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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차려진 추석 극장밥상, 입맛 따라 먹어보자! '인턴'·'암살자(들)'·'타짜: 벨제붑의 노래' 호불호 포인트 리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덥다, 덥다 했는데 어느새 추석이다. 그리고 이때를 기다린 한국영화들이 대거 개봉한다. 기나긴 추석 연휴에 대중을 사로잡기 위해 각양각색의 영화가 극장가를 찾는다. 그중 가장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은 세 편의 영화를 씨네플레이 기자들이 미리 만나봤다. 세 편 모두 누군가에겐 그럴싸한 여운을 남길 만한, 누군가에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구석이 있는 세 편의 영화를 호불호의 영역에서 소개해본다. 아래 글이 극장을 찾을 관객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인턴〉

개봉 2026.09.16

〈인턴〉
〈인턴〉

김지연_혁신을 낭만으로만 포장하지 않는 판타지

“선배, 지금 엑싯(Exit, 스타트업이 지분을 매각하는 것) 하고 싶어서 그래?” 선우(한소희)가 ‘우투투’ 설립 파트너인 영환(김준한)에게 묻자 영환은 부정하지 않는다. 모든 스타트업의 꿈, 아니 대개의 스타트업의 꿈은 ‘엑싯’ 아니던가. 그러고 보면, 영환이 기호(최민식)를 우투투의 인턴으로 들인 것도 ‘세제 혜택’을 위해서였다. 원작 영화 〈인턴〉이 나온 2015년 즈음은 그야말로 ‘혁신’이 우수수 쏟아지던 때였고, 영화 역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인턴〉(2015)의 오피스 인테리어는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WeWork)를 떠오르게 하는데, 위워크는 2015년 기업가치를 100억 달러로 평가받았을 만큼 유니콘 스타트업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중이었다. 〈인턴〉(2015)에서 줄스(앤 해서웨이)는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업무 전화를 하고, 칭찬해야 할 직원이 있으면 사무실의 종을 울린다. 창의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촌각을 다투는 직장 생활이 낭만이자 미덕이며 곧 혁신으로 여겨지던 때, 벤(로버트 드니로)은 ‘세제 혜택’이라는 실리적인 이유가 아닌 ‘커뮤니티 프로그램’이라는, ESG 활동의 일환으로 ‘어바웃 더 핏’에 인턴으로 입사했다. 좋아보이는 것이 가장 좋던 시대, 위워크는 혁신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혁신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듯, 2023년 파산 신청을 했다. 여담으로, 위워크의 흥망성쇠를 다룬 시리즈 〈우린 폭망했다〉에는 앤 해서웨이가 출연·제작하기도 했다. 십여 년의 세월이 지나 리메이크된 한국영화 〈인턴〉(2026)은 ‘좋아 보이는 것이 곧 좋은 것’이라던 2015년의 나이브한 낭만 대신, 혁신 이후에 뒤따르는 실리적 책임과 계산을 현실적으로 녹여내려 한 시도가 돋보인다.

〈인턴〉
〈인턴〉

불호 주성철_원작에 없는 장점이 만들어진 대신 단점은 더 커졌다

낸시 마이어스가 직접 쓰고 연출한 오리지널 〈인턴〉(2015)에서, 줄스(앤 해서웨이)와 벤(최민식)이 한 침대 위에 있는 장면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함께 출장 간 호텔에서 화재 사고가 나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상황이긴 했지만, 일부러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장치였던 걸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한국영화 〈인턴〉에서는 호텔이 이자카야로 바뀌며 상황 자체가 달라졌다. 그처럼 선우(한소희)의 나이를 살짝 낮추면서 출산과 육아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된 상황은 장점이 됐지만, 그 이자카야에서 많은 관객을 흠칫 놀라게 만든 “정신 차려!” 장면에서 보는 것처럼, 기호(최민식)와의 관계가 아버지와 딸의 그것처럼 비추어지게 된 것은 단점이 아닐까 싶다. 장점이 부각되는 한편으로 오히려 선우가 더 의존적인 CEO처럼 보이게 됐다고 해야 하나. 원작에 없는 남성 빌런들을 만들며 ‘사이다’같은 재미도 생겼지만, 기호가 원작보다 더 좋은 어른이 되면서 잃은 것들이 좀 더 많은 것 같다. 더불어 리메이크하며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한 것도 아쉽다. 원작에서 줄스의 어머니에게 잘못 보낸 이메일을 읽지 못하게끔 벤과 젊은 직원들이 집으로 찾아가 007 작전을 벌이던 상황은 정말 재미도 의미도 없이 쓸데없는 장면이었는데, 한국영화 〈인턴〉에서는 음, 할 말 없다.

