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오리지널 드라마들이 연이어 안방극장으로 역주행하고 있다. 유료 구독자의 울타리를 넘어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로 진격하며 일반 대중의 리모컨을 정조준한 것이다. 이는 검증된 `'지식재산권(IP)'`을 재활용해 제작비 부담을 덜고 편성 공백을 지우려는 방송사의 실리주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포스터 [쿠팡플레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8-18/eb54d20c-79b3-4c51-97f3-b911e18879a0.jpg)
시청률 견인타 자처한 웰메이드 흥행작의 귀환
오는 23일, MBC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2022)를 정규 방송으로 편성해 시청자들을 찾는다. 사소한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타인의 삶을 훔치게 된 여자의 궤적을 좇는 이 작품은, 주연을 맡은 배우 겸 가수 수지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힘입어 플랫폼 이용자 수를 폭발적으로 견인한 바 있다.
앞서 MBC는 지난해부터 디즈니+ 한국 시리즈의 메가 히트작인 `'무빙'`과 최민식 주연의 `'카지노'`를 특별 편성해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의 우위를 점했다. 지난달에는 디즈니+ 신작 공개 시기에 발맞춰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1'`을 배치하는 등 유연한 편성 감각을 뽐냈다.
![드라마 '파친코' [애플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8-18/6f1432f3-ca48-4988-b52c-29d33b1e711d.jpg)
국경 허문 명작 릴레이, 시청자 선택권의 진화
tvN의 행보 역시 거침없다. 지난 6월부터 이달에 걸쳐 애플TV+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 1·2를 방영하며 안방극장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4대에 걸친 한인 이민 가족의 굴곡진 대서사시를 조명한 이 작품은 공개 직후 미국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상식을 석권한 마스터피스다.
이뿐만 아니라 tvN은 계열사 플랫폼 티빙에 선공개해 흥행을 맛본 김유정 주연의 스릴러 `'친애하는 X'`를 편성하는가 하면, 지난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 미국 드라마 `'버터플라이'` 등 해외 오리지널 IP까지 적극적으로 수급해 국내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했다.
![MBC에서 방영된 '킬러들의 쇼핑몰1' 포스터 [M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8-18/553cfce1-9009-4ad8-ac6a-ed2b0ad24653.jpg)
'안전한 베팅' 이면의 셈법, 그리고 남겨진 과제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합종연횡의 기저에 각 주체의 정교한 셈법이 깔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방송사는 흥행 리스크와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동시에 낮추고, 주연 배우 이슈나 제작 지연으로 뚫린 편성 구멍을 안전하게 메운다. 반면 OTT와 제작사는 TV 방영을 발판 삼아 IP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후속 시즌으로의 유입을 꾀하는 `'선순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미 시장의 혹독한 검증을 통과한 콘텐츠이기에 '최소한 실패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제작비 폭등과 광고 시장 빙하기가 맞물리며 플랫폼 간의 견고했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청 연령대의 폭이 넓은 보편적 매체의 특성상 `'수위 조절'`은 필수적인 선결 과제로 꼽힌다. 공 평론가는 "OTT 특유의 잔혹한 폭력성이나 자극적 묘사가 여과 없이 안방으로 직행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TV 매체의 범용성을 고려한 정교한 방송용 재편집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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