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4년 4월, 전 세계 록 팬들을 비통에 잠기게 했던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의 죽음이 32년 만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공식 사인은 '산탄총 자살'이었으나, 현대 법의학 기술로 재분석한 결과 '타살'을 가리키는 강력한 정황들이 포착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한국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법의학 전문가 브라이언 버넷과 독립 연구원 미셸 윌킨스로 구성된 민간 조사팀은 코베인의 부검 기록과 현장 증거를 전면 재검토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들은 코베인이 스스로 방아쇠를 당긴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뒤 자살로 위장되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 "방아쇠 당길 수 없는 상태였다"
조사팀이 제시한 핵심 증거는 코베인의 뇌와 간에서 발견된 괴사(Necrosis) 현상이다. 윌킨스는 "부검 결과 확인된 장기 괴사는 산탄총에 의한 즉사보다는, 치사량의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인해 서서히 사망에 이를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징후"라고 설명했다. 즉, 코베인은 총을 맞기 전 이미 약물 과다복용으로 의식 불명 상태였거나 사망에 가까운 상태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 너무나 깨끗했던 총과 손
현장의 모순점도 지적됐다. 윌킨스는 "산탄총 자살 현장은 통상적으로 매우 참혹하지만, 코베인의 현장은 비정상적으로 깨끗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총신을 잡고 있던 코베인의 왼손에 혈흔이 거의 없었던 점을 들어 "누군가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총을 쥐여주고 자살을 연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현장에 남겨진 유서의 진위 논란도 재점화됐다. 필적 감정 결과 유서의 마지막 4줄이 본문의 필체보다 크고 흐트러져 있어, 제3자가 덧붙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조사팀은 "누군가 코베인에게 강제로 헤로인을 투여해 무력화시킨 뒤, 머리에 총을 쏘고 유서를 조작했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가설을 내놓았다.

◆ 요지부동인 경찰
그러나 수사 당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시애틀 경찰은 "담당 형사들은 그가 자살로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으며, 이것이 현재까지 유지되는 공식 입장"이라며 재수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킹 카운티 검시관실 역시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면 검토하겠지만, 현재의 주장들은 1994년의 사망 판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서서히 소멸하는 것보다 한순간에 타오르는 것이 낫다"는 유서를 남기고 떠난 '27세 클럽'의 상징, 커트 코베인. 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강산이 세 번 변한 2026년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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