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퍼스트 라이드' 강하늘이 밝히는 ‘말맛’ 맛깔나게 살리는 코미디 연기의 비결은

“연기할 때, 저 강하늘로서 1인칭으로 보지 않고, 이 신을 보는 관객의 눈으로 보려고 해”

〈퍼스트 라이드〉 포스터
〈퍼스트 라이드〉 포스터

‘다음’은 없다던 10대들은 ‘다음’이라는 공수표를 남발하는 30대가 된다. 휴가 쓰기 눈치 보이는 국회의원 보좌관, 꿈을 잃어버리고 그저 병원 신세만 지는 농구선수 지망생, 불자 집안이지만 타투이스트가 하고 싶은 반항아, 뭐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항상 모임에 꼽사리 끼는 동생, 그리고 영영 이민을 떠나 한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까지. 삼십 대가 된 그들은 사회적 체면을 잠시 내려두고, ‘다음’ 대신, ‘지금’ 떠나기로 한다. 10대의 그들이 그렇게나 가고 싶어 했던 태국으로 말이다.

〈퍼스트 라이드〉는 강하늘의 출연작 〈스물〉(이병헌, 2015)이 나온 지 꼭 십 년 만에 등장한 코미디 영화다. ‘지금’이 제일 중요하던 혈기 왕성한 스물이 마치 ‘다음’만을 기약하는 ‘서른’이 된 것만 같은 〈퍼스트 라이드〉는 괜스레 짠하기도 하다. 강하늘의 말마따나 〈스물〉은 ‘성장기’라면, 〈퍼스트 라이드〉는 ‘생존기’에 가깝다. 하루하루 성장해 나갔던 십 대, 이십 대 청년들은 하루하루 생존해야만 하는 삼십 대가 되었고, 그들은 지금이라도 다신 없을 ‘대환장 여행’을 떠나 과거처럼 바보 같아지고자 한다.

〈퍼스트 라이드〉는 2023년 흥행 이변을 일으켰던 〈30일〉의 남대중 감독과 강하늘이 다시 한번 재회한 작품이다. 남대중 감독의 〈30일〉 속 자유로운 엇박자와 특유의 리듬감이 살아있는 코미디는 〈퍼스트 라이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강하늘이 살리는 맛깔스러운 ‘말맛’과 능수능란하게 치고 빠지는 호흡은 영화의 재미에 방점을 찍는다.

영화 〈퍼스트 라이드〉가 29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씨네플레이는 태정 역을 맡은 배우 강하늘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강하늘이지만, 정작 자신의 연기에는 누구보다 냉정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낀 인터뷰의 전문을 옮긴다.


배우 강하늘. (사진 제공=(주)쇼박스)
배우 강하늘. (사진 제공=(주)쇼박스)

〈30일〉의 남대중 감독과 재회하셨어요. 처음 〈퍼스트 라이드〉를 제안받았을 당시의 느낌이 궁금하고, 다시 한번 남대중 감독과 협업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감독님은 너무 좋죠. 그렇지만 늘 중요한 건 대본이니까. 그런데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대본이 재밌는데, 감독님도 너무 좋으니까요. 항상 남대중 감독님의 대본을 보면, 상황들이 너무 기발해요. 내가 읽으면서 우주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요. 그래서 남대중 감독님의 대본을 읽으면 제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기분이라, 되게 재미있게 읽었어요.

남대중 감독은 강하늘 배우가 연기를 맛깔나게 살렸다고 하셨는데요. 남대중 감독의 말로는, 대본보다도 더 재미있는 장면들이 탄생했다고 했어요. 강하늘 배우가 대본이랑 조금 다르게 연기를 하셔서 그런 건가요?

그건 홍보용으로 그렇게 말씀해 주신 것 같기는 한데.(웃음) 제가 다르게 했다기보다는, 감독님과 상의를 하면서 같이 바꿔 나갔어요. 예를 들면, 마지막에 옥심이(한선화)와의 공항 장면에서는 원래 태정이가 옥심이가 끌려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저는 조금 저 태정이스럽게, ‘T’ 성향에 걸맞은 신이 되었으면 좋겠어서 감독님과 상의해서 대사를 만들었죠. 원래는 반지만 받고, 반지를 쳐다보면서 옥심이가 끌려가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태정이가 옥심이를 다시 불러서 조언해 주는 것으로 바꾸었죠.

해당 대사는 즉석에서 만드신 건가요? 원래도, 추가하고 싶은 대사가 있다면 현장에서 의견을 내는 타입이신가요.

