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이라는 장르의 집대성, '레이디 두아' 신혜선① "사라킴은 이상한 우월주의, 삐뚤어진 선민의식이 있는 인물"

〈레이디 두아〉
〈레이디 두아〉

함께 호흡을 맞춘 이준혁 배우의 말을 빌리자면, 〈레이디 두아〉는 그야말로 ‘신혜선 연기의 집대성’이다. 〈나의 해리에게〉에서 다층적인 인격을 꺼내 보인 데 이어, 〈레이디 두아〉에서 신혜선은 한층 더 깊이 파고들었다.

지난 2월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는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었던 여자 ‘사라킴’과 그녀의 욕망을 추적하는 남자 ‘무경’(이준혁)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혜선이 연기한 ‘사라킴’은 상위 0.1%를 겨냥한 명품 브랜드 ‘부두아’의 아시아 지사장으로, 정교하게 짜여진 거짓과 속을 알 수 없는 진심 사이를 오가는 행적으로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수사에 혼선을 빚는다.

〈레이디 두아〉는 분명 명품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자본주의, 진짜와 가짜, 그리고 사랑과 선의와 동정 등 여러 겹의 질문을 품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명품 브랜드 ‘부두아’의 지사장 사라킴부터 꿈 하나 품고 백화점에 입사한 목가희, 빚을 지고 화류계에 뛰어든 두아, 그리고 신분세탁을 위해 사채업자와 결혼한 김은재까지. 사라킴이 정말 사라킴이었는지, 혹은 목가희였는지, 두아인지, 혹은 처음부터 김미정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사라킴은 배금주의를 숭배한 것이 아니라 이용한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레이디 두아〉는 한 인물이 명품을 숭배하는 시청자들까지 속이는, 메타적인 드라마로 보이기도 한다. ‘부두아가 사기면 다른 모든 명품도 사기다’라며 ‘부’를 숭배하는 현대인,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한 방을 날리는 사라킴은 여러 페르소나를 자유롭게 유영하듯, 여러 갈래의 감정을 자유롭게 오간다. 진심과 거짓, 선의와 이용 사이, 신혜선이 만든 사라킴의 여백과 모순은 극을 더욱 흥미롭게 끌고 갔다.

사라킴은 열망이 너무 커서 오히려 감정이 비어 보이고, 도움받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뒤틀린 우월주의 안에서, 그럼에도 목도리를 벗어 건네는 이중성을 가진 인물이다. 신혜선은 그 모순을 똑 떨어지는 언어로 정의 내리려 하지도, 이분법으로 끊어내려 하지도 않고 극을 이끌며 시청자들에게 기묘한 질문을 던진다.

〈레이디 두아〉로 ‘신혜선이 곧 장르’임을 여실히 증명해 낸 신혜선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씨네플레이를 만나 〈레이디 두아〉의 준비과정부터 비하인드, 그리고 작품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에 인터뷰의 전문을 옮긴다.


배우 신혜선(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신혜선(사진제공=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그리고 신혜선 배우의 연기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요. 실감하시나요.

사실 저는 TV 드라마만 해봐서 시청률이라는 지표에 익숙하거든요. 그래서 넷플릭스는 이번이 처음이라 분위기를 확실히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연락을 정말 많이 해 주시더라고요. 몇 년 동안 연락 안 했던 사람한테도 잘 봤다고 연락이 오고, 심지어 어떤 분은 ‘축하해’라는 말까지 해 주셨어요.

말씀하신대로 〈레이디 두아〉로 첫 OTT 작품에 도전하셨어요.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어땠나요.

왜 다들 넷플릭스, 넷플릭스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좋았던 점은, 일단 전 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잖아요. 제가 한 작품에 다른 나라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고맙고요. 그리고 촬영 현장이 굉장히 넉넉했어요. 간식 테이블이 정말 호화로웠거든요. 배우들 살찌울 수 있을 정도로. (웃음) 그렇게 다채롭고 호화로운 간식은 처음이었어요. 밥을 안 먹어도 될 정도였다고 할까요.

〈레이디 두아〉
〈레이디 두아〉

​처음 〈레이디 두아〉의 대본을 받았을 때, 여러 겹의 페르소나를 연기해야 해서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 같아요.

물론이죠. 저는 보통 대본을 볼 때, 맡을 캐릭터에 꽂혀서 작품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근데 이번 드라마는 그렇지 않았어요. 사라킴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의문스러워서 '이거 연기하기 까다롭겠다' 싶었지, 캐릭터에 꽂히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건 사건이 되게 흥미로웠기 때문이에요. 죽은 여자로 인해 시작되는 사건인데, 이 시체가 진짜 누구인지,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했어요. 저는 4회까지만 대본을 받은 상태라 결말을 몰랐거든요. 그래서 대본 자체가 흥미로워서 선택했어요.

사라킴은 여러 페르소나를 가진 인물입니다. 페르소나별로 연기를 차별화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연기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톤 잡는 게 가장 큰 관건이었어요. 이 친구가 주요 인물로서 보는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톤이어야 하고, 여러 페르소나가 나오는데 일관성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달라야 하고. 사라킴이 호감 캐릭터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이 드라마가 굴러가려면 캐릭터의 선택이나 캐릭터성에 어느 정도 설득은 돼야 하니까요. 미술팀에서 드라마 전체의 톤앤매너를 너무 잘 잡아줘서, 저도 거기에 맞춰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목소리의 높낮이나 톤이 사람을 처음 판단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 역할은 차분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라킴일 때 평상시의 제 말투보다 훨씬 차분한 톤을 쓰려고 했어요.

