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틀 드리머즈〉 감독 이광호, 배우 유희제·김세원과의 인터뷰는 1부에서 이어집니다.
감독님이 이 꿈의 설계자가 되신 건데요. 꿈의 세계를 빌드업 하는데 있어서 본격적으로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켰나요. 레퍼런스가 있었다면요.
이광호 감독 물론 미셸 공드리의 〈수면의 과학〉을 생각했고요. 〈인셉션〉 같은 꿈을 소재로 한 영화도 떠올리긴 했죠. 하지만 최대한 이번 영화는 레퍼런스 없이 가려고 했어요. 꿈은 정말 랜덤하잖아요. 갑자기 친구들이 나타났다가 내가 거인이 되어 있기도 하는 게 꿈의 세계죠. 그걸 구현해 보고 싶었어요.
판타지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이 세탁기의 문인데요. 원형의 문이 방울의 원과 연결되면서 판타지 진입로를 완성하는데요.
이광호 감독 관객이 각자 다르지만 조금씩 그냥 따라갈 수 있는 지점만 만들어 주면 좋겠다 했어요. 원형은 포커스가 잘 되서 선택을 하기도 했고요. 뭔가 돌아가는, 순환되는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 싶었고요. 금방울 모양은들어올 수 있게 디자인을 했어요.

건우와 미나를 꿈으로 인도하는 존재인 요섭(이하랑)은 어린 아이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요. 동양적, 설화적인 요소가 가미된 이 영화 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드셨는데요.
이광호 감독 요섭은 꿈을 관장하는 캐릭터인데요. 신적인 존재라, 우리가 결국 신의 장난에서 놀아나고 있을 수 있구나 이런 느낌을 주는 인물이예요.어린이의 모습이지만 실제로 990살 일 수도 있는 캐릭터예요. 요섭을 만들 때 노인이나 난쟁이 형상을 많이 의견을 주셨는데, 저는 그게 너무 서구적인 클리셰라 그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았어요.
판타지 세계의 비주얼 적인 컨셉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도 한국적, 토속적 이라는 키워드였어요. 요섭의 한복 같은 의상이나 방울 같은 요소들이 이를 뒷받침 해주는데요.
이광호 감독 미술감독님 한테 딱 한가지 요구한 게 그 지점이었어요. ‘서양 것만 아니면 된다’ 전 항상 그 생각을 해왔거든요. 한국에서 만드는 작품인데 늘 보아 온 서구의 것이 아닌 우리 그 고유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시대에 구애받지 않고 한국적인 것에서 찾아야 겠다. 미술감독님의 아이디어가 많았어요. 감독님이 역사 공부를 좋아하셔서 정말 다양한 것들을 찾아오셨고, 방울 형태도 여러 아이디어를 접목해 지금의 형태로 만들었어요.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 과정도 궁금한데요. 두 배우의 호흡은 어땠나요.
이광호 감독 둘이 최대한 만나지 않게, 리딩도 따로 했었었어요. 그래서 하루 한 번 잠깐 인사하러 왔었고, 전체 리딩을 한 후에는 둘이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했었어요.

각자 캐릭터에 다가 간 방법도 궁금합니다.
김세원 미나는 세상과 싸워가는 인물로 보였으면 했어요. 너무 약한 모습보단 계속해서 자기 힘으로 싸워보려는 오기가 있는 한편, 상실의 아픔을 드러내 보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문득 미나가 혼자 있으면 어떤 노래를 들을까 그게 궁금해 지더라고요. 십대는 혼자 있는 시간도 많고, 한창 음악에 빠지는 시기이기도 하니까. 감독님께 여쭤봤는데 노래를 하나 공유해 주셨어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하이드어웨이’ 라는 곡인데, 그걸 듣자마자 미나가 어떤 아이인 지 감이 왔어요. 그 이후로 좀 풀렸던 것 같아요.
유희제 전 건우를 연기하면서 확실히 제 좀 어린 시절을 좀 돌아봤던 것 같아요. 운동을 하다 그만둔 경험, 당시 제 마음을 많이 떠올렸어요.
이광호 감독 희제 배우가 야구선수 출신이라 디테일이 정확했어요. 의상 피팅 할때도, 운동하는 애들은 이런 트레이닝복 안 입는다 이러면서 본인 의상을 30벌 쯤 가지고 왔어요. (웃음) 캐스팅을 하면서 많은 배우들을 검토했는데, 찌질한 백수 느낌은 찾겠는데, 건우가 가진 그 운동했던 친구의 느낌이 잘 안오는 거예요. 그러다 제 친구이자 감독이 있는데 ‘곧 뜰것 같은 배우 좀 다 보여줘 봐’ 했어요. (웃음) 그 친구가 안목이 좋거든요. 그렇게 만나게 됐는데, 찌질한 백수 느낌을 뚫고 나오는 운동성이 느껴지더라고요.

