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전화 한 통'이 살려냈다... '러시아워 4' 18년 만에 제작 확정

파라마운트, 트럼프 요청에 화답... '미투 퇴출' 브렛 래트너 감독 전격 복귀 논란

'러시아워' 시리즈
'러시아워' 시리즈

성룡·크리스 터커 주연 확정, 워너-파라마운트 이례적 배급 제휴 체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김이 할리우드의 제작 지형도까지 뒤흔들고 있다. 2007년 3편 이후 18년 동안 표류하던 액션 코미디 프랜차이즈 '러시아워(Rush Hour)'의 4편 제작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요청으로 전격 확정됐다.

25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 데드라인 등 주요 할리우드 외신은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러시아워 4'의 배급을 맡기로 결정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결정의 배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파라마운트의 모회사 오라클(Oracle)의 래리 엘리슨 회장 간의 '핫라인'이 작동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통령의 '원픽', 할리우드 시스템을 움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나는 항상 '러시아워'를 좋아했다. 재미있고 액션이 가득하며, 재키 찬(성룡)과 크리스 터커의 케미스트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라며, "미국은 이런 영화가 더 필요하다"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게시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래리 엘리슨 회장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프랜차이즈 부활을 강력히 권유했다. 이는 대통령의 문화적 취향이 자본의 흐름을 주도한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러시아워' 시리즈는 1998년 1편이 2억 4,400만 달러, 2001년 2편이 3억 4,700만 달러, 2007년 3편이 2억 5,8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효자 상품이다.

'미투'로 퇴출된 감독의 귀환... 정치적 사면인가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논란은 감독 선정이다. 제작사 측은 원작 시리즈를 연출했던 브렛 래트너(Brett Ratner) 감독을 다시 기용하기로 했다.

래트너는 지난 2017년 할리우드 '미투(Me Too)' 운동 당시 다수의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및 성폭행 혐의를 받으며 사실상 업계에서 퇴출당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최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하며 현 정권과의 접점을 만들었고, 이번 '러시아워 4'를 통해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를 두고 할리우드 내에서는 "정치적 배경을 업은 면죄부"라는 비판과 "흥행을 위한 실리적 선택"이라는 옹호가 엇갈리고 있다.

복잡한 셈법: 파라마운트 vs 워너브러더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이번 계약은 흥미롭다. 원작 시리즈의 배급 권리는 워너브러더스(뉴라인 시네마)가 가지고 있었으나, 이번 4편은 파라마운트가 배급한다.

계약 조건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제작비나 마케팅 비용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고 배급 수수료(Distribution Fee)만 챙기는 실리적인 구조를 택했다. 반면, 원천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워너브러더스는 직접 배급하지 않는 대신 박스오피스 수익의 일정 비율을 선취하는(Gross Participation) 조건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카이댄스(Skydance)와의 합병을 마무리한 파라마운트는 2028년까지 연간 영화 제작 편수를 현재 8편에서 18편으로 대폭 늘리는 공격적인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워' 외에도 자신이 애정하는 1980~90년대 남성 중심 액션 영화의 부활을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클로드 반담 주연의 '블러드스포츠(Bloodsport)' 등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할리우드에 '트럼프 시네마' 바람이 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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