서 매일 욕 연습” 하지원

화려한 톱스타였지만, 한순간 추락해 생계형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남미’ 역은 배우 하지원이 연기했다. 하지원은 “배우로서 살아온 내 삶의 궤적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한 작품”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기존의 성격과 달리 거친 욕설을 뱉어야 했던 하지원은 “주변에 욕을 하는 사람이 없어 감독님께 직접 욕 녹음을 부탁했고, 엄마가 놀라실까 봐 매일 테라스에 나가 녹음을 들으며 연습했다”며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에 이지원 감독은 “하지원 배우가 너무 천사라 아무리 연습해도 욕이 입에 안 붙더라. 제 점수는 20점”이라며 “결국 후시 녹음 때 제가 욕을 해서 목소리를 변조해 넣은 신도 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지원 감독은 “오늘 아침에 하지원 배우와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다”며 하지원 배우와의 끈끈한 케미를 자랑했다.

〈비광〉
〈비광〉

“아재 개그 덕에 웃으며 촬영” 김시아

〈미쓰백〉에 이어 다시 한번 이지원 감독과 배우 김시아가 만났다. 배우 김시아는 친구의 죽음 이후 용의자로 지목되며 벼랑 끝에 내몰린 아이 ‘동주’를 연기했다.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을 연기한 김시아는 “감독님이 〈미쓰백〉에 이어 다시 믿고 기회를 주셔서 엄청난 부담감과 설렘으로 임했다”고 어른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울하고 힘든 신의 연속이었지만, 류승룡 선배님의 아재 개그가 내 취향이라 덕분에 웃으며 촬영할 수 있었다”며 선배들을 향한 훈훈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비광〉은 오는 9월 2일 개봉한다.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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