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 제국' 리차드 브랜슨의 영원한 동반자, 조안 템플먼 별세... 향년 80세

네커 섬의 기적 만든 러브스토리... 화려한 명성 뒤 '조용한 내조' 남겨

리차드 브랜슨 경(Sir Richard Branson)과 아내 조안 템플먼(Joan Templeman)
리차드 브랜슨 경(Sir Richard Branson)과 아내 조안 템플먼(Joan Templeman)

영국의 억만장자이자 버진그룹(Virgin Group)의 창립자인 리차드 브랜슨 경(Sir Richard Branson)의 아내, 조안 템플먼(Joan Templeman)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0세.

브랜슨 경은 26일 자신의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지난 50년 동안 나의 아내이자 동반자였던 조안이 우리 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가슴이 찢어진다"라며 비보를 전했다.

그는 추모 글에서 "조안은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이 바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어머니이자 할머니였다"라며, "그녀는 내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나의 반석(Rock), 나의 길잡이, 그리고 나의 전부였다. 영원히 사랑합니다, 조안"이라고 고인을 향한 깊은 사랑과 슬픔을 표현했다.

"당신을 위해 섬을 사겠소"... 50년 세기의 로맨스

1945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난 조안 템플먼은 1970년대 후반 런던 노팅힐의 한 골동품 가게에서 일하던 중 브랜슨과 운명적으로 만났다. 당시 브랜슨은 2020년 버진 블로그를 통해 "조안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졌지만, 나의 평소 행동이나 재력만으로는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을 직감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두 사람의 결혼 비화는 유명하다. 브랜슨은 조안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당시 600만 달러(한화 약 80억 원)에 달하던 카리브해의 '네커 섬(Necker Island)'을 단돈 18만 달러에 매입하는 기적 같은 협상을 성사시켰다. 결국 두 사람은 1976년 첫 만남 이후 13년 만인 1989년, 바로 그 네커 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 장소는 이후 딸 홀리와 아들 샘이 결혼식을 올린 가족의 성지가 되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 묵묵한 내조

남편이 열기구 세계 일주, 우주 여행(버진 갤럭틱) 등 파격적인 모험과 사업으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조안은 철저히 '그림자 내조'를 택했다.

브랜슨은 2016년 인터뷰에서 "조안은 처음부터 사생활을 매우 중시하는 사람이었고, 항상 대중의 시선을 피하고 싶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녀는 버진 레코드, 버진 애틀랜틱 항공 등 그룹의 주요 변곡점마다 브랜슨의 멘토이자 조언자로 활약했으며, 비영리 재단 '버진 유나이트(Virgin Unite)' 설립에도 깊이 관여했다.

유족으로는 남편 리차드 브랜슨 경과 자녀 홀리(Holly), 샘(Sam)이 있다. 두 부부는 첫째 딸 클레어 사라를 생후 4일 만에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으나, 서로를 의지하며 슬픔을 극복했다. 고인은 에타, 아티, 롤라, 에바-데이아, 블루이 등 5명의 손주에게도 각별한 사랑을 쏟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브랜슨 경은 아내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이틀 전인 지난 23일, 조안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조안의 이 사진이 정말 좋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어, 갑작스러운 이별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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