한 하루 정도 걸렸어요. 촬영 전날,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본을 써갔고, 현장에서 감독님과 어레인지를 했어요. 제가 혼자서 준비해 가는 건 아니고, 먼저 감독님이랑 상의했어요. 감독님과 얘기를 했더니, ‘그러면 하늘 씨가 한번 써보세요’ 해서 써서 가봤죠. 처음 대본을 읽을 때부터, 태정이는 ‘T’다,라는 생각을 해서 대사를 그렇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퍼스트 라이드〉
〈퍼스트 라이드〉

말씀을 들어보면, 〈퍼스트 라이드〉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현장이었던 것 같은데요.

저는 남대중 감독님의 가장 큰 장점이 ‘열려 있음’이라고 생각해요. 거의 모든 신에서, 감독님과 모든 배우들이 모여서 회의를 해요.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될까. 그런데 엄청나게 편안해요. 그러다 보니 현장이 굉장히 즐거웠어요. (김)영광이 형은 아이디어가 정말 많아요. 그런데 직접 말을 잘 안 해요.(웃음) 저한테 자꾸 시켜요. ‘하늘아, 이렇게 하면 진짜 재밌을 것 같지 않아?’ 하면 제가 가서 말하죠. 제가 항상 작품을 볼 때 대본이 기본 틀이 된다고 말씀드리는 것에는, 되게 많은 의미가 있어요. 사실, 완벽하게 쓰인 대본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 대본을 읽으면서 빈칸의 지점들이 나의 상상력으로 채워지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게 읽으면 사실 되게 재밌거든요. 완벽한 대본이 아니더라도, 내 상상력이 거기에 착착착 잘 들어맞는 대본이 있어요. 그리고, 내가 이 대본을 재미있게 읽었으면 현장에서도 재밌을 수 있거든요. 제가 대본이 재밌다고 하는 건, 궁극적으로 내가 참여하는 그 현장이 재밌을 거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요. 저는 그 현장이 즐거워야 하고, 재미있어야 하는데요. 저는 사실, 너무 치열하고, 예민하기만 한 현장일 것 같으면 고사하게 되는 편인 것 같아요.

〈퍼스트 라이드〉에는 독특한 설정이 많이 등장하잖아요. 특히나, 태국 여행에 연민(차은우)의 인형을 항상 데리고 다닌다는 설정이 가장 독특해요. 이렇게 독특한 영화를 작업하며,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요.

이런 독특한 설정들을 어떻게 돌파해 나가야 될까, 생각했을 때, 이건 ‘기세’로 밀고 나가야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인형이라는 존재는 제가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인형이 등장하는 설정 자체가 재미있었고, 상상력을 자극했는데요. 태정이라는 인물은, 관객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태정은 갑자기 인형이 등장했을 때, ‘엥 뭐야?’하는 그 느낌을 내어야 했어요. 그런 액팅이 없으면, 그건(인형을 받아들이는 건) 관객들의 몫으로 남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없었던 액팅을 많이 넣었어요. 공항에서 인형이 등장했을 때의 리액션, 태국 공항에서 인형을 치는 것과 같은 액팅은 원래 없었는데, 저는 관객분들이 느낄 마음을 내가 대변해서 해소해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모두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형과 동화돼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할 것 같았고, 태정이가 인형과 동화돼 있지 않다는 느낌을 주고자 했어요.

〈퍼스트 라이드〉
〈퍼스트 라이드〉

〈퍼스트 라이드〉의 친구 5인방은 모두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입니다. 그중에서도 태정은 공부도 잘하고, 싸움도 잘하고, 또 일도 열심히 하는 워커홀릭인데요. 본인이 생각하는 태정 캐릭터는 어땠나요.

태정이라는 인물은 중재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개성이 독특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그 중간을 잡아주는 스탠다드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이 작품뿐만이 아니라, 모든 작품을 할 때, 모든 장면에 에너지의 총량이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에너지를 이만큼 가져가면, 나머지는 남은 총량으로 맞춰야 하는 거죠.

〈퍼스트 라이드〉에는 현재 군 복무 중인 차은우 배우가 출연했어요. 차은우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사실, 그렇게 생기면 성격이 안 좋을 수도 있잖아요.(웃음) 그런데 너무 털털, 소박하고, 성격이 너무 좋아요. 이 친구의 장점을 얘기하는 건 주제넘는 것 같고, 사람이 좋아서 너무 고맙고, 쉽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쉬는 시간에도 뻘소리하며 노니까, 그게 영화에서도 잘 드러나는 것 같더라고요. 군대에 가면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나와서 돈 내고 보는 것 밖에는 없으니까요. 군대를 가면 국가의 것이 되는 것이니, 관객으로서 돈 내고 〈퍼스트 라이드〉를 봐야죠.(웃음)

특히, 영화 〈파일럿〉이나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로 코미디 연기에 정평이 나 있는 한선화 배우와 호흡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강하늘 배우가 본 한선화 배우는 어땠나요.

