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기요시 신작 '흑뢰성'과 함께 2026 BIFAN을 빛낸 화제작들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7월 2일부터 7월 12일까지 부천시청 일대에서 개최한다. 국내 유일의 판타스틱장르영화제로서 위상을 공고히 해 온 BIFAN은 올해도 장르적 유희와 과감한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한 구로사와 기요시의 신작 〈흑뢰성〉을 선보이며 영화 팬들을 기대케 했다. 기요시의 첫 시대극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흑뢰성〉과 함께 2026 BIFAN에서 만난 작품들을 소개한다.


〈흑뢰성〉, 구로사와 기요시

〈흑뢰성〉
〈흑뢰성〉

일본 미스터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요네자와 호노부의 동명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흑뢰성〉은 호러와 미스터리 장르에 천착해 온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의 첫 시대극이다. 영화는 16세기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아리오카성의 다이묘(영주) 무라시게(모토키 마사히로)는 여러 성을 함락하며 맹위를 떨치는 오다의 군대에 의해 성 안에 고립된다. 강력한 오다 군에 맞서지 못하는 무라시게와 가신들은 교착 상태에 머무르며 목숨을 부지한다. 이때 오다의 사자 간베에(스다 마사키)가 무라시게의 마음을 돌리려 그를 찾아오지만, 무라시게는 그를 볼모로 잡아 지하 감옥에 가둔다. 본래 무사의 도리를 따르자면, 돌려보내지 않은 적군은 죽여 그의 충의를 증명해 줘야 하지만 무라시게는 무사의 본분을 저버린다. 한편, 성안에서는 한 소년의 죽음을 시작으로 기괴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한다. 무라시게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감옥에 갇힌 지략가 간베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흑뢰성〉
〈흑뢰성〉

〈흑뢰성〉은 거대한 성채를 한정된 무대로 삼는 밀실 미스터리다. 고전적인 추리극의 플롯을 빌려온 영화는 주로 인물들의 밀도 높은 대화를 통해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 그러나 영화는 누가 범인인지 밝히는 것보다 폐쇄된 공동체가 공포 속에서 어떻게 붕괴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는 이 과정을 통해 충성, 의심, 권력, 인간의 존엄을 동시에 건드리며, 무사의 규범을 찬양하기보다 이면의 폭력성과 공허함을 비춘다. 오다에게 반기를 들고 아리오카성에 은거한 무장 무라시게는 본래 일본의 역사 속에서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단 실존 인물이지만, 영화에서 전통적인 무사의 가치관에서 벗어난 면모를 보여주며 현대적인 인물로 거듭난다. 기요시는 권위주의적 의례로서의 살생을 하지 않는 무라시게의 모습으로 형식과 체면을 중시하는 무사의 정신보다 인간 존엄의 절대적 가치가 더 우위에 있다고 말한다. 권력과 공포, 인간성을 묻는 기요시 특유의 냉정한 시선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다.


