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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국민 아빠’ 빌 코스비, 52년 전 성폭행 유죄… 287억 원 배상 평결

LA 배심원단, 1972년 레스토랑 직원 성폭행 인정… 1925만 달러 배상 명령 피해자 “정의 되찾는 데 54년 걸렸다”… 코스비 측은 즉각 항소 예고 80년대 시트콤 영웅서 ‘성범죄 괴물’로… 50여 명 향한 마약 투약·성폭행 의혹

미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 [EPA=연합뉴스]
미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 [EPA=연합뉴스]

한때 미국에서 ‘국민 아빠’로 추앙받던 전설적인 코미디언 빌 코스비(88)가 50여 년 전 저지른 성폭행 범죄로 인해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약물 투여 후 성폭행 인정… “54년 만의 정의 구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1심 법원 배심원단은 23일(현지시간) 빌 코스비가 1972년 당시 레스토랑 직원이던 도나 모트싱어를 성폭행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1,925만 달러(약 287억 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피해자 모트싱어는 재판에서 코스비가 자신을 코미디 쇼에 초대한 뒤 와인과 알약을 건넸고, 이후 의식을 잃은 사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평결 직후 그녀는 “정의를 되찾는 데 54년이 걸렸다”며 “다른 피해 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반면 코스비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연이은 거액 배상 판결… ‘미투’가 들춰낸 추악한 이면

코스비가 성범죄 관련으로 거액의 배상 명령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22년에도 10대 소녀 주디 후스를 성추행한 혐의가 인정돼 50만 달러를 배상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과거의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공소시효 문제에도 불구하고, 민사 재판을 통해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1980년대 인기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그는 ‘미투(Me Too)’ 운동의 여파로 약 50년에 걸쳐 50여 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가 이어지며 몰락했다. 2018년 형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나, 2021년 절차상의 이유로 유죄 판결이 뒤집히며 3년 만에 석방돼 공분을 사기도 했다.

끝나지 않은 법적 공방과 사회적 지탄

이번 거액의 배상 평결은 코스비가 형사 처벌은 피했을지라도 민사적 책임까지 면할 수는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8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법정에 서고 있는 코스비는 이제 ‘국민 아빠’라는 칭호 대신 미국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성범죄자 중 한 명으로 기록되게 됐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이 아직 소송 중인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비의 재산 규모와 향후 항소심 진행 과정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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