배우님이 분석한 이 캐릭터의 핵심 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레이디 두아〉가 사라킴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봤어요. 사실, 그는 정상의 범주를 벗어난 열망을 가진 친구잖아요. 그런데 그 열망이 너무 크다 보니까 오히려 속은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목적지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점점 더 감정이 비어 보이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겉으로는 열정적인 것 같지만, 눈빛에서는 묘한 허함이 느껴지는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부두아’라는 것 자체가, 사라 킴, 아니 진짜 이름을 모르겠는 이 여자가 자기를 투영시킨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이 여자는 정말 ‘진짜’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내가 다 가짜고, 나는 뭐가 없으니까, 나는 텅 비어 있는 사람이니까, 진짜를 만들어 나가는게 이 친구의 목표이자 열망이었던 것 같아요.

〈레이디 두아〉
〈레이디 두아〉

사라킴의 파티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드라마에 등장하는 ‘화려한 우울’이라는 문구처럼, 사라킴은 겉은 화려하지만 ‘안광 없는 눈빛’을 하고 파티에 등장하죠. 반면 목가희가 백화점에 입사해 처음 명품 백을 봤을 때는 굉장히 살아 있는 눈빛을 하고 있었어요. 그 극명한 대비를 어떻게 표현하셨나요?

딱 그런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근데 어떻게 했느냐고 물으시면, 이걸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게 설명해 드리기가 어려워요. (웃음) 배우들은 아마 다 비슷할 것 같은데, 속에서 뭔가 느껴져서 하게 되는 거거든요. 계획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상황에서 나오는 거라서요. 어떻게 설명해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웃음)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볼게요. 목가희는 27살에, 막내 치곤 많은 나이임에도 백화점 명품관에 입사하죠. 백 하나만 보고 꿈을 좇았던 목가희의 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하셨나요.

백은 목가희의 열망을 시각적으로 대표하는 것이에요. 〈레이디 두아〉에 '진짜가 되고 싶었던 가짜'라는 카피가 나오듯이, 만약 이 친구가 진짜 부잣집에서 태어났다면, 꾸며내지 않고도 진짜였다면, 굉장히 여유롭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친구가 됐을 거예요. 근데 목가희에게는 엉망인 우월주의, 삐뚤어진 우월주의가 있어요. 도움받는 건 싫고, 차라리 내가 도움을 주는 위치에 있고 싶은 친구예요.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베풀 수 있는 위치’가 중요한 거죠. 그 가방이 그 위치를 대변해 주는 것 같았고요. 이를테면 목가희가 빚을 져서 5천만 원을 물어줘야 하는데, 직원들이 다 같이 돈을 모아서 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목가희는 직원들의 돈을 받았을 때, 고마운 게 아니라 기분이 더러웠을 거예요. 내가 도움받아야 하는 입장이 된다는 것, 감히 니들이 나를 도와준다는 것. 거기에서 분노를 느끼는, 이상한 우월주의, 삐뚤어진 선민의식이 있는 친구예요.

그렇다면, 사라킴이 노숙자에게 장갑과 목도리를 주는 장면도, 그의 우월주의와 선민의식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해석했어요. 사라킴의 선의를 보여주는 게 아니고, ‘나는 우월해’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연기가 어려웠던 게, 또 본인 나름대로는 진심이었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 모순적인 지점들이 많은 친구였어요. 진심으로 노숙자가 불쌍해서 목도리를 벗어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네가 너무 불쌍해서 내가 해줄게, 내가 너무 우월하지' 같은 감정이 여러 가지로 얽혀 있는, 이중적인 친구인 것 같아요.

▶ 〈레이디 두아〉 배우 신혜선 인터뷰는 2부로 이어집니다.

영화인

테일러 스위프트 '세기의 결혼'…매카트니 축가에 샤넬백 경품,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톰 행크스 등 축하객
NEWS
2026. 7. 8.

테일러 스위프트 '세기의 결혼'…매카트니 축가에 샤넬백 경품,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톰 행크스 등 축하객

할리우드 시상식을 압도한 '세기의 웨딩 마치'팝 음악계의 상징 '테일러 스위프트'와 미국프로풋볼 의 최정상급 스타 '트래비스 켈시'가 마침내 영원의 서약을 맺었다. 지난 3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거행된 이들의 비공개 예식은 단순한 결혼식을 넘어 전 세계 대중문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거대한 쇼크 그 자체였다. 미 피플지 등 주요 외신은 이번 예식이 웬만한 할리우드 메이저 시상식을 가볍게 뛰어넘는 천문학적 규모와 정교한 연출로 완성됐다고 타전했다. 결혼식의 포문은 스위프트의 메가 히트곡 '러브 스토리'가 열었다. 선율에 맞춰 입장한 두 사람은 약 20분에 걸쳐 짙은 호소력이 담긴 결혼 서약문을 교환하며 부부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영부인 저격' 유해진·이민호 영화 '암살자(들)', 토론토 초청
NEWS
2026. 7. 8.

'영부인 저격' 유해진·이민호 영화 '암살자(들)', 토론토 초청

'1974년 8월의 총성', 스크린에 부활한 역사의 이면과 글로벌 무대의 극찬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충격적인 미스터리가 세계 무대에서 먼저 베일을 벗는다.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압도적 시너지를 예고한 기대작 '암살자 '이 북미 최대 영화 축제인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8일 이 같은 낭보를 전하며 웰메이드 시대극의 글로벌 진출을 공식화했다. 칸, 베네치아, 베를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토론토국제영화제는 북미 시장 진출의 핵심 교두보로 평가받는다. 특히 '암살자 '이 입성한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대중을 압도하는 흥행성과 치밀한 작품성을 동시에 충족한 화제작만이 허락받는 영화제의 메인 무대다.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