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이다. 과거 ‘게임 원작 영화’가 별점 0.5점이냐, 1점으로 다투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그럭저럭 평타를 보장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는 원작자인 닌텐도가 직접 제작에 참여해서 흥행이며 평가 모두 훌륭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도 한때는 팬들조차 쉴드칠 수 없는 ‘최악의 영화’ 대명사로 불리던 시절이 있다. 4월 29일 〈슈퍼 마리오 갤럭시〉 개봉을 맞이해(?) 과거 영화화에서 뼈아픈 상처를 입었으나 지금은 환골탈태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슈퍼 마리오 - 어깨깡패 굼바의 탄생


2023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개봉했다. 닌텐도와 일루미네이션이 손잡은 이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감성을 고스란히 녹여냈고, 전 세계 13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메가히트작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이 작품이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해도 팬들은 악몽의 재림이 될까 걱정했는데, 바로 1993년에 나온 실사영화 〈슈퍼 마리오〉 때문이다. 이 영화는 (놀랍게도) 닌텐도의 공식 승인을 받아 제작된 실사영화인데, 마리오-루이지 형제가 지하 도시의 악당 쿠파를 막는다는 내용이다. 스토리는 이상할 게 없는데, 비주얼과 분위기가 완전히 SF 디스토피아적이어서 캐릭터의 이름만 빼면 오리지널 작품이나 다름없다. 특히 비주얼을 재현할 방법이 없었는지 데니스 호퍼에게 뿔만 달아놓은 쿠파나 어깨깡패가 돼버린 굼바들이 너무 괴상해서 지금까지도 컬트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정도로 원작과 확연하게 달라 지금은 ‘슈퍼 마리오 이름만 안 썼더라면 반응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재평가마저 이어지고 있다.



던전 드래곤 - 명배우 제레미 아이언스마저 살리지 못한 대참사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의 TRPG(테이블탑 롤플레잉 게임)‘던전&드래곤’,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중세 판타지’라고 명명하는 모든 작품은 「반지의 제왕」(J.R.R.톨킨) 아니면 이 ‘던전&드래곤’에 뿌리를 두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그렇게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게임을 원작으로 2000년에 〈던전 드래곤〉이 나왔다. 마법과 드래곤의 세계에서 좀도둑 일행이 세계의 위기를 막는다는 모험극은 저예산의 한계와 연출자의 능력 부족으로 본가의 명성에 어울리는 않는 ‘쌈마이’로 완성됐다. 완성도가 떨어진 데다 (다시 말하지만 저예산이었음에도)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해 ‘게임 원작 영화의 참사’의 21세기 대표작이었다. 그러다 2023년,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으로 다시 한번 실사화에 도전했다. 전작과는 판이하게 화려한 캐스팅과 유쾌한 분위기, 무엇보다 원작의 TRPG 감성을 제대로 살려 호평받았다. TRPG는 세계 지도나 던전 지도를 펴놓고 GM(게임 마스터)가 시나리오를 전개하면 이를 플레이어들이 대화와 주사위로 플레이하는 방식인데(〈기묘한 이야기〉의 아이들이 플레이하는 그것이다),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이런 TRPG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상황을 영상으로 정확히 구현해냈다. 물론 전작처럼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해 명맥이 끊길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이런 방대한 세계관과 난해한 플레이를 스크린으로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모탈 컴뱃 & 스트리트 파이터 = 신작은 과연?


‘게임 원작 영화’에서 가장 악명 높은 장르는 격투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다. ‘모탈 컴뱃’, ‘스트리트 파이터’, ‘킹 오브 파이터즈’, ‘데드 오어 얼라이브’, ‘철권’ 등 내로라하는 명작 격투 게임은 모두 실사화를 거쳤는데 ‘모탈 컴뱃’ 정도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팬들의 아우성을 듣기 일쑤였다. 기본적으로 인물들이 싸운다는 당위성을 확보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과정이 영화에 적합하지 않고, 그 많은 캐릭터의 고증을 살리기가 녹록지 않아 유독 실패가 많은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2010년 이후로 실사화 소식이 없어 명맥이 끊기는가 했는데, 2021년 〈모탈 컴뱃〉이 리부트 되면서 부활했다. 〈모탈 컴뱃〉은 1995년 영화도 잘 됐기에 해당 영화의 유명한 테마곡을 차용하고 액션에 일가견 있는 배우를 중점적으로 캐스팅해 액션을 잘 살렸다.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한복판에서 개봉한 영화치고 화제성을 많이 모아 제작비 대비 OTT 수익 등으로 속편 제작이 이어졌다. 2026년 5월 6일에 2편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편 10월 개봉을 앞둔 〈스트리트 파이터〉도 과연 재평가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받고 있다. 1994년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고 그럭저럭 볼 만했지만 원작의 묵직한 분위기를 담지 못해 호불호가 갈렸다. 이번 신작은 인물의 복장이나 원작의 요소를 녹인 점에서 굉장히 호평받는 반면, 지나치게 만화적인 이펙트나 춘리의 캐스팅은 다양한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실제 프로레슬러나 복싱 선수를 캐스팅했으니 액션이란 확실한 볼거리는 보장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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