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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브라더스와 골든하베스트의 이소룡을 향한 오마주, 20년 만의 재개봉 '쿵푸 허슬' ②

〈도성타왕〉(1990), 〈신정무문〉(1991) 등 기본적으로 주성치가 연기하는 모든 캐릭터에는 이소룡의 그림자가 비친다.

※ 20년 만의 재개봉 〈쿵푸 허슬〉, 첫 번째 글로부터 이어집니다.


장철과 호금전이라는 무협영화의 위대한 감독들에 대한 애정을 넘어, 주성치는 세계적인 스타이기도 했던 이소룡과 무협소설의 거장 김용 작가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는다. 먼저 이소룡은 주성치가 언제나 자신의 변함없는 우상이라고 얘기해온 인물이다. 〈도성타왕〉(1990), 〈신정무문〉(1991) 등 직접적으로 그를 흉내 낸 작품들의 리스트는 굳이 따로 열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기본적으로 주성치가 연기하는 모든 캐릭터에는 이소룡의 그림자가 비친다. 〈신정무문2〉(1991)에서는 격투기 선수로 나와 이소룡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사각의 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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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허슬〉
〈쿵푸 허슬〉

이소룡과 김용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

그리고 주성치는 〈쿵푸 허슬〉에 등장하는 합마공, 일양지, 양과, 소용녀, 신조협려 등 김용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명칭을 사용하기 위해 하나당 1만 위안씩 총 6만 위안의 판권 사용료를 지불했다. 그런 무공에 대한 언급만 있는 게 아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면, 원화평 무술감독의 동생이기도 한 원상인 무술감독이 카메오 출연해 낯선 아이에게 무협지를 팔고 있는데, 왼쪽부터 순서대로 ‘천수신권’, ‘항룡십팔장’, ‘구양신공’, ‘일양지’, ‘독고구검’이다. 실제로도 가까운 사이라고 하는 김용에 대한 주성치의 애정은 깊은 것이어서, 이미 그는 김용 원작의 영화화인 〈녹정기〉(1992)에서 주인공 위소보를 연기한 적도 있으고, 〈무장원 소걸아〉(1992)에서 이미 항룡십팔장을 등장시켰으며, 〈식신〉(1996)의 요리 대결 장면에서는 암연소혼장을 이용한 ‘암연소혼반’이라는 요리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쿵푸 허슬〉 소용녀(원추, 왼)와 양과(원화)
〈쿵푸 허슬〉 소용녀(원추, 왼)와 양과(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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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쿵푸 허슬〉이 갖는 의미는 과거 수많은 TV 시리즈나 영화에서 제대로 살려내지 못 했던 김용 창조의 각종 무공들을 매끄럽고 훌륭하게 재현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쿵푸 허슬〉이 ‘어린 시절 꿈의 재현’이라는 주성치의 말은 일리가 있다. 소설 〈사조영웅전〉의 서독 구양봉이 구사하던 합마공(두꺼비처럼 내공을 모았다가 일시에 터트리는 기술)은 화운사신(국내 개봉 자막에서는 ‘야수’로 표기)이 완벽하게 구사한다. 이미 주성치는 〈식신〉에서 합마공을 시도했었지만 두 영화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 그 외 고금 연주 소리에 공력을 실어 공격하는 탄금신공도 그렇고, 돼지촌의 촌장 부부 원화와 원추를 소설 〈신조협려〉의 양과와 소용녀로 설정한 것도 남다른 애정을 느끼게 한다. 가령, 야수가 등장하기 전 탄금신공을 구사하는 떠돌이 형제 킬러들도 ‘고금쌍살’이라는 본래 이름을 되찾았다. 그들이 가지고 다니는 전통 악기 이름이 ‘고금’이어서 ‘고금쌍살’인 것. 물론 우리 거문고와 비슷하다 하여 ‘거문쌍살’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엔드크레딧에서는 그 두 사람이 각각 ‘고금 연주자1’과 ‘고금 연주자2’로 되어 있다.

〈쿵푸 허슬〉 화운사신(왼)과 고금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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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룡성채의 세 고수,

쇼브라더스를 향한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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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는 바로 도끼파를 돼지촌의 숨은 세 고수가 물리치는 장면이다. 주인 부부인 원화와 원추는 수수방관하고 양복점 주인 조지릉과 짐꾼 석행우, 그리고 찐빵가게 주인 동지화가 정말 가슴 뭉클한 결투를 벌인다. 조지릉은 부끄러움이 많고 소심한 양복점 재단사로 보이지만 돼지촌에 위기가 닥치자, 홍가철선권을 구사한다. 과거 성룡 주연 〈사형도수〉(1978), 〈용적심〉(1985) 등에 단역 출연한 적 있는데, 특히 그가 팔에 장착하는 방어 무기는 바로 〈사형도수〉에서 이미 썼던 무기다. 석행우는 양복점과 찐빵가게 주인과 비교하면 힘 잘 쓰는 짐꾼으로, 그들과 함께 힘을 합쳤을 때 화려한 발기술의 십이로담퇴를 구사한다. 과거 MBC 프로그램 〈대단한 도전〉에서 소림사 승려로 직접 출연해 시연을 보이기도 했으며, 이후 〈도화선〉(2007)을 비롯해 여러 편의 액션영화에 출연했다. 동지화는 그저 말없고 성실한 분식점 아저씨로 보이지만 역시 돼지촌에 위기가 닥치자, 봉을 들고 오랑팔괘곤을 구사한다. 과거 장철의 〈대상해 1937〉(1987) 등에 출연했으며 장철이 강대위, 적룡, 진관태 등을 잇는 스타로 키우고자 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배우다.

