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이 전 세계 흥행 3위! 정말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어요.” 'F1: 더 무비' 조셉 코신스키 감독 (1)

속편에 대한 기대가 높은 지금 먼저 Apple TV 공개에 맞춰 LA에 있는 조셉 코신스키 감독을 줌으로 연결해 인터뷰했다.

〈F1: 더 무비〉
〈F1: 더 무비〉

나는 F1을 즐겨보는 팬이 아니다. 그런데 거대한 스크린에서 스포츠카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F1 : 더 무비〉의 장면을 보면서, “이건 마치 브래드 피트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것 처럼 짜릿한대.” 싶은 기분을 느꼈다. 적어도 영화를 보는 러닝타임 동안 나는 꼴찌인 APXGP 팀을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관중석의 팬이 되어 있었다. 155분 이라는 만만치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경험은 오랜 만이었다. 스릴 있고 통쾌하고 짜릿했다. 마치 실제같아 보이는 촬영이 주는 쾌감은, 요즘 말로 ‘도파민 터지는’ 체험이었다.

이게 영화지! 영화가 구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사실감을 선사하는 블록버스터와의 만남. 아마 〈F1 : 더 무비〉를 본 521만 관객 중 상당수가 나와 비슷한 만족감을 느꼈을 거다. 왕년의 스타였지만 F1 우승은 한번도 해보지 못하고 한순간에 추락한 드라이버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 영화는 그가 최하위팀에 합류 해 팀을 승리로 이끌기 까지의 과정을 따라간다. 지극히 예상가능한 ‘언더독’ 서사로 친숙함을, 소니와 신예 천재 드라이버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와 겪는 갈등을 더해 긴장감을 더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변주의 스토리다.

〈F1: 더 무비〉
〈F1: 더 무비〉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조셉 코신스키는 마치 자신의 전작 〈탑건: 매버릭〉(2022)으로 입증한 ‘체험형 블록버스터’를 이제 하늘이 아닌 땅에서 구현해 낸다. 이 영화를 처음 만든다고 했을 때 ‘자동차 경주 영화는 성공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했다고 한다. 〈탑건: 매버릭〉에서 이미 시도한 방식이 모두 손쉽게 적용될 수도 없었다. 일단 전투기가 버틸 수 있는 카메라의 무게를 포뮬러 1은 감당할 수 없었고, 이 영화에 맞는는 카메라 개발부터 시작해야 했다. 아이디어 착상 부터 제작까지 4년, 블록버스터의 귀재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자로, 또 실제 F1 선수들도 가세해 규모와 사실감 모두를 갖춰 나갔다. 이 모든 ‘새로운’ 기술의 시도는 동시에, 디지털 기술을 빌리지 않은 실제의 촬영, 그러니까 ‘진짜(authentic)’의 것만을 촬영하던 ‘과거’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디지털과 AI의 놀라울 만큼 빠른 발전의 한 가운데서, 〈F1 : 더 무비〉는 트렌드를 역행 해, 우리가 영화를 통해 보았던 것이 무엇인 지 새삼 상기 시켜준다. 그렇게 이 영화는 이 시대를 대표 할 블록버스터가 되었다. 흥미롭게도 한국 개봉 제목에는 〈F1〉에 더해 부제로로 ‘더 무비’가 따라 온다. ‘시네마적인 체험’에 목 말랐던 한국 관객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한국은 북미, 중국에 이어 흥행 성적 3위로 관객들은 지금 우리가 보고 싶은 영화가 무엇인 지 스코어로 확실히 표현했다.

〈F1: 더 무비〉
〈F1: 더 무비〉

속편에 대한 기대가 높은 지금 먼저 Apple TV 공개에 맞춰 LA에 있는 조셉 코신스키 감독을 줌으로 연결해 인터뷰 했다. “한국 관객의 호응이 이 정도일 지 예상 밖이 었다”는 감독에게 관객과 호응할 수 있는 지금 시대의 블록버스터 만들기에 대한 방향을 들어 보았다. 〈F1: 더 무비〉는 Apple TV 에서 12월 12일부터 감상할 수 있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
조셉 코신스키 감독

각 도시와 각 트랙이 모두 고유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데요. 시간적 제약도 많고, 실제 레이스 운영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는 압박도 큰 작업이었는데요. 그럼에도 트랙 하나하나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리적 제약이 컸을 텐데, 어떤 도전이었나요.

