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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영어 안 해도 된다"... '포스트 오징어 게임', 할리우드로 향하는 K-배우들

AP통신 "이병헌·박해수 아니어도 기회는 있다"... 무명 배우들의 '할리우드 러시' 조명 "동아시아인(Asian) 아닌 '한국인(Korean)' 원해"... '괴짜 너드' 스테레오타입 거부 국내 제작 편수 급감·나이 제한 등 '탈(脫)한국' 가속화... 인스타 오디션도 활발

'오징어 게임3'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3'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이 쏘아 올린 공이 할리우드의 캐스팅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톱스타뿐만 아니라 이름이 덜 알려진 한국 배우들도 '아메리칸 드림'을 꾸며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한국시간) AP통신은 지난 18일 발행한 기획 기사를 통해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성공 이후 더 많은 한국 배우가 할리우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며 변화된 현지 분위기를 집중 조명했다.

◆ "그냥 아시아인 말고, '진짜 한국인'을 달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요의 디테일이다. 과거 할리우드가 뭉뚱그려진 '동아시아인' 역할을 찾았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한국인 캐릭터'를 원한다는 것이다. LA 기반 에이전시 '업스테이지 엔터테인먼트'의 공동 창업자 앨리슨 덤벨은 "기존 서구 작품의 일반적인 동아시아 역할보다 구체적인 한국인 캐릭터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밝혔다.

물론 고정관념과의 싸움은 여전하다. 덤벨은 "가장 짜증 나는 건 전형적인 '괴짜 기술 프로그래머(Tech programmer)' 역할"이라며 "한국 배우들이 훨씬 다채로운 연기력을 지녔다는 걸 알기에, 그런 뻔한 역할에는 아예 추천하지 않을 때도 있다"고 전했다.

◆ "R 발음 굴리기보다 한국적 정서가 무기"

배우들의 마인드셋도 달라졌다. '오징어 게임' 시즌 2와 3에서 가면 쓴 병정 역으로 활약한 배우 신주환(활동명 줄리언 신)은 AP와의 인터뷰에서 "한때는 R 발음을 굴리며 미국인처럼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본연의 모습 그대로, 한국인이라면 한국인답게 있어도 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언어의 장벽보다 '진정성(Authenticity)'과 '고유성'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현재의 트렌드를 방증한다.

영화 '미나리',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에 참여한 한국계 캐스팅 디렉터 줄리아 김은 "최근엔 소셜미디어, 특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 오디션을 공지하고 배우를 찾는다"며 접근성이 낮아진 오디션 환경을 설명했다.

◆ 좁아진 국내 입지, 밖으로 눈 돌리다

AP는 이러한 '할리우드 러시'의 배경으로 한국 내의 열악해진 제작 환경도 꼽았다. 최근 한국 드라마/영화 제작 편수가 급감하여 출연 기회가 줄어든 데다, 엄격한 나이 제한 등으로 설 자리를 잃은 배우들이 새로운 돌파구로 해외 시장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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