〈쿵푸 허슬〉 석행우(왼)와 조지릉
〈쿵푸 허슬〉 석행우(왼)와 조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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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중국 무술을 남권북퇴(권=손, 퇴=발)로 정리하고 가장 일반적인 무기술을 봉술이라고 한다면, 이들은 중국 무술의 정수를 모아 삼위일체로 저룡성채를 지켜낸다. 그리고 마지막 대결, 주성치는 거대하고도 위대한 마침표를 찍는다. 이소룡과 김용, 장철과 유가량의 영화를 오가던 주성치가 드디어 최후의 오마주를 홍콩 무협영화의 위대한 거장 호금전에게 바치고 있다. 쓰러진 양소룡이 〈협녀〉(1969)의 한영걸처럼 항복하는 시늉을 하며 주성치를 공격하고, 〈협녀〉의 수도승 교굉의 머리 뒤로 태양이 내리쬐던 숭고한 열반의 숏이 무려 30년이 훌쩍 지나 주성치의 머리 뒤에서 펼쳐진다. 이윽고 솟구치는 부처님의 손바닥 ‘여래신장’, 이것은 정말 무협영화라는 거대한 강을 건너 홍콩영화사를 가로지르는 가장 숭고한 애정의 시퀀스다. 그럼에도 주성치는 역시 주성치다. 이 마지막 장면에서 날아오른 주성치는 도약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그때 아주 우아하게 독수리의 등을 사뿐히 즈려밟으며 ‘끼룩’하는 소리로 웃음을 던져주고야 만다. 현실과 초현실이 난무하고, 패러디와 오마주가 한끝 차이로 공존하며, 액션과 코미디가 서로를 거울처럼 비추며 무한 확장하는 주성치의 세계는 즐거운 싸구려를 넘어 고결한 대가의 경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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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허슬〉
〈쿵푸 허슬〉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

한편, 〈쿵푸 허슬〉의 첫 번째 명대사는 주성치가 내뱉는 “축구의 시대는 갔어”라는 말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공이 주성치에게 날아가고 그는 그것을 터트려 버리며 마치 자신의 전작 〈소림축구〉(2001)는 잊어버리라는 듯 그렇게 말한다. 그렇게 주성치는 스스로를 패러디하며 그 특유의 패러디 감각을 〈쿵푸 허슬〉에서도 유감없이 뽐내는 것. 이어 또 다른 패러디 장면과 대사로서, 저룡성채를 지키려다 숨을 거두는 고수들 중 하나인 찐빵가게 주인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는 유언을 남긴다. 바로 〈스파이더맨〉(2002)에서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의 삼촌인 벤 파커(클리프 로버트슨)가 죽기 전에 남긴 말이기도 하다. 그렇게 주성치의 마음속 쇼브라더스와 골든하베스트의 그 무수히 많은 고수들은 모두 홍콩을 지키려 했던 슈퍼히어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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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쇼브라더스와 골든하베스트의 이소룡을 향한 오마주, 20년 만의 재개봉 '쿵푸 허슬' ②
NEWS
2026.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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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만의 재개봉 〈쿵푸 허슬〉, 첫 번째 글로부터 이어집니다. 장철과 호금전이라는 무협영화의 위대한 감독들에 대한 애정을 넘어, 주성치는 세계적인 스타이기도 했던 이소룡과 무협소설의 거장 김용 작가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는다. 먼저 이소룡은 주성치가 언제나 자신의 변함없는 우상이라고 얘기해온 인물이다. 〈도성타왕〉(1990), 〈신정무문〉(1991) 등 직접적으로 그를 흉내 낸 작품들의 리스트는 굳이 따로 열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기본적으로 주성치가 연기하는 모든 캐릭터에는 이소룡의 그림자가 비친다. 〈신정무문2〉(1991)에서는 격투기 선수로 나와 이소룡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사각의 링에 올랐다.

마침내 저룡성채(豬龍城砦)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20년 만의 재개봉 '쿵푸 허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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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8.

마침내 저룡성채(豬龍城砦)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20년 만의 재개봉 '쿵푸 허슬' ①

〈쿵푸 허슬〉은 이소룡과 홍콩 무협영화의 전통에 끊임없이 애정을 바쳐온 주성치가 감독으로서 완성한 꿈의 세계다. 홍콩영화 역사 전체에 대한 주성치의 재해석이랄까. 그래서 가장 진지한 표정의 주성치를 엿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주성치 특유의 황당무계한 개그, 낙오자들에 대한 연민, 그리고 감독으로서의 절대적인 비전, 그 모두가 한데 어우러진 주성치 최고 걸작 중 하나다. ​ 혼돈의 1940년대 상하이로 간 주성치 1940년대 중국 상하이. 난세를 틈타 어둠의 세력을 평정한 도끼파의 잔인함에 신음하고 있던 시기, 가난한 하층민들이 평화롭게 모여 사는 저룡성채 에 소심한 건달 싱 이 흘러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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