〈인턴〉
〈인턴〉

〈암살자(들)〉 포스터
〈암살자(들)〉 포스터

〈암살자(들)〉

개봉 2026.09.23

주성철_역사의 무게감을 상쇄하는 대중영화의 영리한 효능감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한다. 도대체 계산되지 않은 한 발은 누구의 것일까.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영부인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도 할 수 있는 충격적인 발상으로부터 출발하는 이 영화가, 사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국 정치의 주요한 지류를 추적하는 작업이라고 한다면 실로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우민호 감독의 영화 〈마약왕〉(2018)과 〈남산의 부장들〉(2020), 그리고 디즈니+ 시리즈인 〈메이드 인 코리아〉 2개의 시즌(2025-2026)에 더해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2023)에 이르기까지, 1980년대를 눈앞에 둔 한국의 1970년대를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암살자(들)〉은 1970년대 한국 사회의 그 야만적 현대화가 서로 다른 여러 ‘암살자(들)’에 의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이른바 ‘정치영화’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언제나 한국 멜로영화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기억돼온 허진호 감독은 〈보통의 가족〉(2024)과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2024)을 지나며 완전히 새로운 화법을 탑재한 것 같다. ‘왕사남’ 유해진과 ‘빠칭코’ 이민호 배우의 호환성도 좋고, 빗소리의 타자기 소리를 겹쳐놓으며 펼쳐지는 추격전은 여느 스릴러 장르의 그것처럼 빼어나다. 영화 〈1987〉(2017)을 능가하는 ‘초초초’ 멀티 캐스팅도 이야기가 지닌 무게감을 상쇄한다. 더불어 작품 속 동성일보에서 벌어진 일을 통해 완전히 바뀌어버린 지금의 언론 환경에 대한 비판도 유효적절하다.

〈암살자(들)〉
〈암살자(들)〉

불호 성찬얼_ 머리나 가슴이나 하나는 온도를 유지했어야 했다

보험 발언 아니고 진심으로, 〈암살자(들)〉은 이번 추석 대전에서 가장 빼어난 영화라고. 완성도만 따지면 감히 올해의 한국영화로 봐도 무방한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의 온도다. 1974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은 영화에서 여러 의혹을 던지면서 동시에 1970년대 현대사의 폭력적인 사회상을 조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자연스럽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가 끓게 하는 지점이 다수 존재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 끓는 점을 단번에 넘어선다. 물론 1970년대 사회 전반의 폭력성은 당연히 지양돼야 하는 야만성의 정수인 것은 분명하다. 그것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거기에 휘말린 이들이 겪는 파장을 거듭 반복함으로써 도리어 거부감을 유발한다. 영화 전체가 뜨거운 만큼 영화가 한걸음 물러났어도 충분히 관객에게 그 열기를 전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암살자(들)〉은 도리어 관객에게 한 발짝 다가오길 권한다. 필자에겐 그 지점이 영화가 관객에게 태도를 강조한다고 느꼈다. 때문에 초중반부의 훌륭함과는 별개로 후반부는 도통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이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1987〉이 어떤 식으로 관객을 그 열기로 유도했는지가 비교돼서 더욱 아쉬웠다. 영화가 꽤 훌륭했기에, 그리고 중반까지는 정말 재밌게 보고 있었기에 〈암살자(들)〉의 거리 조절 실패가 더 크게 느껴졌다.

〈암살자(들)〉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포스터
〈타짜: 벨제붑의 노래〉 포스터

〈타짜: 벨제붑의 노래〉

개봉 2026.09.23

성찬얼_‘타짜’라는 브랜드가 보여줄 수 있는 치졸함(p)

좋은 의미로, 〈타짜〉 시리즈는 저열해야 한다. 1편이 워낙 멋스럽게 나온 덕에 ‘꾼’들이 쿨하게 묘사되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돈과 도박에 죽고 사는 천박한 성질의 인간들이다. 그런 점에서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시리즈의 뚝심을 우직하게 밀고 간다. 호감형은 결코 아닌 두 주인공을 비롯해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탐욕적이다. 큰돈을 쥐어도 더 큰돈을 원하고 돈이 아니면 타인을 해하고만 마는 욕망을 갈망한다. 그런 인물들이 화려하게 산다고 한들, 우리가 동경하는 모습은 되지 않는다. 성공을 거둔 이 중 누구에게도 동경의 마음이 들지 않으니, 어쩌면 그 어떤 영화보다도 ‘도박에 빠진 천박한 인물’의 초상을 정확하게 그려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1편만큼 훌륭하다고는 생각하진 않으나 적어도 요즘처럼 모든 것에 ‘해도 되나?’ 자문하게 되는 현실에서 이 정도로 시리즈의 미덕을 끝까지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합격점을 줘도 충분할 듯하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타짜: 벨제붑의 노래〉

