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대중음악평론가)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467/q75/article-images/2026-10-21/b25cf53f-797a-40a5-aa47-73149af394bc.jpg)
죽음의 문턱에서 섭렵한 운명학, 한국 대중문화사에 남긴 불멸의 족적
한국 대중음악 비평의 지평을 넓힌 '대중음악평론가' '강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이 20일 향년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문화계에 따르면 구체적인 사인은 비공개된 가운데 이날 오후 영면에 들었다.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동 대학원 음악대학원에서 음악 이론을 전공하며 예술적 토대를 다졌다. 초기에는 영화계에 투신해 독립영화집단 '장산곶매'에서 '오! 꿈의 나라', '파업전야' 등의 제작에 참여했으며, 상업 영화 '아담이 눈을 뜰 때'와 '정글스토리'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등 전방위적인 문화 활동을 펼쳤다.
그가 '대중음악평론가'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것은 후배의 권유로 쓴 가수 김현식 평론이 계기가 됐다. 이후 임진모 평론가와 함께 1990년대 음악 비평계의 양대 산맥으로 활약하며 대중음악을 진지한 학문적, 문화적 담론의 장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서태지'와 '신해철' 등 당대 최고 아티스트들의 음악적 가치를 깊이 있게 분석한 평론은 여전히 회자된다. 1994년 문화계간지 '리뷰' 창간호에서 '서태지'와 나눈 록 음악 및 방송계 부조리에 대한 심층 인터뷰는 비평의 교본으로 남았다. 2014년 절친했던 '신해철'이 타계하자, 2018년 그의 데뷔 30주년을 기려 '신해철 :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를 출간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익대, 성공회대 등에서 20년간 대중음악사를 강의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쓴 그는 42세이던 2004년 대동맥 파열로 23일간 혼수상태에 빠지는 생사의 갈림길을 겪었다. 기적적으로 깨어난 후 '명리학' 연구에 매진, 2015년 '명리 : 운명을 읽다'를 펴내며 '명리학자'로서의 새로운 삶을 개척했다.
고인은 생전 "우리의 대중문화는 파란만장한 한국 근대사를 온몸으로 관통해 온 대중의 몸부림"이라며 한국 대중문화사를 '이식과 독립의 불타는 연대기'로 정의했다.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을 맡아왔으며, 최근까지도 언론에 칼럼을 연재하며 식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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