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션 버디 무비 ‘리썰 웨폰(Lethal Weapon)’ 시리즈에서 멜 깁슨의 파트너인 베테랑 형사 ‘로저 머터프’ 역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던 배우이자 인권 운동가 대니 글로버(Danny Glover)가 알츠하이머병(치매)을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용기 있게 고백해 영화계 안팎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 “3년 전 명예 오스카 수상 직후 진단”… 80세를 앞두고 전한 충격 고백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대니 글로버는 미국 NBC 방송의 간판 프로그램인 ‘투데이 쇼(The Today Show)’ 및 미국 연예 매체 피플(People)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오는 7월 22일 80세 생일을 앞둔 노장의 기습적인 비보였다.
대니 글로버는 지난 2022년 할리우드 영화계에 이바지한 공로로 아카데미 명예상(공로상)을 수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약 3년 전에 처음으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는 뇌의 기억 세포가 점진적으로 파괴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그는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투병의 심경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글로버는 “솔직히 내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이 병의 모든 부분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는 못하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기억들이 순간순간 떠오른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결코 잊지 못할 순간들도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담담하게 심경을 전했다.
■ 신체와 기억 느려졌지만… “내 인생의 끝 아니다, 삶은 계속된다”
글로버는 병이 서서히 진행됨에 따라 최근 자신의 움직임과 말의 속도, 그리고 기억력이 다소 느려졌음을 인정했다. 그는 “어느 정도는 이 병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물론 병이 더 진행되면 상황이 달라지고 끊임없이 변하겠지만, 내 뒤에는 언제나 나를 지켜주고 지지해 주는 든든한 가족들이 있다”며 곁을 지키는 가족들을 향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번 인터뷰에 동석한 그의 딸 만디사 글로버(Mandisa Glover)는 아버지가 직접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했다고 전했다. 만디사는 “사람들이 가끔 아버지의 안부를 물을 때, 내가 거짓말로 ‘아무 문제 없이 다 좋아요’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가 자신의 방식대로 직접 이야기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공개 결심의 배경을 밝혔다.
거장은 병마 앞에서도 특유의 단단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았다. 글로버는 “이 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고, 여전히 사랑하는 딸과 친구들이 곁에 있다. 내 인생과 삶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전 세계의 수많은 알츠하이머 환우와 팬들에게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던졌다.

■ 스크린을 수놓은 위대한 거장… 전 세계 팬들의 연대와 응원
대니 글로버는 ‘리썰 웨폰’ 4부작 외에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컬러 퍼플(1985)’, ‘네고시에이터’, ‘쏘우’ 등 수많은 걸작에 출연하며 에미상에 4차례 노란 명품 배우다. 뿐만 아니라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유엔개발계획(UNDP)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의 빈곤 퇴치 및 에이즈 방지를 위해 헌신하는 등 평생을 인도주의 행동가로 살아가며 2022년 오스카 진 허숄트 박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만 600만 명,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이 고통받고 있는 알츠하이머의 현실 속에서, 자신의 취약함을 당당히 고백하고 희망을 노래한 대니 글로버의 행보에 팬들은 SNS를 통해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영웅이다”, “가장 리썰(치명적)하게 멋진 노년을 응원한다”며 전 세계적인 격려와 연대의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