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셀 수 없이 많은 AI 영상이 쏟아졌다지만, 〈조선의 아이돌〉은 단연 돋보인다. 조선의 신분제에 음악으로 도전장을 내민다는 발칙한 상상력은 단순한 눈요기를 넘어 ‘AI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2025 KT AI P.A.N 공모전 스페셜 IP 고준 배우 부문 최우수상 〈조선의 아이돌〉은 조선 시대 배경의 퓨전 사극, 실제 배우의 외모를 활용한 캐릭터 설계, 춤과 노래 등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단편영화다. 실사 영화에서도 보기 어려운 소재들로 14분간 우직하게 서사를 쌓아가는 스토리텔링은 AI가 창작자의 도구이자 파트너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조선의 아이돌〉을 선보인 Team ArtTech(강승윤, 심은성)와의 대화로 이 용감한 크리에이터들의 진심을 느껴보자. 한편, 올해의 수상작들은 KT 지니 TV 유튜브 채널 ‘지니어스 컷’과 지니 TV VOD로 감상할 수 있다.
어떻게 KT AI P.A.N 영상 공모전에 출품하게 됐을까요?
강승윤 저희는 대학교에서 예술공학이라는 학과의 학생입니다. 학과에서 여러 가지 많은 걸 배우거든요. 게임, 3D, VFX 등등.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 과제를 한 경험이 있어서 관련해서 어떤 것을 해볼까, 방학 시즌이어서 방학에 도전해볼만한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공모전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고준 배우 IP 부문에 도전한 건 그게 작업할 때 제일 재밌을 것 같았어요. 영감을 얻고 여러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부문이기도 했고요.
시상식에서 수상할 때는 어떠셨어요?
심은성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퀄리티 면에서도 만족하진 못한 상태여서 최우수상이라는 큰상을 받게 돼 너무 놀랐고, 기뻤고, 더 발전해서 더 퀄리티 좋은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조선의 아이돌〉은 선생님이 수업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요, 이렇게 액자식 구성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심은성 주제가 신분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었던 노비, 기생, 서얼 이렇게 만나서 신분이라는 제도를 개혁하려는 부분이 있잖아요. 영화에서 그것을 실제 역사 사건이라고 설정하면 주제가 더 부각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했어요.
강승윤 덧붙이자면 마냥 허구적인 스토리를 원한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역사적 고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걸 기획할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그래서 실제로 고증이 된 부분이 많거든요. 서얼이 일정 신분 이상 올라가지 못한다거나. 이런 시대적 배경도 고려해서 그런 부분을 강조할 수 있도록 수업내용이나 실제 역사에 있었던 일이었다처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음악과 춤을 많이 사용한 작품이어서 더 어려웠을 텐데요. 노래와 춤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강승윤 노래는 제가 담당을 했는데, 작품에서 큰 무대가 총 두 번 나와요. 고준의 데뷔 무대, 그리고 세 사람의 단체무대. 저도 힙합이랑 아이돌 음악을 좋아해서 많이 듣는데 주제가 아이돌이니까 다른 그룹의 음악을 레퍼런스로 삼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시나리오를 LLM(대규모 언어 모델)에 넣어주고 ‘이 상황에 들어갈 이런 분위기의 노래 가사를 만들어줘’ 하면 나온 것에 제 개인적인 생각을 좀 넣어서 다듬었어요. 조선 시대 느낌이 나면 좋겠다 해서 처음 나온 가사가 ‘내가 우상이 돼줄래’ 이런 식이어서 ‘내가 네 서방이 되겠소’ 이런 식으로 바꿨죠. 마지막 무대는 제가 힙합을 좋아해서 수작업으로 라임을 맞추고 가사를 손보고 그랬어요.
심은성 춤은 노래를 먼저 만들고 콘티를 짰어요. 제가 춤 전문가는 아니니 안무를 직접 짤 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고준의 독무대는 AI에게 춤을 춰달라고 시켜서 여러 개를 만들어 이걸 연결성 있게 짜깁기를 했어요. 그렇지만 마지막 무대는 그래도 제일 중요한 무대라고 생각해 어느 정도 큰 안무들은 키포인트가 될 수 있는 동작을 레퍼런스로 삼았어요. 세븐틴(SEVENTEEN)의 '손오공'이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유어 아이돌'(Your Idol)를 참고해 키포인트 안무를 짜고 그걸 AI가 구현할 때까지 만들었던 것 같아요.
〈조선의 아이돌〉을 보면서 매치컷이나 인서트 등 영화 문법을 잘 반영했다고 느꼈어요. 두 분이 영상 연출을 공부하셨나 싶었을 정도로요.
강승윤 저희가 계속 같이 얘기하면서 디벨롭했어요. 저는 사실 프로그래머여서 영상 쪽이나 그런 건 아예 모르거든요. 그래도 영화와 영상을 좋아하고, AI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저도 공부를 많이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이런 것을 넣으면 좋겠다 해서 넣은 부분도 있고요. 은성이는 그래도 미술을 전공했고 영상을 좋아해서 같이 이렇게 하는 게 더 멋있을 것 같다 서로 얘기하고 공부하면서 했어요.

〈조선의 아이돌〉 제작에 사용한 툴과 워크플로우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심은성 저희는 원래 5~6분짜리 단편을 만들려고 ‘조선의 아이돌’이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스토리와 각본을 짰어요. (대본을 다 쓰니) 20분이 넘어갈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일곱 명을 더 모집해 영상 제작을 부탁하고 저희가 콘티를 다 짠 뒤에 15~25개로 파트를 나눠 작업했어요. 이미지는 미드저니(Midjourney)를 사용하고 영상은 Veo 3를 썼어요.
강승윤 Veo 3가 구글에서 만든 거라서 가이드라인이 엄격해요. 아이 얼굴이 있으면 안 된다던가, 유명인을 닮은 얼굴은 안 된다던가. 그래서 못 만드는 장면이 있어서 그런 장면은 하이루오(Hailuo)를 썼어요. 중국에서 만든 AI라서 다소 느슨하거든요. 그래서 뺨 때리는 장면 같은 것도 잘 만들어지고요. 그리고 런웨이(Runway)라는 툴까지 세 가지를 주로 썼습니다.
심은성 고준 배우님 얼굴을 레퍼런스로 삼아도 100% 똑같이 나오는 건 절대 아니라서 페이스 스왑도 해보고 했는데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일일이 포토샵으로 얼굴을 수정하고 색감 등을 손보기도 했습니다.

AI영화의 미래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승윤 저는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오히려 현재 수준에서는 절대 (실사영화를) 대체하지 못하겠구나 그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진짜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과 AI가 만들어내는 것을 제작자 입장에서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특수효과나 VFX 등의 분야처럼 백그라운드에서 부수적인 역할이 현재로서는 더 알맞지 않나, 그래서 이런 면에서 더 많이 발전한 뒤에야 상업영화 퀄리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심은성 저도 풀AI 영상물은 상업적으로는 되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AI를 써도 촬영물의 비율을 확장한다거나 VFX, 일부분을 AI로 수정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티가 안 날 수 있는 방향으로 (적당하다) 현재는 그렇고요. 미래에는 (전면에 보이게 사용해도 될 정도로) 수준이 더 올라오게 되지 않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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