〈미아즈마 캠프에서 생긴 일〉, 제인 숀브런

〈미아즈마 캠프에서 생긴 일〉
〈미아즈마 캠프에서 생긴 일〉

최근 미국 독립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제인 숀브런 감독의 신작 〈미아즈마 캠프에서 생긴 일〉은 슬래셔 장르의 문법을 절묘하게 역이용하는 독창적인 퀴어 호러 영화다. 예술 영화감독 크리스(해나 아인바인더)는 1980년대 성공적인 슬래셔 영화 프랜차이즈 ‘캠프 미아즈마’의 리부트 작품을 맡는다. 본격적인 제작에 앞서 크리스는 1편의 ‘파이널 걸’이었던 배우 빌리(질리언 앤더슨)를 리부트작에 다시 캐스팅하기 위해 빌리가 작품 이후 종적을 감춘 ‘캠프 미아즈마’의 촬영지로 그녀를 만나러 간다. 하지만 고대하던 빌리와의 만남 이후 영화 속 허구와 현실은 처참하게 뭉개지고, 크리스의 영화 제작은 하나의 호러 서사로 변모한다. 〈미아즈마 캠프에서 생긴 일〉은 명백한 ‘영화에 관한 영화’다. 영화는 슬래셔 영화의 관습과 문법을 해체하면서 그 과정에서 동시에 여러 거장의 유산을 계승하고 있기도 하다. 현실과 환상이 분간되지 않는 불안과 독특한 미장센은 관객을 알 수 없는 심연으로 끌어들이는 데이비드 린치의 초현실주의적 정서를 환기한다. 매체를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한 정체성의 변화에 관한 주제 의식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를 계승하고 있다. 또 숀브런은 자신이 속한 이야기의 틀을 인식하고 그 속에서 실존적인 혼란을 겪는 크리스의 모습으로 찰리 카우프만의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제인 숀브런은 이 모든 복합적인 컨텍스트를 정교하게 결합함으로써 지적이고 파괴적인 걸작을 완성해 냈다.

〈미아즈마 캠프에서 생긴 일〉
〈미아즈마 캠프에서 생긴 일〉

〈옵세션〉, 커리 바커

〈옵세션〉
〈옵세션〉

유튜버 출신 영화감독 커리 바커의 〈옵세션〉은 스케치 코미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그의 유머 감각이 녹아든 블랙코미디 호러 영화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성 관계에 대한 불만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미국 Z세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75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4억 3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며 2026년 할리우드의 초 흥행작이 되었다. 전형적으로 소심한 남자인 베어(마이클 존스턴)는 잡화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소원 버드나무’를 통해 짝사랑을 끝낸다. 오랜 친구 니키(인디 나바레테)를 남몰래 좋아해 온 그는 니키가 자신을 사랑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다. 니키를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비롯한 그의 소원은 그녀의 사랑과 함께 파멸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감독은 베어의 소원에 의해 극단적으로 그에게 의존하고 집착하는 니키의 모습으로 자유 의지를 인정하고 서로 교감을 나누는 주체로서의 여성이 아닌, 대상으로서 여성을 인식하는 여성 혐오에 기반한 남성의 그릇된 욕망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끝내 잘못된 사랑으로 파멸을 불러오는 〈옵세션〉은 인터넷 밈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뒤틀린 황천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영화인

구로사와 기요시 신작 '흑뢰성'과 함께 2026 BIFAN을 빛낸 화제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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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10.

구로사와 기요시 신작 '흑뢰성'과 함께 2026 BIFAN을 빛낸 화제작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가 7월 2일부터 7월 12일까지 부천시청 일대에서 개최한다. 국내 유일의 판타스틱장르영화제로서 위상을 공고히 해 온 BIFAN은 올해도 장르적 유희와 과감한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한 구로사와 기요시의 신작 〈흑뢰성〉을 선보이며 영화 팬들을 기대케 했다. 기요시의 첫 시대극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흑뢰성〉과 함께 2026 BIFAN에서 만난 작품들을 소개한다. 〈흑뢰성〉, 구로사와 기요시일본 미스터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요네자와 호노부의 동명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흑뢰성〉은 호러와 미스터리 장르에 천착해 온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의 첫 시대극이다.

‘리얼리티 퀸’ 레이첼 라일리, BB28 기습 복귀하자마자 활화산 추락 ‘빛삭 탈락’ 충격… 진짜 세 번째 게스트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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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10.

‘리얼리티 퀸’ 레이첼 라일리, BB28 기습 복귀하자마자 활화산 추락 ‘빛삭 탈락’ 충격… 진짜 세 번째 게스트는 누구?

미국 리얼리티 쇼 역사상 가장 독보적인 캐릭터로 꼽히는 레이첼 라일리 가 '빅 브라더' 시즌28에 화려하게 복귀하자마자, 방송 시작 단 몇 분 만에 가짜 활화산에 빠져 ‘사망(?) 탈락’하는 역대급 막장 코미디 퇴장으로 안방극장을 뒤집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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