네, 사실 그 점이 바로 F1이라는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F1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스포츠이고, 각 트랙마다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오프닝 세리머니부터 음악, 주변 환경까지 전부 다릅니다. 그래서 그 차이를 최대한 담아내고 싶었어요. 실제로 모든 트랙을 직접 방문했고, F1 일정에 맞춰 전 세계를 이동하며 촬영했습니다. 영화에는 총 아홉 개의 트랙이 등장하는데, 각 트랙마다 날씨도 다르고, 그로 인한 도전 과제도 모두 달랐어요. 그중에서도 라스베이거스는 가장 어려운 촬영지였죠. 이 글로벌한 성격이야말로 F1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음악에서도 그 점을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사운드트랙을 구성했어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 어디냐”인데, 스파는 벨기에 숲속에 있어서 정말 아름답고, 베이거스는 촬영이 극도로 어려웠고, 시즌 마지막을 장식하는 아부다비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장소였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고, 시즌의 끝을 장식하기에 완벽한 트랙이었어요.

멕시코 시티의 경기장 함성이 고스란히 전해 진 것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작년에 F1 멕시코 그랑프리를 직접 경험했는데, 그때 느낀 축제 같은 분위기와 관중들의 에너지는 지금까지 본 어떤 F1 경기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관중들이 “에이펙스!”를 외치는 함성을 직접 들었는데,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영화에 담을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F1: 더 무비〉

〈트론: 새로운 시작〉(2010) 〈탑건: 매버릭〉(2022) 으로 협업해 온 촬영감독 클라우디오 미란다와 다시 작업하셨는데요. 이번 작업이 두 분의 오랜 협업에서 온 고민과 성취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클라우디오는 무엇보다도 뛰어난 예술가입니다. 동시에 놀라운 기술자이자, 일종의 ‘미친 과학자’ 같은 사람이죠. F1을 촬영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우리가 필요로 한 카메라 시스템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클라우디오는 소니와 애플과 협력해 그 시스템을 처음부터 새로 개발했어요. 거의 1년에 가까운 연구 끝에 완성됐죠.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했지만, 그 덕분에 F1의 속도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좌우로 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현했는데, 이건 〈탑건: 매버릭〉 때도 하고 싶었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었어요. 이번 영화에서 마침내 가능해졌고, 앞으로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실제 F1 스타 선수인 루이스 해밀턴이 제작과 연기로 참여해 화제가 됐었는데요. 영화의 리얼리티를 더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루이스 해밀턴이 에이펙스 두 드라이버와 경쟁하고, 마지막 랩에서 조슈아 피어스와 충돌하는데요. 루이스 해밀턴에게 이 장면이 ‘써니가 우승하기 위한 희생’이라는 걸 설명했을 때, 그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네, 말씀하신대로 루이스는 이 영화의 공동 프로듀서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이야기의 마지막 관문, 그러니까 최종 보스로 등장해서 조슈아와 “맞붙어 달라”고 말했을 때, 루이스가 딱 한 가지 조건을 얘기했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드라이빙 인시던트’(Drivnig Incident, F1 등 모터스포츠에서 경합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고. 과실 비율이나 책임소재를 명확히 따지지 않는다)여야 한다.” 그는 조슈아를 고의로 밀어내고 싶지도 않았고, 자신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그림도 원하지 않았어요. 실제로 장면을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이 아주 가까이에서 경쟁하다가 접촉 사고가 나고, 결국 둘 다 쓰러집니다. 루이스는 영화이기 때문에 기꺼이 참여했지만, 실제 레이싱 드라이버로서는 절대 원하지 않을 상황이라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었죠. 그래서 이건 픽션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고, 그가 그 점을 이해하고 정말 관대하게 참여해 줬습니다.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점은, 조슈아 피어스가 자신의 영웅과 맞붙는 순간이라는 설정이었어요. 이야기적으로도 아주 잘 어울리는 장면이었죠.

조셉 코신스키 감독과의 인터뷰는 두 번째 글로 이어집니다.


씨네플레이 이화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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