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 인터뷰는 1부로부터 이어집니다.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구교환 배우가 출연한 모든 작품이 잘 되고 있어요. 이제 ‘구교환의 시대’라고 해도 될까요.
‘구교환의 시대’까지는 조금 과하고요. 길거리를 걷다 보면 “동만아” 하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구교환의 시대는 아니고, 구교환과 시청자분들, 관객분들이 조금 더 친해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친해지고 싶어요.
〈모자무싸〉의 ‘황동만’으로 불리는 것과, 〈군체〉의 ‘K-조커’로 불리는 것 중, 어떤 게 더 기분이 좋으세요.
둘 다 좋아요. 아직도 누군가는 ‘제인’(〈꿈의 제인〉 속 배역명)이라고 불러주시기도 하고, 누구는 ‘은호’(〈만약에 우리〉 속 배역명)라고 불러주시기도 해요. 제가 연기한 인물로 불러줬다는 것 자체가, 그 작품 세계의 저를 받아준 거라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게 어떤 상보다 좋아요. 배우에게 이만한 찬사가 어디 있어요. 저도 좋아하는 배우를 기억할 때 그렇게 기억하거든요. 이름으로.

대중이 이토록 배우님의 연기에 깊게 몰입하고, 출연작마다 화제를 모으는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 무엇이라고 분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잘 되는 이유, 진짜 어렵네요. 너무 감사한 일이고. 잘 되는 이유는 그냥, 관객분들에게 이 감정이 전달되고 있다, 그런 것 아닐까요. 그래서 잘 되는 이유까지 분석을 하기는 좀 어렵고, 그냥 관객분들에게 마음이 전달이 됐다는 거에 대한 기분 좋음은 느끼고 있어요.
방금 ‘캐릭터가 사랑받은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셨지만, 사실 그 인물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구교환이라는 배우 본연의 매력 아닐까요?
제 매력도 있죠. 매력이 뭐냐고 안 물어보실 거예요? 그래야 제가 경솔하지 않아지는데.(웃음) 저도 계속 생각해 봤거든요. 내가 배우로서의 매력이 뭔가. 저는 제 작품을 제일 사랑해요. “이거 좋아하는 사람 나와!” 하면 제가 나가야 돼요. 〈군체〉도 그렇고, 〈모자무싸〉도 그렇고, 저는 누구보다 이 작품의 ‘덕후’ 입니다. 1호 덕후죠. 제일 먼저 봤으니까.
작품의 덕후라고 하셨는데, 어떤 요소 때문에 항상 작품에 빠져드는 건가요.
그 취향은 감독님일 때도 있고, 상대 배우일 때도 있고, 시나리오일 때도 있고, 촬영감독님일 때도 있고요. 연애랑 똑같아요. “그 사람 왜 좋아?”라고 물었을 때, 이상형이 계속 꾸준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도 항상 다른 모습으로 매력에 빠져요. 연상호 감독님 작품 같은 경우에는 사실 감독님을 좋아해서 선택하죠. 감독님과의 작업이 좋으니까.

필모그래피를 보면 유독 전형성을 탈피한 ‘반골 기질’의 캐릭터들을 탁월하게 소화하신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 도전적인 인물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으신가요.
제가 분석을 해봤는데, 이유가 있어요. 제가 되게 반골 기질처럼 보이고 개성 강해 보이잖아요. 저는 피드백을 너무 잘 수용하는, 디렉션이 되게 다 꽂히는 배우거든요. 그게 제 장점이에요. 그러니까 ‘이렇게 해주세요’ 하면 그렇게 하는 사람이어서, 소문이 퍼졌나.(웃음) 정확한 에피소드가 있죠. 〈군체〉에서 서영철이 무릎 꿇고 앉아서 엉엉 우는 장면 있잖아요. 첫 테이크는 제가 그냥 울었어요. 그러면 두 번째 테이크에서 감독님이 “울음에서 끝나지 말고, 천천히 그라데이션으로 낄낄 미소로 끝나자”라는 디렉션을 주셨어요. 그래서 바로 “네” 하고 했죠. 저는 질문도 안 해요. “왜 웃어야 되나요?”없이, “예, 알겠습니다.” 되게 서비스가 좋은 배우죠. 고객 만족.(웃음)
〈군체〉의 서영철도 그렇고, 〈모자무싸〉의 황동만도 그렇듯이, 그들이 지닌 반골 기질이 실제 인간 구교환 안에도 있을까요.
인간 구교환으로서는 취향이 확실히 있겠죠. 제가 대중문화 예술 오타쿠라고 항상 얘기하듯이, 저는 제 취향이 확실히 항상 있지만, 배우로서의 구교환은, 영화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연기는 혼자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깔려 있는 음악, 상대 배우, 역할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피드백도 잘 듣는 거고요. 배우로서의 구교환과 인간 구교환의 취향은 다르죠. 오히려 인간 구교환으로서는 취향의 스펙트럼이 넓어요. 그래서 웬만한 서브컬처는 얕지만 다 알고 있어요. 그래서 누구와도 웬만하면 다 대화될걸요.

