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에 집착하던 소심한 소년 '해롤드'가 55년 만에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1971년 블랙 코미디의 걸작 '해롤드와 모드(Harold and Maude)'로 전 세계 씨네필들의 가슴에 남은 배우 버드 코트(Bud Cort)가 세상을 떠났다.
12일(한국시간) 할리우드 리포터 등 외신은 버드 코트의 오랜 친구이자 프로듀서인 도리안 해너웨이의 말을 인용해, 그가 지난 11일 코네티컷주 노워크의 요양 시설에서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향년 77세.
◆ '컬트의 제왕'이 된 소년
1948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매시'(1970)로 데뷔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할 애쉬비 감독의 '해롤드와 모드'였다. 당시 20대였던 그는 죽음을 동경하는 부유한 청년 해롤드 역을 맡아, 루스 고든이 연기한 79세의 생기 넘치는 노인 모드와 사랑에 빠지는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캣 스티븐스의 명곡들과 어우러진 이 영화는 개봉 초기에는 외면받았으나, 이후 심야 상영관의 전설이 되며 '컬트 클래식'의 대명사가 되었다.

◆ 사고로 얼룩진 전성기, 그리고 재기
하지만 그의 배우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1979년 할리우드 프리웨이에서 당한 끔찍한 교통사고는 그의 전성기를 앗아갔다. 두개골 골절과 심각한 안면 열상으로 수차례 성형수술을 받아야 했고, 이로 인한 긴 공백과 소송 패소는 그를 경제적·정신적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버드 코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1999년 '도그마', 2004년 웨스 앤더슨의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등으로 스크린에 복귀했고, 특히 '슈퍼맨'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악당 '토이맨' 목소리를 연기하며 성우로서도 족적을 남겼다.
유가족으로는 형제 조셉과 세 자매가 있으며, 추모식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팬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해롤드가 드디어 모드를 다시 만났다"며 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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