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백만 명의 어머니들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며 현대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의 지형을 바꾼 천재 블로거이자 디지털 플랫폼 ‘스케어리 마미(Scary Mommy)’의 창립자 질 스모클러(Jill Smokler)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 2년간의 치열했던 뇌종양 사투… 48세의 나이로 영면
22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세 자녀의 어머니이자 작가인 질 스모클러가 이날 오전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 투병 끝에 향년 48세의 젊은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유족과 측근들에 따르면 고인의 투병은 지난 2024년 4월, 갑작스러운 발작(Seizure)을 일으키며 시작됐다. 당시 긴급 이송된 병원에서 뇌종양 진단을 받은 그녀는 종양 제거 수술과 방사선, 화학 치료를 연이어 받으며 힘겨운 사투를 벌여왔다. 그녀는 투병 중에도 특유의 위트와 솔직함으로 “교모세포종은 내 인생 계획에 없었지만, 시한부 선고 덕분에 주변의 사랑을 더 깊이 느끼게 됐다”며 덤덤하게 근황을 전해 수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독일의 임상시험 치료까지 참여하며 삶의 의지를 불태웠으나,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 “오늘부터 시작이다”… ‘Scary Mommy’가 바꾼 육아의 패러다임
질 스모클러는 지난 2008년 3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자, 시작해보자. 첫 번째 날(Here goes. Day One)”이라는 짤막한 글과 함께 개인 블로그 ‘스케어리 마미’를 개설했다. 당시 둘째 아들이 세상의 모든 것 앞에 ‘무서운(Scary)’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데서 착안한 이름이었다.
당시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은 온통 잘 정돈되고 행복해만 보이는 ‘완벽한 가족’의 사진들로 가득했다. 스모클러는 이러한 위선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그녀는 육아가 얼마나 지치고, 짜증 나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은 ‘잔혹한 현실’인지를 특유의 거침없는 독설과 자학적인 유머로 가감 없이 써 내려갔다.
어디에도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죄책감을 느끼던 전 세계 엄마들은 그녀의 글에 폭발적으로 열광했다. 익명으로 자신의 육아 고민과 부끄러운 고백을 털어놓는 ‘고백소(Confessional)’ 코너는 그야말로 대히트를 쳤다. 단순한 개인 블로그였던 스케어리 마미는 한 달 평균 1,000만 명이 방문하는 글로벌 초대형 여성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2015년 대형 미디어 그룹(현재 버슬 디지털 그룹 산하)에 성공적으로 인수되며 ‘엄마 블로거’의 신화를 썼다.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고독한 엄마들의 영원한 구원자
블로그의 엄청난 성공에 힘입어 그녀가 발간한 에세이 ‘어느 무서운 엄마의 고백(Confessions of a Scary Mommy)’은 단숨에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녀는 ‘굿모닝 아메리카’, ‘투데이 쇼’ 등 미국 최고 권위의 방송에 단골 게스트로 출연하며 미국 전역에 ‘솔직한 육아’ 신드롬을 주도했다. 또한 매년 추수감사절마다 소외계층 가정을 위해 수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아 따뜻한 만찬을 선물하는 등 선한 영향력 확산에도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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