너무 고맙고, 더한 표현으로는 존경스럽기까지 했어요. 저는 연기만 했던 사람이고 (한)선화는 다른 길을 가다가 연기로 온 케이스잖아요. 그런데, 연기에 진짜 올인해 주고 노력을 진짜 ‘어마무시’하게 해 오거든요. 한 신의 버전을 여러 개 만들어서 와요. 너무 고맙고 존경스럽죠.

〈퍼스트 라이드〉는 강하늘 배우가 출연한 십 년 전 영화 〈스물〉을 떠오르게도 해요. 강 배우 역시, 촬영하면서 그때의 생각이 나셨을 것도 같아요.

워낙 오래된 영화라 찍을 때는 생각이 안 났는데, 〈퍼스트 라이드〉를 보는데 〈스물〉이 조금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스물〉을 다시 한번 봐볼까, 하는 생각이 간만에 들었어요. 저는 제 영화를 다시 보지는 않거든요. 〈스물〉 때는 시사로 딱 한 번 봤었고, 아직 돌려보지는 않았는데, 지금쯤 다시 한번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물〉은 어리숙한 친구들의 좌충우돌 성장기였다면, 〈퍼스트 라이드〉는 생존기 같아요.

배우 강하늘. (사진 제공=(주)쇼박스)
배우 강하늘. (사진 제공=(주)쇼박스)

〈퍼스트 라이드〉는 〈30일〉처럼, 강하늘 배우의 차진 ‘말맛’이 돋보이는 영화인데요. 강하늘 배우만의 코미디 연기 비결이 있다면요.

제가 제 얘기를 정말 못하는데.. 제가 어렸을 때부터, 연기보다 현장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았거든요. 어릴 때부터, 아무도 저를 모를 때부터 괜히 촬영팀에 가서 카메라, 렌즈 같은 것들을 보고. 또, 현장 편집을 하시는 분을 보면서, 저기서 저 장면을 저렇게 잘라서 저렇게 붙이는구나, 이렇게 하면, 내 대사가 얼굴은 안 보이고 대사만 보이는구나, 그런 관심이 되게 많았어요. 그래서 제가 작품들을 볼 때도 기술적인 것들을 많이 보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제가 연기할 때, 저 강하늘로서 1인칭으로 보지 않고, 이 신을 보는 관객의 눈으로 봐요. 그러니까, 내가 이 장면에서 감정에 충실한다면 이 대사는 느릿느릿하게 돼. 그런데, 관객이 의자에 앉아서 이 영화를 보고 있다면, 내가 이 장면에서 이렇게 대사를 느리게 하는 게 지루할까, 아니면 설득이 될까. 그런 것들을 고민해서 대사를 빠르게 당기거나, 뒤 상황에 더 임팩트를 주려 한다거나. 그래서 제가 연기하는 톤을 고민한다기보다는, 대사를 듣고 있을 사람들을 먼저 고민하는 편이에요.

그렇다면 본인의 대사나 장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나요. 혹은 본인의 장면이 아니더라도, 〈퍼스트 라이드〉에서 가장 웃기다고 생각하는 장면을 꼽아주신다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제 연기를 보면 늘 ‘저기서 저렇게 하지’라는 생각만 들어요. 제 연기를 객관적으로 보기가 어려운 건지, 아니면 너무 객관적인 건지. 거의 모든 신에서 그렇게 생각해요. 카메라가 저기서 저렇게 잡는 거였으면 이렇게 할걸, 하는 느낌이 항상 있죠. 그러다 보니까 제 영화에 딱히 집중을 못 해요. 제일 웃겼던 건, 마지막이요. (최)귀화 형님이, 의원님이 병상에 누워 혀로 얘기하는 걸 너무 재미있게 살려주셨어요. 저는 원초적인 걸로 웃기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이상하게 그 장면이 너무 웃겼어요.

그럼 다른 영화를 볼 때도 기술적인 부분을 보는 편이신가요?

거의 그런 쪽으로만 봐요. 단점은, 그래서 영화에 감정적으로 몰입하기가 힘들긴 해요. 제가 그런 템포나, 편집 포인트를 생각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빠져드는 영화는 저에게 정말 좋은 작품이에요. 〈어바웃 타임〉이나 〈포레스트 검프〉를 좋아하는데, 그런 걸 볼 때마다 앞서 말한 지점이 보이는 게 아니라 그냥 영화 자체가 보이거든요.

그렇다면, 그런 기준으로 최근에 보신 영화 중 좋았던 작품은요.