불호 김지연_“나 너 때문에 고생 깨나 했지만 사실 너 없으면 내 인생 공허했다”여야만 했던 관계

‘애(愛)’와 ‘증(憎)’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하던가. 부제가 말해주듯, 〈타짜: 벨제붑의 노래〉(이하 〈타짜4〉)는 루시퍼와 벨제붑, 즉 두 주인공의 대립이 극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루시퍼(장태영)와 벨제붑(박태영)의 충돌은 다소 싱겁게 흘러간다. 폭력의 수위는 높고, 복수극의 외피는 화려할지언정, 결국 ‘장태’와 ‘박태’가 가진 근원적인 감정의 밀도가 약하다 보니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는 탓이다. 박태영을 연기한 배우 노재원이 “‘박태’는 ‘장태’를 사랑한다”고 말했듯, 박태의 모든 동기는 장태영(변요한)으로부터 출발한다. 그가 포커에 뛰어든 것도, 카지노 사업의 성공에 모든 것을 건 것도, 심지어는 장태의 누나 태희(임세미)를 소유하고 싶어 한 것까지도 장태를 향한 사랑이 굴절되어 나타난 것이리라. 그래서 둘의 관계는 우정이나 질투, 욕망이나 열등감 등의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끈적하고도 질척한 관계로 비춰졌어야만 했다. 물론 노재원이 연기한 박태의 눈빛과 태도의 변화 등으로 미루어 보며 인물의 감정을 짐작할 수 있긴 하나, 영화는 그 둘의 관계성이 아닌 다른 서사에 힘을 준 탓에, 외려 가장 중요한 감정선은 희석되었다. 〈타짜4〉는 1편의 스승과 제자의 관계 오마주를 위한 곽동욱(조우진)과 장태영의 시퀀스를 보여주는 데에 힘을 쏟고, 가네코(미요시 아야카), 사사키(이하라 츠요시), 타오(홍 다오) 등의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키며 시선을 분산한다. 그 덕에 박태의 행동은 그저 그가 ‘빌런’이라서 한 것으로 평면적으로 축소된다. 정작 ‘박태’와 ‘장태’ 두 사람이 맞대결을 펼치며 서로를 향한 애와 증을 마음껏 분출할 수 있는 공간은 후반부의 밀실형 링인데, 그마저도 감정의 심연을 내보이는 무대가 아닌 심리 게임의 장으로만 기능해버린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타짜: 벨제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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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잘 차려진 추석 극장밥상, 입맛 따라 먹어보자! '인턴'·'암살자(들)'·'타짜: 벨제붑의 노래' 호불호 포인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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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23.

잘 차려진 추석 극장밥상, 입맛 따라 먹어보자! '인턴'·'암살자(들)'·'타짜: 벨제붑의 노래' 호불호 포인트 리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덥다, 덥다 했는데 어느새 추석이다. 그리고 이때를 기다린 한국영화들이 대거 개봉한다. 기나긴 추석 연휴에 대중을 사로잡기 위해 각양각색의 영화가 극장가를 찾는다. 그중 가장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은 세 편의 영화를 씨네플레이 기자들이 미리 만나봤다. 세 편 모두 누군가에겐 그럴싸한 여운을 남길 만한, 누군가에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구석이 있는 세 편의 영화를 호불호의 영역에서 소개해본다. 아래 글이 극장을 찾을 관객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인턴〉 개봉 2026. 09. 16 호 김지연_혁신을 낭만으로만 포장하지 않는 판타지 “선배, 지금 엑싯(Exit, 스타트업이 지분을 매각하는 것) 하고 싶어서 그래.

저스틴 민 첫 한국영화 주연작 '흐르는 여정' 10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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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23.

저스틴 민 첫 한국영화 주연작 '흐르는 여정' 10월 28일 개봉

영화 〈흐르는 여정〉(Journey There, 감독 김진유)이 오는 10월 28일 극장 개봉을 확정 짓고 캐릭터 포스터 2종과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흐르는 여정〉은 〈나는보리〉를 연출한 김진유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흐르는 여정〉은 남편을 떠나보내고 자신만의 여행을 준비하던 '춘희' 가 새로 이사 간 아파트에서 지휘자 '민준' 등 예상치 못한 인연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따뜻한 일상을 그린다. 공개된 캐릭터 포스터에는 각 인물의 여정이 담겨 눈길을 끈다. 자신만의 여행을 준비하는 춘희 포스터는 따뜻한 미소와 함께 남편이 남긴 그랜드피아노가 어우러져 있다. 유명 지휘자인 민준의 포스터는 오케스트라 지휘에 열중한 모습과 공항 풍경이 함께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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