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오늘(23일), 전 세계의 '사인필드(Seinfeld)' 팬들과 크리스마스의 상업주의에 지친 사람들은 트리 대신 '알루미늄 기둥'을 꺼낸다. 바로 기묘하고도 유쾌한 명절, '페스티버스(Festivus)'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ABC7 등 현지 매체들은 12월 23일인 오늘이 "나머지 우리를 위한 축제(A Festivus for the rest of us)"인 페스티버스를 기념하는 날이라고 소개했다.
◆ 인형 사려다 멱살 잡고 만든 명절?
페스티버스는 1997년 방영된 미국 NBC의 전설적인 시트콤 '사인필드'의 에피소드 'The Strike'에서 처음 대중에게 알려졌다. 극 중 조지 코스탄자의 아버지인 프랭크 코스탄자가 크리스마스 쇼핑 중 인형을 사려다 다른 사람과 주먹다짐을 한 뒤, 상업주의에 환멸을 느껴 창시한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인필드'의 작가 댄 오키프(Dan O'Keefe)의 아버지, 대니얼 오키프가 1966년에 만든 실제 가족 전통에서 유래했다. 작가 댄 오키프는 "아버지가 만든 이 기괴한 명절을 방송에 내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설득당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 페스티버스를 즐기는 3가지 규칙
이 명절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아주 독특하고 엄격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알루미늄 기둥 (The Aluminum Pole): 크리스마스 트리 대신 장식이 전혀 없는 알루미늄 기둥을 세운다. 프랭크 코스탄자에 따르면 "반짝이는 장식(Tinsel)은 산만하기 때문"이며, 기둥은 "중량 대비 강도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이어야 한다.
불만 토로 (Airing of Grievances): 저녁 식사(주로 미트로프) 직후, 가족과 친구들에게 지난 1년 동안 그들이 자신을 얼마나 실망시켰는지 낱낱이 이야기해야 한다. "난 너희들한테 할 말이 아주 많아!"라고 외치는 것이 시작이다.
힘자랑 (Feats of Strength): 가장이 지목한 사람과 레슬링을 하여, 가장을 바닥에 눕혀 제압(Pin)해야만 축제가 끝난다. 그렇지 않으면 페스티버스는 끝나지 않는다.
◆ 30년 넘게 이어지는 '반(反) 축제'의 축제
단순한 시트콤 속 농담으로 끝날 줄 알았던 페스티버스는 이제 미국의 연말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소셜미디어에는 오늘 하루 #Festivus 해시태그와 함께 알루미늄 기둥 인증샷이나 가족들에게 소소한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글이 넘쳐나고 있다.
화려한 조명과 캐럴, 선물 교환의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기적 같은 일(Festivus Miracle)"을 외치는 이 소박하고 엉뚱한 명절은 2025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해방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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