넷플릭스 영화 〈아테나〉 정말 좋아요. 원테이크로 찍은 영화인데, 정말 괜찮아요. 또,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요. (웃음)

이번에 OST도 직접 부르셨어요. 엔딩 크레딧이 나올 때 등장하는 ‘THE FIRST RIDE’를 김영광, 강영석, 한선화 배우와 함께 가창하셨는데요.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영화 〈동주〉, 드라마 〈엔젤아이즈〉라는 작품에서 OST를 하긴 했었는데, 그때는 저 혼자 불렀지만, 이번에는 다 같이 하니까 신기한 경험이기도 했어요. 이 영화를 우리의 추억으로 만드는 느낌. 여러분들께 선보이는 음악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추억을 만드는 노래였던 것 같기도 해요.

배우 강하늘. (사진 제공=(주)쇼박스)
배우 강하늘. (사진 제공=(주)쇼박스)

최근 〈라디오스타〉에 강지영 배우와 함께 출연해, 강지영 씨와 일본어 과외를 했다고 밝혔어요. 일어 공부는 왜, 어떻게 하게 되신 건가요.

제가 영어랑 일본어를 지금도 공부하고 있거든요. 원래 앱으로만 공부하다가, 주변에서 언어는 통화를 하던지, 사람이랑 해야 빨리 는다는 얘기를 듣고 ‘숨고’에서도 찾고 했었어요. 정말 ‘숨고’에서도 선생님을 찾아서 카페에서 만나서 영어, 일본어를 배우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시간이 유동적이다 보니까 오래가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촬영장에서 만난 (강)지영 씨가 일본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하신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영 씨에게 제가 수업료까지는 못 드리는데, 혹시 제가 문자 하나를 보내면 시간 날 때 그것을 교정해 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는데 당연히 된다고 하셔서 했는데, 사실상 제가 도망갔죠. 쉽지 않더라고요. 그분은 너무 편안하게 문자를 하시겠지만, 저는 한 번 문자를 할 때마다 20분을 씨름을 하고 있어야 하니까, 지금은 너무 진이 빠져서 못 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영어랑 일본어 다 앱으로만 하고 있습니다. ‘듀오링고’도 하고, ‘Drops’라는 것도 하고, ‘스픽’도 하고요. 연기를 위한 건 전혀 아니고요.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다 영어 아니면 일본어니까, 자막 없이도 알아들을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올해는 ’월간 강하늘’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영화 〈스트리밍〉, 〈야당〉 〈84제곱미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드라마 〈당신의 맛〉까지 강하늘 배우가 참여한 많은 작품이 공개됐어요. 그럼에도 강하늘 배우는 이미지가 소진되지 않고, 매번 생생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면 감사하고요. 그런데 저는 자신감이 아니라, 그런 걱정을 안 해요. 내가 작품을 많이 해서 식상해지는 건가, 소진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정말 소진되고 식상해지더라고요. 분명 이제는 저를 식상해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게 오히려 저에게 득이 된다고 그렇게 믿어요.

배우 강하늘. (사진 제공=(주)쇼박스)
배우 강하늘. (사진 제공=(주)쇼박스)

〈퍼스트 라이드〉를 끝으로 올해는 강하늘 배우가 참여한 작품 공개 릴레이가 마무리돼요. 홀가분하신가요. 그리고, 내년에는 어떤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실 생각인가요.

홀가분하죠. 〈퍼스트 라이드〉가 올해의 끝이니까요. 연기자는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누군가에게 꼭 선택되어야만 움직일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나를 선택해 준 사람에게 원하는 모습을 최대한 잘 보여주자는 마음이고, 항상 크게 변함은 없어요. 내년에도 누군가가 나를 선택해 주신다면, 그분이 원하는 모습 그대로 내가 할 수 있도록 잘 노력할 거고요.

마지막으로, 강하늘 배우 본인의 ‘퍼스트 라이드’ 경험이 궁금해요.

저는 상해 희곡원이랑 자매결연이 맺어져 있는 예고를 다녀서 그때 가본 적은 있는데, 정말 저의 ‘정식 첫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스무 살 대학교 1학년 때 친구랑 갔던 일본 오사카 여행이에요. 17년 전인데도, 지금도 집에서 가만히 있다가도 한 번씩 생각이 나요. 그때 해외여행을 처음 해봐서, 저는 일주일 여행 가는 데 숙박비 포함해서 넉넉잡아 10만 원에서 15만 원이면 되겠지, 하고 15만 원을 갖고 갔어요. 그때 친구한테 정신이 있냐고 욕먹었어요. 그때는 그리고 둘 다 언어도 안 됐고, 모든 곳을 다 걸어 다니기만 했거든요. 지하철로 30분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가고. 그런데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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