김세원 배우의 캐스팅 과정은 어땠나요.
이광호 감독 미나 역할은 오디션만 한 100명을 봤어요. 거의 마지막에 세원 배우를 만났어요. 제가 오디션 때 세탁기에서 금방울 찾는 장면을 하라고 했는데, 그걸 너무 뻔뻔하게 하더라고요. 미나가 가진 자신감, 당돌함 이런 것이 바로 느껴졌어요. 바로 미나를 찾았구나 감이 오더라고요.
현실의 만남을 넘어, 결국 두 캐릭터가 서로의 꿈으로 들어가 서로의 역할을 대리체험 해본다는 설정이 흥미로운데요. 마치 정신 상담 자료로 써도 좋을 법한 유용한 장면 연출이었어요.
이광호 감독 어쨌든 꿈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두 캐릭터가 여기를 무조건 가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말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어렵죠. 그래서 건우가 야구를 그만뒀던 시절, 이모 집으로 와서 압박감을 겪는 미나의 상황을 겪게 했어요. 서로의 꿈으로 가 내가 누군지 모르고, 당황스러운 거죠. 이 부분에 제 테마가 있는 것 같아요. 제 작품에는 정체성이라는 테마가 계속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미국에서 태어나 10년 정도 살다가 초등학교 때 한국에 왔는데, 완전히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갖기 전엔 내가 미국인인지 한국인 인지 모르겠고, 형이랑 동생 사이에서 내가 어느 쪽인지 좀 모르겠고 이런 혼란기가 있었어요. 그런 정체성의 문제가 작품으로 표현되어 온 것 같아요.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영화가 많은 한국독립 영화계에 등장한 새로운 작품인데요. 도전과 성취는 어떤 것이었나요.
유희제 일단 첫 장편 주연을 맞는다는 어떤 기대감도 있었고 부담감도 컸던 작품이었어요. 잘 끌어갈 수 있을까 싶었죠. 또 꿈과 현실의 경계를 어떻게 잘 연결하느냐에 대한 고민도 많이 있었어요. 현장에서 감독님과 스탭분들을 잘 따라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결과물을 보니까 그래도 내가 1시간 반을 끌고 갈 수 끌려갈 수 있는 있는 배우구나. (웃음) 자신감을 얻은 작품이었습니다.
김세원 제 역할로 이야기를 잘 설득을 시켜줘야겠다는 마음이 크게 들었었는데 레슬링장 위에서 싸운다든지 야구장에서 달려가면서 이모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뱉는다든지 이런 장면들이 저한테는 꽤 도전적인 장면이었어요. 이게 잘 설득이 될까, 날 믿어줄까 걱정도 했는데, 결국 내가 먼저 믿고 연기를 하면 믿어주리라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했어요. 100%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남겼다, 잘했다 싶습니다. (웃음)
이광호 감독 한국영화에서는 SF 판타지 같은 장르는 감독들이 계속 도전하고 시도하고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저도 최종적으로 이런 세계관을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이 있고요. 상업영화로 간다면 좀비물을 할 생각도 있습니다. (웃음) 다양한 창의성에 대한 자율성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끝으로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희제 현장이 너무 바빠서 정작 저희는 꿈꿀 시간도 없이 찍었는데요. 요즘 영화 러닝타임이 많이 길잖아요. 저희 영화는 러닝타임이 길지 않아요. 마음 편하게, 가볍게 신선한 세계로 한번 빠져들어볼까라는 생각을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세원 저도 촬영 끝나고 고개만 대면 잤던 것 같아요. (웃음) 꿈인 지 현실인지 모르고 열심히 찍었습니다. 독립 영화에서 본 적 없는 그런 새로운 분위기를 함께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광호 감독 당연히 관객의 반응이 걱정되는 시간인데요. 그래도 저희 좋아해 주시는 관객들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으면 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찍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이 두 배우를 보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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