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셉 코신스키 감독과의 첫 번째 인터뷰 기사로부터 이어집니다.
촬영을 위해 F2 차량 6대를 구매했다고 들었습니다. 촬영이 끝난 후 그 차량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지금은 전 세계를 돌며 홍보 투어 중입니다. 몇 주 전에는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서 두 대를 봤고, 카지노 안에도 한 대가 전시돼 있었어요. 아부다비에도 한두 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 대쯤은 제 차고로 들어오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긴 합니다. (웃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사실 저는 F1 팬은 아니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브래드 피트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웃음) 그만큼 경기 장면이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이 영화에 한국 관객들이 열광한 이유도 이런 매력에서 오는데요. 요즘은 CGI나 AI로 거의 모든 걸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관객들이 더 ‘진짜 경험’을 갈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대규모 영화 제작,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이런 ‘현실적인 체험’이 앞으로 얼마나 더 중요해질 거라고 보시는지요. 그런 점에서 영화 만들기가 더 큰 도전을 필요로 한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실제 촬영이 주는 감각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어요. 관객은 본능적으로, 배로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실제로 찍은 장면인지, 컴퓨터나 AI로 만들어낸 이미지인지 말이죠. 제 첫 영화인 〈트론: 새로운 시작〉(2010)만 봐도, 디지털 세계를 배경으로 했지만 상당 부분을 실제 세트와 실제 수트로 촬영했습니다. 〈오블리비언〉(2013)은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했고, 〈탑건: 매버릭〉(2022)에서는 실제 F-18 전투기에 배우들을 태웠죠. 저는 항상 ‘진짜로 찍은 영화’가 가장 강력하다고 믿어왔고, 〈F1: 더 무비〉(2025)에서는 그걸 더 극단적으로 밀어붙였습니다. 그렇게 만든 이 영화가 전 세계에서 이렇게 환영받았다는 것도 놀라웠고, 특히 한국이 전 세계 흥행 3위 시장이었다는 점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어요. 아직 한국에는 F1 레이스조차 없는데 말이죠. 저는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만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CGI와 AI는 훌륭한 도구지만, 출발점은 언제나 실제 촬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관객은 그 차이를 느끼고, 감정적으로 더 깊이 반응합니다. 그게 결국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입니다.

〈F1: 더 무비〉
감독님의 영화에는 기술적 한계를 밀어붙이면서도, 캐릭터와 감정선은 절대 희생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느껴지는데요. 〈F1〉 같은 작품에서 관객이 기대하는 스릴과, 캐릭터 중심의 서사를 어떻게 균형 있게 유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건 각본에서 시작합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제리 브룩하이머가 늘 하는 말이 있어요. “페이지에 없으면, 화면에도 없다.” 이야기는 글로 읽었을 때 이미 작동해야 합니다. 제가 각본을 처음 읽으면서 끝까지 멈추지 않고 읽게 된다면, 그건 아주 좋은 출발점이죠. 감정, 캐릭터, 여정이 페이지 위에 분명히 존재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극장으로 관객을 끌어낼 만한 스케일과 스펙터클이에요. 요즘은 집에서도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극장에 갈 이유가 분명해야 합니다. 저와 스태프들은 늘 “관객이 아직 본 적 없는 것을 보여주자”는 목표로 작업합니다. 결국 강력한 이야기와, 큰 스크린을 요구하는 세계관. 이 두 가지가 만날 때 비로소 특별한 영화가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통해 브래드 피트의 스타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꼈습니다. 톰 크루즈, 크리스 햄스워스 등 다양한 배우들과 작업해 오셨는데요. 다른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브래드 피트만의 독특한 점은 무엇이었나요.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느낀 소회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브래드는 오래전부터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배우입니다. 몇 번 기회가 있었지만, 완성까지 간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그가 정말 인상적인 이유는, 요즘 보기 드문 ‘올드스쿨 무비 스타’라는 점입니다. 그는 이야기 속에서 스스로 크게 변하는 인물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 했어요. 1970년대 폴 뉴먼이나 로버트 레드포드가 떠오르는 타입이죠. 제가 사랑하는 영화들의 전통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브래드는 뛰어난 배우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프로듀서이기도 합니다. 제작 전반을 이해하고 있고, 캐릭터에 대한 직관도 탁월해요. 써니라는 인물에 그 개인적으로도 깊이 공감했고, 그게 연기에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촬영 마지막 날, 차에서 내려야 했을 때 정말 아쉬워했어요. 아직도 운전을 그리워하고 있고, 만약 자신이 참여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다시 운전석에 앉고 싶어 할 겁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영화상 수상이 흔치 않아 졌는데요. 이 영화는 그래미 3개 부문, 골든글로브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것이 고무적입니다. 블록버스터가 상업적으로 또 비평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수상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어떤 의미와 기대가 있나요.
상을 목표로 영화를 만들지는 않아요. 그래서 기대도 하지 않아요. 제 영화에 대한 제 감정은 완성되는 순간 이미 확정됩니다. 흥행이나 수상 여부에 따라 바뀌지는 않아요. 저에게 중요한 건 이 작품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그걸 스스로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쏟아부은 노력이 수상으로 인정받는 건 분명히 기쁜 일입니다. 특히 음악 쪽에서 한스 짐머와 참여 아티스트들이 주목받는 건 정말 자랑스럽고요. 이 자리를 빌어 말한다면 〈탑건: 매버릭〉에서 함께 작업했던 사운드 믹싱 팀과 함께 했고 그 팀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는데요. 정말 기억에 남는 테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했는데, 한스 짐머야 말로 최고예요. 그리고 영화 개봉 당일에 17곡이 수록된 앨범이 나올 정도로 훌륭한 사운드트랙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죠. 전 세계 스포츠를 아우르는 글로벌한 사운드트랙을 만들고 싶었기에 전 세계 아티스트들과 함께 했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속편을 원하는데요. 앞으로 감독님의 커리어를 이끌어갈 기준이나 동력은 무엇인가요?
아주 단순합니다. 제가 진짜로 흥미를 느끼는 이야기인지 아닌지예요.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는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매일 아침 일어나서 12시간, 14시간, 때로는 16시간씩 일해도 계속 붙잡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니면 안 됩니다. 대부분 제가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일 때 더 끌려요. 그런 의미에서 〈F1: 더 무비〉 작업도 마찬가지였고요. 개인적인 호기심과 열정, 그게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씨네플레이 이화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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