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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여배우 '박치기' 나카무라 유리, 13년 투병 끝 별세…44세 일기 마감

작년 초 직장암 재발 및 장폐색 악화, 지난 1일 조용히 영면... '무명인'·'로맨틱 어나니머스' 등 출연

별세한 나카뮤라 유리 [소속사 알파 에이전시 홈페이지 캡처]
별세한 나카뮤라 유리 [소속사 알파 에이전시 홈페이지 캡처]

은막을 떠난 별, 기나긴 투병의 마침표

영화 '박치기 러브&피스'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재일동포 4세 배우 '나카무라 유리'가 향년 4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4일 일본 소속사 '알파 에이전시'는 고인이 지난 1일 '직장암'으로 영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고인은 13년 전 최초 암 진단을 받고 고된 투병 생활을 견뎌내며 기적적으로 복귀에 성공했다. 이후 다방면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으나, 안타깝게도 작년 초 병마가 다시 찾아왔다. '암 재발'과 함께 치명적인 '장폐색'이 동반되면서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1982년 오사카에서 재일동포 3세 아버지와 서울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고인은, 자신의 뿌리에 대한 깊은 자긍심을 품고 살아온 예술가였다. 16세라는 어린 나이에 오디션을 거쳐 가수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고, 이후 배우로 전향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특히 2007년 개봉한 영화 '박치기 러브&피스'는 그의 연기 인생을 뒤바꾼 기념비적 작품이다. 극 중 '자이니치'(在日·재일동포)라는 이유로 사회적 장벽에 부딪히면서도 굴복하지 않는 당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압도적인 열연으로 그해 '전국영연상 여자배우상'과 '오사카시네마페스티벌 신인상'을 거머쥐며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동시에 이끌어냈다.

영화배우 나카무라 유리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방한한 나카무라 유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화배우 나카무라 유리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방한한 나카무라 유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경을 넘어선 연기 열정, 영원히 기억될 발자취

고인은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도 소중히 여겼다.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방한했을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주위에서 '한국 져라'라는 말을 들으면 몹시 분노했다. 이제는 '자이니치'라고 당당히 밝힐 수 있어 기쁘다"며 굳건한 정체성을 드러낸 바 있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채롭게 빛났다. 영화 '8년을 뛰어넘은 신부', '주온-원혼의 부활'을 비롯해 드라마 '구로사기', '달의 연인:문 러버스' 등 수많은 히트작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나아가 2014년 김성수 감독의 한일 합작 영화 '무명인'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와 직접 교감했고, 작년에는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 오리지널 '로맨틱 어나니머스'에서 한국 배우 '한효주'와 호흡을 맞추며 마지막까지 식지 않는 연기 혼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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