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트콤의 황금기였던 1970~80년대를 풍미하며 안방극장에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던 흑인 연기파 배우 할 윌리엄스(Hal Williams)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 '227'의 따뜻한 가장 ‘레스터’… 흑인 가정의 모범을 제시하다
현지 시간 16일 할 윌리엄스의 매니저는 고인이 91세를 일기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공식 발표했다.
할 윌리엄스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이정표는 단연 NBC의 전설적인 시트콤 '227'(1985~1990)이다. 한 아파트 건물에 모여 사는 중년 세입자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린 이 작품에서 그는 주인공이자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인 레스터 젠킨스(Lester Jenkins)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극 중 마를라 깁스(메리 젠킨스 역)의 다정한 남편이자, 훗날 오스카를 거머쥐는 세계적인 배우 레지나 킹(브렌다 젠킨스 역)의 아버지로 활약하며 미국 전역에 ‘가장 이상적이고 따뜻한 흑인 아버지상’을 정립했다는 평을 받았다. '227'은 5개 시즌 동안 총 116개 에피소드가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1987년에는 출연 배우 자키 해리가 에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과 대중의 고른 사랑을 받았다.
■ '샌포드 앤 선'의 잊지 못할 '스미티' 경관… 전설이 된 애드립 비화
'227' 이전에 그를 대중 스타로 만들어 준 작품은 1970년대 인기 시트콤 '샌포드 앤 선(Sanford and Son)'이었다. 그는 이 작품에서 22개 에피소드에 걸쳐 경찰관 ‘스미티’ 스미스(Officer "Smitty" Smith)로 등장해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파트너인 하워드 플랫(호피 홉킨스 경관 역)과의 호흡은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호피 경관이 온갖 복잡하고 전문적인 경찰 용어를 쏟아내면, 스미티가 이를 아주 단순하고 명쾌한 일반인들의 언어로 통역해 주는 식의 만담 같은 콤비 플레이였다.
생전 인터뷰에서 할 윌리엄스는 이 유명한 개그 콤비의 탄생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리허설 때 한 번 재미 삼아 해봤는데 프로듀서들이 자지러지게 웃더라. 그래서 첫 장면에 넣었는데 바로 대박이 났다. 가끔 리허설 날 대본이 부실하게 나오면 프로듀서들이 우리 보고 ‘한 두 시간 쉬면서 재밌는 것 좀 짜와봐’라고 던졌고, 그렇게 탄생한 애드립들이 방송에 그대로 쓰였다.”

■ 은막과 브라운관을 지킨 91년의 연기 외길
할 윌리엄스는 지치지 않는 열정의 소유자였다. 시트콤 '온 더 록스', '월튼네 사람들', '프라이빗 벤자민', '신바드 쇼' 등 수십 편의 드라마에서 활약했으며, 그의 가장 최근 연기 활동은 인기 법정 드라마인 CBS '매틀록(Matlock)' 리메이크작 출연일 정도로 노년까지 왕성하게 카메라 앞에 섰다.
스크린에서도 그의 발자취는 뚜렷하다. 영화 '하드코어', '신참자', '퍼시 & 선더', '게스 후?', 그리고 덴젤 워싱턴 주연의 '플라이트'까지 굵직한 영화에 출연하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 명품 조연으로 제 몫을 다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