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광' 속 장면 [헬리콘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10-30/9c322a8b-0044-44ce-9039-135d7d5b7b62.jpg)
위태로운 일상 속 피어나는 예술적 열망과 현실의 괴리
택배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의 팍팍한 삶을 심도 있게 조명한 '노영완' 감독의 첫 장편 영화 '후광'이 다음 달 11일 관객들을 찾는다.
이 작품은 배송 업무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27세 청년 '민준'(최강현 분)의 건조한 일상을 스크린에 옮겼다. 고된 육체노동의 굴레 속에서도 '영화감독'이라는 오랜 꿈을 잃지 않는 인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묘사하며 평단의 호평을 끌어냈다.
주인공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은 비단 노동의 고단함만이 아니다. 알코올 의존증을 앓는 아버지, 그와 끊임없이 충돌하는 어머니, 그리고 지적 장애를 가진 형까지. '가족'이라는 이름의 무거운 책임감은 그를 현실의 늪에 단단히 결박한다.
그러던 중 '민준'은 우연히 마주친 '점성학자'(이재용 분)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예술가에게 깃드는 고유한 기운이 그에게는 부재하며, 해외로 떠나야만 비로소 진정한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이를 계기로 그는 낯선 땅으로의 도약을 결심하지만, 예기치 못한 현실의 장벽이 다시금 그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작품의 가장 큰 미학적 성취는 '핸드헬드'(카메라를 직접 들고 촬영하는 기법) 촬영을 통한 압도적인 사실주의에 있다. 흔들리는 앵글은 '택배기사'로서 감당해야 하는 육체적 피로와 불안정한 심리를 날것 그대로 전달한다. 실제 영화 분량의 상당 부분이 배달 노동 현장의 생생한 기록으로 채워졌다.
영화 '귀향'(2016)과 '소리꾼'(2020) 제작진으로 내공을 다져온 '노영완' 감독은 자신의 데뷔작으로 한국 영화사에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겼다. 이 작품은 지난해 제37회 '도쿄국제영화제'(TIFF)에서 신진 감독들을 조명하는 '아시아의 미래'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한국 영화 최초로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노영완' 감독은 "새벽녘 길거리에서 스쳐 지나간 배달 노동자를 보며, 사회의 혈관 역할을 하면서도 소외된 이들의 삶을 반추하게 됐다"며 "차갑고 적막한 현실 속에서도 우리가 발 딛고 선 세상과 타인의 삶을 응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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