여담으로, 〈모자무싸〉의 비하인드도 묻고 싶은데요. 버스 안에서 헤드셋을 낀 채 감정에 젖어있던 장면이 SNS에서 많은 화제가 됐는데요. 그 장면에서 구교환 배우가 실제로는 어떤 음악을 들었었나요.
그 장면에서 유튜브 뮤직을 깔고 실제로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요. 심지어 그 헤드폰이 제가 원래 쓰던 모델이에요, 저는 제 걸 쓸 생각이었는데, 전문 용어로 ‘생활 간지’라고 하죠. 미술팀이 흠집을 내주시면서 제 거랑 똑같이 만들어 주셨더라고요. 아, 페어링 다시 해야 되는데.(웃음) 아무튼 그래서 제 플레이리스트를 들었어요. 그런데 노래를 얘기하고 싶은데, 아직 〈모자무싸〉를 보시지 않은 분들에게는 제가 특정 트랙을 얘기하면 감상을 해칠 것 같아요. 저는 황동만의 입장에서는, 그 장면에서 음악이 플레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이 플레이 되지 않지만, 울다가 웃다가 하는 거죠.
또, 〈모자무싸〉의 감정 워치가 실제로 작동하는 것이었는지도 궁금하고요. 〈군체〉와 〈모자무싸〉가 잘 되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구교환 배우가 감정 워치를 차고 있다면 실제로 어떤 감정이 뜰 것 같은지요.
감정 워치는 실제로 제작된 소품이고, 색깔은 나오는데, 안에 있던 텍스트들은 VFX로 처리했고요. 지금의 감정은, 당연히 온몸이 그린일 걸요. 아마 혈관까지 그린일 거예요. 말씀하신 것처럼, 출연한 인물이 사랑을 받는다는 것 때문에요. 〈군체〉의 서영철은 미움을 받고 있잖아요. 미움받는 것이 서영철의 목적이었으니까, 이게 배우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죠.
〈모자무싸〉 대사 중 “난 불안하지만 않으면 돼”라는 말이 극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처럼 느껴지는데요. 지금 이 순간을 유지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있으신지, 아니면 마냥 즐기는 순간인지요.
유지라는 개념은 없고요. 제가 뭐 지금 누군가로부터 점수를 받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요. 외적인 결과나 숫자보다는, 지금 좋은 거 느끼기에도 바쁘고,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제 애정을 더 담기도 모자란 시간이어서요. 수치에 신경 쓰는 순간 저는 엄청 경직되는 인간이 될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를 위해서라도 아예 보지도 않아요. 그래서 저는 그런 것들 말고, 지금 제가 집중해야 될 것들, 지금 제가 재미로 느끼는 것들에만 더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배우로서는 영화 〈정원사들〉을 촬영하고 있는데, ‘문호’라는 인물을 하고 있거든요. 문호라는 인물로 또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겠다라는 생각보다는, 지금 문호를 잘 표현하면 반응은 당연히 따라오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로서의 활약만큼이나 ‘감독 구교환’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습니다. ‘감독 구교환’으로는 언제 뵐 수 있을까요.
감독으로서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욕구와 야망은 실시간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도 준비하고 있고, 파트너를 찾고 있죠. 가까이는 〈너의 나라〉 후반 작업하고 있으니, 곧 공개해야 되는 작품이 있고요. 또 저는 ‘2x9’라는 프로덕션을 운영 중이잖아요. 연말에는 〈사랑의 카운셀러〉라는 이옥섭 감독님 단독 연출작을 제가 함께 어떤 방식으로든 같이 참여를 할 거고요. 그래서 사실 조금만 관심을 더 주시면 여러분들께 창작자로서의 모습도 더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감독 구교환이라면 배우 구교환을 어떻게 쓰고 싶으신가요.
되게 재밌는 질문이네요. (한참 고민하고는) 모션 캡처로 쓰고 싶어요. 라쿤이어도, 슬라임이어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연출하는데 제가 또 나오면 징그럽잖아요. 배우 감독 구교환으로서 있을 때는 배우 구교환이 안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는 답변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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